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책

W

이번 주말에는 따뜻한 커피 한 잔과 함께 책을 읽으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보는 건 어떨까? 더블유가 추천하는 이 달의 신간 4권.

김애란, 김연수 외 / <눈먼 자들의 국가>세월호 참사의 아픔은 어떠한 단어나 문장으로도 표현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아직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지금, 이미 많은 것들이 잊혀지고 희미해지고 있다. 김애란, 김연수, 박민규를 포함한 총 12명의 작가는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그날에 대해 다시 한번 목소리를 냈다. 편집위원들은 그날 그리고 그 이후의 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이 알고 기억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문학동네> 여름호와 가을호에 게재한 글들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현재의 우리 사회에 눈감지 않고 진실을 똑바로 바라보게 하는, 문학의 힘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드는 글들이다.

김기창 / <모나코>김기창은 대중에게 선보이는 이 첫 번째 책으로 이문열, 정미경 같은 한국 문학의 거장을 배출해 온 ‘오늘의 작가상’을 올해 수상했다. 아쉬울 것 하나 없이 풍족한 노년의 삶을 살고 있는 주인공 ‘노인’은 어느 날 이웃집에 사는 젊은 미혼모 ‘진’을 좋아하게 된다. 잊고 있던 욕망에 당황한 ‘노인’과 그런 그의 관심이 싫지만은 않은 ‘진’, 그리고 오랫동안 ‘노인’의 곁을 지켜온 가사도우미 ‘덕’ 사이에서는 오묘한 삼각관계가 펼쳐진다. 작가는 모든 인간이 공통적으로 겪는 노년기의 쓸쓸함을 가볍지만은 않은 유머로 잘 녹여냈다.

신형철 / <정확한 사랑의 실험>문학평론가가 쓴 영화 이야기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신형철은 작위적인 형용사 하나 없이 인색하다고 느낄 정도로 솔직한 내러티브 비평을 늘어놓는다. 이번 책에는 <건축학개론>부터 <멜랑콜리아>까지, 각자 다른 27개의 영화를 ‘사랑과 논리’, ‘욕망과 병리’, ‘윤리와 사회’, ‘성장과 의미’라는 주제로 나누어 분석한 내용이 담겨 있다. 대상에 더 정확하게 다가가려는 노력을 포기하지 않는 그의 집요하고도 섬세한 비평을 읽다 보면 <씨네21>의 편집위원인 김혜리가 왜 그의 글을 질투를 누르며 보았다고 표현했는지 수긍이 간다.

심오 / <즐거운 집 경광주>이 세상에 가족이라는 관계만큼 알면 알수록 더 복잡한 관계가 또 있을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렇고 그런 사연 하나 없는 집은 하나도 없듯이 <즐거운 집 경광주> 속 가족 또한 마찬가지다. 이들은 송병수라는 악인에 대한 복수를 위해 ‘경광주’라는 주조장을 차려 술을 빚지만 아무런 소득 없이 12년을 보낸다. 그러던 와중 그들을 도와줄 비밀결사를 만나 경성광고주식회사라는 광고회사를 차려 광고를 통해 암호 지령을 전달한다. 완벽하기보다 어설프기 짝이 없어 웃음이 나는 복수극을 통해 작가는 일제강점기 시대 속 개인과 사회의 관계까지 탐구한다.

에디터
피처 에디터 / 이채린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