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들을 담기에 런웨이는 좁았다. 쇼 장 밖으로 걸어나가 스크린에 안착한 톱 모델들의 필모그래피를 더블유가 중간 점검 해봤다.

카라 델레바인

조 라이트의 <안나 카레니나>에서야 짧게 얼굴을 비추는 정도였으니 2014년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이었던 마이클 윈터바텀의 <페이스 오브 엔젤>을 카라 델레바인의 실질적인 극영화 데뷔작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실화를 각색한 이 스릴러에서 그녀는 주인공 다니엘 브륄의 수사를 돕는 영국 유학생 역할을 맡아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확인시켜줬다. 차기작 계획 역시 빼곡하다. 휴 잭맨, 가렛 헤드룬드, 루니 마라 등이 주연을 맡은 피터팬 프리퀄인 <팬>, 데인 드한, 크리스토퍼 발츠, 잭 오코넬과 호흡을 맞출 시대극 <튤립 피버>, 조니 뎁, 엠버 허드 커플의 스릴러 <런던 필즈>등은 이미 크랭크업을 했으며, 현재는 <안녕, 헤이즐>의 원작자인 존 그린의 소설을 각색하는 <페이퍼 타운> 촬영에 참여하고 있다. 카라 델레바인의 첫 주연작이 될 작품이다. 그리고 얼마 전 추가된 소식. 악당으로 구성된 비밀 특공대를 소재로 한 DC코믹스 원작 프로젝트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 인챈트리스 역할을 맡게 됐다고. 톱 모델의 가벼운 부업쯤으로는 보기 힘들 만큼 성실한 행보다.

케이트 업톤

<타워 하이스트> <쓰리 스투지스> 그리고 <아더 우먼>까지, 케이트 업톤은 특유의 천진한 섹시함을 과시할 수 있는 코미디들로 필모그래피를 채우고 있다. 특히 카메론 디아즈, 레슬리 만과 앙상블을 이룬 <아더 우먼>의 경우, 평단의 혹평에도 불구하고 기대 이상의 흥행 성적을 거둔 작품. 오스카 후보 목록에 포함될 가능성은 없는 연기력이지만, 비키니 차림으로 해변을 질주하는 장면을 보고 나면 캐스팅에 토를 달기가 어려워진다. 스크린만한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수영복 이슈 커버가 눈 앞으로 달려온다고 생각해보라. 연인의 손에 이끌려 극장을 찾은 남자 친구들도 그 순간만큼은 썩 즐거웠을 것이다.

나탈리아 보디아노바

모델로서의 성과에 견주어보면 연기자 나탈리아 보디아노바의 커리어가 아직까지는 다소 아쉽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타이탄>의 메두사는 배우의 존재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CG 캐릭터에 가까웠으며 한국에서는 2014년에 지각 개봉한 알베르 코앵 원작의 <영주의 애인> 역시 별다른 화제를 불러일으키지 못한 평작이었다.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와의 투 샷은 보기 좋게 관능적이었지만 밋밋한 작품을 구제하기에는 다소 역부족이었다.

아기네스 딘

최근 영국에서 개봉한 브린 히긴스의 <일렉트리서티>에 대한 평이 상당히 좋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기이하게 변주한 레이 로빈슨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며 그녀는 사라진 오빠의 행방을 추적하는 뇌전증 환자 역할을 맡았다. 현재는 영국 독립영화계의 노장인 테렌스 데이비스의 <선셋 송>을 촬영 중이라고. 배우로서는 다소 느리지만 신중한 길을 택한 셈이다.

로지 헌팅턴 위틀리

<트랜스포머 3>의 로지 헌팅턴 위틀리는 전편의 메간 폭스에 비해 자극적인 섹시함이나 예측불허의 활기가 부족해 보였다. 2015년에 공개될 <매드 맥스 : 분노의 도로>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시리즈의 창조자인 조지 밀러가 복귀해 완성한 속편에서 왕년의 빅토리아 시크릿 엔젤은 톰 하디, 샤를리즈 테론, 니콜라스 홀트 등과 함께 지구 종말 이후의 황량한 사막을 질주하게 된다. 또 한 명의 모델 출신 배우 애비 리 커쇼 역시 모습을 비출 예정.

타오 오카모토

일본 출신 모델인 타오 오카모토는 <더 울버린>을 거쳐 <맨 오브 스틸>의 속편인 <배트맨 V 슈퍼맨 : 돈 오브 저스티스>에까지 캐스팅되면서 할리우드에서의 입지를 조금씩 다져가는 중이다. 뿐만 아니라 매즈 미켈슨과 휴 댄시 주연의 TV 드라마 <한니발> 3시즌에는 레이디 무라사키 역으로 투입될 예정. 고아가 된 한니발 렉터를 거두는 일본인 숙모로, 피터 웨버의 영화 <한니발 라이징>에서는 공리가 맡았던 캐릭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