나를 따르라

W

차가운 겨울 기운이 아직은 완연하지만, 늘 한 걸음 먼저 새로운 계절을 알리는 신제품들은 이미
봄맞이 채비를 마쳤다. 지난 한 달간 이어진 뷰티 브랜드들의 활기찬 론칭 이벤트가 바로 그 증거.
이번 시즌에는 과연 어떤 제품이 주목받을지, 그 화려한 신고식 현장을 직접 다녀왔다

01_ 오늘, 너, 로맨틱

여자들이 화장품을 선택할 때는 눈에 보이는 제품뿐만 아니라 그 브랜드가 주는 분위기도 소유하고 싶어 한다는 건 자명한 사실! 그런 의미에서 라비다가 뮤즈로 카라를 선택할 건 칭찬한 만한 일이었다. 라비다(Lavida)가 새로 전개하는 셀광 메이크업 제품도 소개하고, 새롭게 바뀐 모델도 선보이는 자리로 마련된 행사장에서 실제로 카라 멤버들을 ‘영접’하고 나니 제아무리 화려한 메이크업 시연을 보아도 기억에 남는 건 오직 그녀들의 피부와 얼굴과 핫한 보디뿐! 이런 게 말로만 듣던 ‘걸그룹 효과’인가 보다.

EDITOR’S COMMENT
신제품 가운데 추천하는 건 일명 ‘구하라 립스틱’이라 이름 붙은 루미너스 솔루션 쉬머리프트 립스틱 01 드레스핑크 컬러. 튀지 않는 차분한 핑크색으로 데일리용으로 제격이다.

02 _ 이분 최소 착하신 분

명실상부 키엘(Kiehl’s)의 얼굴, 울트라 훼이셜 크림으로 전개하는 사회 공헌 활동 ‘울트라 러브 채러티’를 알리고, 이를 기념해 출시되는 2015년 버전 리미티드 에디션을 선보이기 위해 마련된 자리. 뉴욕의 조제 약국에서 출발한 브랜드답게 이날 행사를 위해 코엑스몰의 키엘 부티크 앞에 무려 4m 높이의 자유의 여신상을 설치하기도 했다. 이런 스케일은 키엘이 아니라면 불가능할 터. 여기서 끝이 아니다.

‘키엘 프렌즈’라는 이름 아래 키엘의 자선 화보를 위해 팔을 걷어붙인 셀레브리티는 무려 30명!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안정환과 배우 김호진 김지호 커플, 박찬민 아나운서는 아예 자녀까지 대동해 키엘의 선행에 함께했다. 안리환(안정환 선수의 아들), 김효우(김호진&김지호 커플의 딸), 박민하(박찬민 아나운서의 딸) 등 ‘국민 조카’ 3인이 그렸다는 리미티드 에디션의 귀여운 일러스트는 제품의 소장 욕구를 무한 상승시키는 데 일조했다. 이쯤이면 방송인이 아닌 예술인 쪽으로 진로 변경을 고민해봐도 좋을 정도!

EDITOR’S COMMENT
이 많은 사람들의 착한 마음이 다 어디로 가느냐고?

2015년 수분 크림 한정판의 판매 수익금 중 일부는 비영리 공익 법인인 ‘푸르메 재단’을 통해 어린이 재활 병원 건립을 위한 기금 마련에 쓰일 예정. 화장품도 사고 기부도 하니 이런 보람찬 일이 또 어딨나.

03 _ 봄이쟈나 예쁘쟈나

마음만은 어느새 봄이었다. 나스(Nars)의 스프링 컬러 캠페인과 신개념의 파운데이션, ‘올 데이 루미너스 웨이트리스’에 대한 프레스들의 관심은 물 좋은 클럽도 아니면서 행사장 내부를 열기로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행사의 메인 이벤트는 일본에서 막 날아온 글로벌 메이크업 아티스트 사다 이토의 메이크업 시연이었다. 그는 단 한 방울의 올 데이 루미너스 이트리스 파운데이션을 사용, 스킨 메이크업 아이템이 달라지면 숨어 있던 윤곽을 드러낼 수 있다는 의미의 ‘윤곽 메이크업’을 실시간으로 선보였다.

EDITOR’S COMMENT
무려 1960년생이라는 틸다 스윈턴은 환갑을 목전에 둔 나이에 나스의 뮤즈가 되어 뭇 여성을 좌절감에 빠지게 만들고야 말았다. 어쨌거나 그녀가 등장한 2015년 스프링 캠페인 사진을 보고 있으면 쇼핑 욕구가 마구 샘솟으니, 이쯤이면 작전 성공인 셈.

