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경아는 패션 모델이라는 자신의 역할을 중심에 두고 끊임없이 영역을 확장해왔다. 우리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자신의 진짜 모습을 담은 사진집 <Portfolio> 역시 그 도전의 일환이다.

간결한 디자인의 검은색 터틀넥 풀오버는 보브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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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Korea> <뉴욕을 훔치다>와 <키스미 트래블>에 이어 3번째 책이다. 이번 사진집 <포트폴리오>를 내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송경아 뉴욕 활동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부터 나만의 사진집을 내보고 싶었다. 아이돌처럼 팬 서비스 개념은 아니고, 모델로 데뷔한지 10년이 넘은 만큼 한 번쯤 스스로 기획하고 만든 사진을 남기고 싶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이 사진집은 300권만 찍었는데 판매 수익금은 모두 이번 사진집에 함께한 이들의 이름으로 한국문화예술재단에 기부할 예정이다.

 

<포트폴리오>라는 제목이 흥미롭다.

포트폴리오는 모델에게 명함과 같은 존재다. 보통 해외에서 활동할 때 필요한 포트폴리오에는 파격적으로 변신한 사진보다는 자연스러운 콘셉트의 사진을 넣기 마련이다. 그런데 꽤 오랫동안 모델을 했지만 소위 ‘센 이미지’가 대부분이지 자연스러운 콘셉트는 별로 없었다. 그래서 꾸미지 않은 내 본연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의미에서 ‘포트폴리오’라 이름 지었다.

 

아카이브가 아닌 처음 보는 사진으로만 채웠다. 새롭게 기획하고 촬영했다는 의미인데 어떤 과정을 거쳐 완성한 것인가.

나와 오랫동안, 깊게 인연을 맺은 사람들, 즉 사진가 홍장현, 헤어 스타일리스트 김정한, 메이크업 아티스트 손대식, 그리고 디자이너 박승건이 함께했다. 사실 이 책은 프리뷰 성격을 띤다. 원래 생각했던 건 묵직한 양장본이었다. 그런데 사진집의 콘셉트 디렉팅을 맡은 박승건이 10꼬르소꼬모 에비뉴엘 팝업스토어 일정에 맞춰서 일단은 간소하지만 쿨한 느낌의 사진집을 내보자고 제안했다. 본책은 오는 12월 말경에 10꼬르소꼬모 청담점과 에비뉴엘을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이 책엔 그동안 공개하지 않은 화보 B컷이나 촬영 전후에 홍장현 실장이 찍은 사진이 담긴다.

 

송경아는 ‘다재다능한 모델’의 시대를 연 인물이다. 그림, 방송, 도예, 가방 디자인, 그리고 이번 사진집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작업이 당신에게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사실 대부분 상업적으로는 그다지 도움이 안 되는 일들이다. 하지만 창의적인 작업을 스스로 해내는 그 자체에서 기쁨을 느낀다. 보통 모델은 에디터나 포토그래퍼의 의도에 따라 연출되는 대상이기 마련인데, 이 작업들은 온전히 나 자신을 보여줄 수 있으니까.

 

당신은 매력과 장점이 넘치는 모델이다. 사람들이 송경아라는 모델에게 어떤 찬사를 보낼 때 가장 기쁜가?

모델이라는 직업은 키나 체형 등 본디 타고난 조건이 받쳐줘야 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외적인 부분은 온전한 매력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의도한 바가 아닌 하늘의 선물이나 다름없으니까. 그래서 타고난 것에 기대지 않고 온전히 내 의지와 열정으로 무언가 끊임없이 도전하는 모델, 이라는 말을 들을 때가 가장 뿌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