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트 전성 시대 | 더블유 코리아 (W Korea)

니트 전성 시대

2015-10-30T12:13:19+00:002014.11.27|트렌드|

이번 시즌, 머리부터 발끝까지 니트 전성 시대가 열렸다. 그러니 옷장을 활짝 열고 한층 시크하게 변모한 니트의 대담하고도 포근한 판타지를 즐길 준비를 할 것.

가늘고 긴 실루엣이 매혹적인 니트 튜닉과 플레어 팬츠는 셀린, 깃털 장식의 원석 귀고리는 펜디, 조형적인 금빛 이어커프는 디올, 화려한 크리스털 장식의 커프는 구찌, 메탈릭한 웨지 샌들은 프라다 제품.

가늘고 긴 실루엣이 매혹적인 니트 튜닉과 플레어 팬츠는 셀린, 깃털 장식의 원석 귀고리는 펜디, 조형적인 금빛 이어커프는 디올, 화려한 크리스털 장식의 커프는 구찌, 메탈릭한 웨지 샌들은 프라다 제품. 

 

니트가 변했다. 아니 ‘도발’을 감행했다고 하는 편이 맞을 것이다. 한동안 노스탤지어 가득한 순박한 이미지를 대변하며 수더분한 이성 친구처럼 느껴지던 니트가 이번 시즌, ‘니트인 듯 니트 아닌, 트렌드 같은 너’로 변신했으니 말이다. 무슨 말이냐고? 그렇다면 프라다 쇼 를 우선 살펴볼 것. 학창 시절 누구나 즐겨 입었을 셰브론 패턴의 니트 풀오버가 록스타를 연상시키는 퍼 트리밍의 무톤 코트와 앙상블을 이룬 바로 그 도발적인 룩 말이다. 이 룩에서 모범생스러운 니트는 관능적인 여인의 향기를 폴폴 풍기고 있지 않나. 아마 밀라노 패션위크에서 프라다 쇼를 목도한 현실 감각 충만한 이라면 그 두툼한 오버사이즈 코트 대신 실용성 10 점 만점에 10점인 이 니트 스웨터를 점찍었을 것이다. 넘버21의 쇼에서 시스루 스커트와 매치 한 니트 스웨터는 또 어떻고. 한쪽 어깨에 더해진, 하늘의 별들이 쏟아져 내린 듯한 반짝이는 스팽글 장식은 ‘평범한’ 스웨터를 한순간에 ‘비범한’ 시그너처 아이템으로 뒤바꿔놓았다. 이처럼 2014 F/W 시즌, 거의 모든 디자이너들의 쇼에서 한두 벌 이상 심심치 않게 등장한 근사한 니트 룩. 과연 그 매력에 저항할 수 있을까.

 

이번 시즌, 스타일링에 있어서 신선한 해법을 제시하고픈 디자이너들은 니트를 부풀리고, 늘리고, 자르고, 갖가지 장식을 더해 올가을의 뉴 룩으로 제안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제1의 니트 스타일링은 바로 투피스, 나아가 머플러나 모자, 카디건 등을 더해 스리피스로 입는 니트 풀 코스! 셀린마크 제이콥스를 선두로 스텔라 매카트니, 캘빈 클라인, 요지 야마모토, 소니아 리키엘, 하이더 애커만, 마이클 코어스에 이르기까지 ‘니트 더하기 니트’를 외치며 과감 하게 그 매력을 십분 활용해 제안했으니 말이다. 물론 이 대목에서 이렇게 반문할 수도 있다. 몸의 실루엣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니트를 하의로 입으라고? 다행히도 명민한 디자이너들은 상의를 허벅지까지 내려오는 길이의 니트 튜닉으로 매치하는 배려를 잊지 않았다. 오늘날의 모던걸은 50년대의 ‘스웨터 걸’을 대표하는 마릴린 먼로처럼 풍만한 가슴을 자랑하고 싶어 안달이 난 이들이 아니라는 사실쯤은 이미 간파하고 있으니까. 특히 피비 파일로가 선보인 가늘고 긴 칼라 꽃처럼 우아한 실루엣의 니트 룩을 잊지 말 것. 손등이 다 덮일 정도로 소매가 기다란 상의에 매치한 플레어 팬츠는 프렌치 우먼의 편안하면서도 자연스러운 감수성과 미학을 전하며 시적인 여운을 남긴다. 게다가 니트 하면 떠오르는 촌스러움을 완벽히 벗어내고 도심의 시크함에 어울리는 니트 앙상블로 여심을 유혹한다. 단, 이때 주의할 것은 바로 프로포션! 키가 크지 않은 편이라면 적어도 높은 플랫폼 슈즈의 도움을 받거나 시선을 분할시켜줄 긴 니트 머플러를 목에 감아주는 센스를 발휘하는 게 좋다. 이번 시즌, 니트 룩의 또 하나의 특징은 바로 입체적인 3D 질감이다. 단순히 골이 지게 짠 니트 말고, 겐조스텔라 매카트니 컬렉션에서 선보인 것처럼 니트 위에 정교한 손맛을 더한 룩 말이다. 이처럼 입체적 장식을 더한 경쾌한 스웨트 셔츠라면 럭셔리한 스트리트 룩으로도 제격일 듯. 혹은 사카이가 제안한 것처럼 해체된 니트 스웨터에 울, 실크, 시폰 같은 다른 소재를 믹스 매치한 룩은 또 어떨까. 텁텁한 니트 소재의 단점을 보완한 이 실험적인 룩 자체만으로도 니트에 숨겨진 또 다른 매력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샤넬처럼 프린트 니트 스웨터에 경쾌한 레깅스와 스니커즈를 매치해 힙한 스트리트 무드를 내는 것도 동시대적으로 일상에서 어렵지 않게 니트 룩을 소화하는 방법이다.

 

여기서 잠깐, 초보자를 위한 스타일링 버전도 있으니 노여워하거나 슬퍼하지 말 것. 넘버21처럼 옷장에서 갓 꺼낸 듯한 평범한 니트 스웨터에 화려한 스팽글 장식 스커트를 매치하는 것만으로도 니트의 다재다능한 변신은 충분히 가능하다. 버버리 프로섬처럼 큼직한 니트 블랭킷을 어깨에 비스듬히 걸치는 것 또한 서정적인 향취를 물씬 풍길 테고. 이 처럼 니트 룩이 지닌 전천후 매력을 드높인 디자이너들의 다채로운 시도는 니트가 지닌 편안함의 여유와 함께 모던한 스타일을 완성한다. 그러니 이제 니트는 촌스럽다는 편견을 버릴 것. 몸을 옥죄지 않아도, 기괴함에 도전하지 않아도 올가을의 니트는 충분히 멋스럽고 우아해 질 수 있는 마법의 열쇠를 쥐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니 이 친근한 얼굴을 주인공으로 일상 속의 포근한 스토리를 한번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