04 _ 세포와 세포의 연결고리

청담동 플래그십 스토어 ‘The House Of Re:NK’에서 진행된 이번 행사의 핫 이슈는 뭐니 뭐니 해도 ‘그녀의 등장’이었다. 행사 중반쯤 리엔케이(Re:NK)의 얼굴, 고현정이 모습을 드러냈고, 어지간한 셀렙에는 눈길조차 안 주는 프레스들마저 웅성거렸으니까. 그러고 보면 그녀는 신비주의 콘셉트를 유지하면서도 유독 리엔케이에는 관대했다. 행사장을 직접 찾은 것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더 놀라운 건, 리엔케이 연구원과 함께 나눈 대담의 질이었다. 그녀는 예의 그 동그란 눈을 더 동그랗게 뜨며 신제품에 대한 의문점을 속 시원하게 물었고, 그동안 리엔케이 제품을 쓰면서 느꼈던 장단점과 특이점을 낱낱이 밝혔다. 그건, 정말 써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종의 ‘간증’ 같은 거였는데, ‘피부가 정말 좋아진다’는 식의 그 어떤 광고 카피보다 설득력 있게 들렸음은 물론이다.

EDITOR’S COMMENT
리엔케이는 진화를 거듭하면서도 기본은 지키는 브랜드다. 이날 행사에서도 셀 투 셀 에센스와 크림을 함께 썼을 때의 시너지 효과를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증명한 임상 결과를 공개했는데, 무려 업계 최초의 일이다. 그간 심증만 있었을 뿐 이렇게 임상적으로 밝힌 경우는 어디에도 없었다고.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이 정도면 리엔케이 제품에도 무한 신뢰가 간다.

05 _ 자급자족 루트테라피

오랜만에 새로운 브랜드의 탄생을 알리는 초대장이 날아왔다. 좀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은 경기를 반영하듯 몸을 사리기만 하던 뷰티 시장의 정적을 깬 희소식이었다. 반가움 마음에 달려갔는데, 보고 나니 더 마음에 들었다. LG생활건강연구소와 해외 유수의 기관들이 협업해 탄생시킨 ‘루트테라피’ 뷰티 브랜드, 더레미디(The Remady). 루트테라피라는 말이 다소 생소하겠지만, 말 그대로 식물의 뿌리를 주원료로 한다는 의미. 이 분야 전문가인 스위스 미벨 연구소, 프랑스 PAT 연구소로부터 그 노하우를 전수받아 자연 상태의 뿌리 성분이 가지고 있는 생명 에너지를 일체의 변형 없이 그대로 담았다. 미네랄 오일, 합성 색소, 파라벤, 페녹시에탄올 등을 넣지 않은 순한 처방도 매력적. 새로운 자연주의 화장품을 찾고 있었다면 정답이 될 것이다.

EDITOR’S COMMENT
막 움튼 더레미디는 물만 줘도 잘 자라는 야생초 같다. 그래서 위만 보고 전력 성장 중이다. 알뿌리의 수분 보유력을 그대로 담았다는 뿌리 60 크림, 연꽃 뿌리를 담은 로터스 루트 토너, 비트를 넣은 항산화 마스크 등등. 무엇을 선택하든 하나같이 독특하고, 특별하다.

06 _ 아티스트의 취향 저격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이례적이며, 디자인은 심플하지만 비범하다. 에스쁘아(Espoir)에서 새로 공개한 전혀 새로운 포뮬러의 립 제품 ‘꾸뛰르 터치 립 플루이드’ 얘기다. 무게감 제로의 가벼운 텍스처는 한 번의 터치로도 입술에 ‘착!’하고 안착되는데, 틴트처럼 스며드는 것도 립글로스처럼 동동 뜨는 것도 아닌 마무리감이 무척 독특하다. 웜톤/쿨톤 할 것 없이 어울릴 법한 10가지 컬러는 골라 먹는 재미가 있는 아이스크림도 아니면서 메이크업의 흥을 더해준다. 이날 행사에서는 전미연, 수경, 오윤희, 최대균, 류현정, 이지영 등 한국을 대표하는 톱 메이크업 아티스트 6인이 ‘WAKE UP YOUR MAKE UP’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완성한 메이크업 화보도 함께 공개되었다.

EDITOR’S COMMENT
요즘 같아서는 질이 떨어지는 화장품을 찾는 게 더 어려울 지경으로 훌륭한 제품이 넘쳐나지만, 꾸뛰르 터치 립 플루이드는 좀 다르다. 다르기만 한 게 아니고 뛰어나기까지 하다. 최근 부쩍 많아진 리퀴드 타입에 속하지만, 립크레용처럼 사용이 쉽고 마무리감도 세련되었다. 괜히 ‘꾸뛰르’라는 이름이 붙은 게 아니라는 뜻!

07 _ 여기가 바로 지상낙원

러쉬(Lush)가 정의하는 진정한 의미의 휴식은 오감 만족에서 비롯되는 거 같다. 경리단길에 위치한 러쉬 스파 이태원점의
오픈을 축하할 겸 열린 이번 행사에서는 비틀스의 음악에서 영감을 받은 새로운 트리트먼트 ‘하드 데이즈 나이트’가 공개되었는데, 받는 내내 피로를 씻겨줄 것만 같은 음악이 흘러 인상적이었다.

그런가 하면 달콤한 초콜릿 스크럽과 장미 오일 향이 코를 찌르는 ‘컴포터?’, 향기로운 잉글리시 티로 마무리되는 ‘테일러 메이드’, 조명까지 철저하게 계산된 ‘발리데이션 페이셜’ 트리트먼트는 각각 잠들어 있는 후각, 미각, 시각을 동시에 일깨워준다. 모든 코스는 편안하게 파자마를 입은 상태에서 직접 몸을 일으키고 움직이면서 긴장을 풀어주는 이른바 ‘영국 스타일’. 타이나 중국식 마사지를 떠올렸다면 다소 당황스러울 수도 있으나, 1시간 남짓의 관리를 받고 나면 필라테스나 요가 수업을 받은 듯 몸이 개운해질 것이다.

EDITOR’S COMMENT
전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러쉬 스파 이태원점은 오래된 주택을 개조하여 영국식 가정집에 와 있는 듯한 무드로 꾸며졌다. 이곳에서라면 마사지가 아니라 저녁 식사를 해도 좋겠다는생 각이 절로 드는 아늑한 정취는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다.

08 _ 공부의 신

맥(MAC)의 트렌드 프레젠테이션은 무슨 일이 있어도 에디터가 절대 놓치지 않는 행사 중 하나다. 수능 전날 중요 부분만 콕콕 집어 훑어주는 족집게 과외 특강처럼 이거 하나면 한 시즌이 든든하니까. 그 중심에는 맥 프로팀의 수장 변명숙 수석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있다. 전 세계 주요 컬렉션의 백스테이지를 종횡무진하고 서울로 돌아오자마자 팔딱팔딱 살아 숨 쉬는 트렌드 정보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프레스와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을 위해 풀어놓는다.

빠른 이해를 위해 현장에서 메이크업 시연까지 보여주는 그야말로 일등 강의. 이 마음씨 넓은 아티스트는 이번 시즌부터 후배들을 위한 자리도 마련했다. 그녀의 뒤를 이을 세 명의 아티스트 이지민, 이하나, 양소연이 투입되어 각 트렌드별 주목할 만한 제품을 소개한 것. 든든한 지원군까지 합세하고 나니 무적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르는 시간이었음은 말할 필요도 없겠다.

EDITOR’S COMMENT
맥에서 제안하는 2015 S/S 트렌드 핵심 정리. 블랙 라이너와 마스카라로 눈매를 시원하고 자신감 넘치게 연출한 리뷰(Re:View) 피부 본연에서 빛이 나는 듯한 광채 스킨 메이크업인 인라이튼드(Enlightened) 산호색과 민트 그린 컬러를 활용한 파스텔 계열의 아이 메이크업인 프리 파티(Free Party) 4 주근깨도 자랑스럽게 드러내는 진정한 리얼 스킨 노메이크업(No Makeup). 기억할 것!

09 _ 뷰티 빅 히어로

일찍이 헤라(Hera)에는 카타노 크림이라는 ‘물건’이 있었다. 2006년 처음 출시된 이후 지금까지 명실상부 헤라의 대표 프레스티지 라인 자리를 지켜온 주인공. 이번 시즌, 그 자리를 대신할 차세대 루키가 등장한다. 수선화 스템셀에서 얻은 독자적인 스템-코드™ 성분이 농축된 헤라의 최고급 라인이자 최근 몇 년간 헤라의 스킨케어 연구 결과가 집대성된 야심작. 이름하여 ‘시그니아(Signia) 크림’이다. 론칭 행사 역시 최고급이었다. 뷰티 브랜드 최초로 신라호텔 23층의 콘티넨탈 레스토랑에서 소규모로 진행되었는데, 시그니아 크림의 콘셉트를 그대로 담은 플레이팅 아트와 함께 선보이는 방식이 꽤나 신선했다. 마치 코스 요리를 즐기듯 시그니아 라인의 주요 성분인 바닷가재 모양 얼음 조각부터 시그니아 크림에 사용된 수선화 향의 디퓨저 등이 차례로 서빙되는 프레젠테이션. 짐작했듯 대망의 메인 요리로는 ‘시그니아 크림’이 서비스되었다.

EDITOR’S COMMENT
나중에 난 뿔이 우뚝하다던가. 조금 먼저 써봤다는 담당자들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잔뜩 실려 있었고, 신뢰감은 배가됐다. 개인적으로 이전작이라 할 수 있는 카타노 크림을 무척이나 좋아했지만, 그럼에도 시그니아 크림에 빠지는 데 그리 시간이 걸리지 않을 거 같다.

에디터
뷰티 에디터 / 김희진
포토그래퍼
박종원
일러스트레이션
이현(Lee Hyun)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