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먹고 내일 또 먹어도 질리지 않을 것 같은 봉골레 파스타 다섯 그릇.

알리고떼

알리고떼는 처음 문을 연 2004년부터 다채로운 와인 컬렉션과 훌륭한 이탤리언 음식으로 미식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온 숨은 맛집이다. 이곳의 꾸준한 인기 메뉴인 봉골레 파스타는 가장 신선한 동주를 넣고 만들며, 알맞게 간이 밴 큼지막한 조갯살은 씹는 맛이 일품이다. 오일을 과다하게 쓰지 않은 파스타를 좋아하는 편이라면 최대한 담백하게 조리한 이곳의 봉골레가 입에 잘 맞을 것이다. 단, 빨리 먹지 않으면 링귀니 면이 마르면서 서로 붙을 수 있으니 주의할 것.

몽고네

몽고네는 연희동 맛집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계절이 바뀌면 그때마다 가장 신선한 재료를 선정해 신메뉴를 선보이는 만큼 이곳의 봉골레 파스타 역시 계절에 따라 쓰는 조개가 달라진다. 보통은 자갈치시장에서 공수한 바지락, 동주, 백합과 같은 조개가 들어가고 제철 조개가 추가된다. 파스타 중간중간에 보이는 얇게 썬 애호박과 파슬리는 올리브 오일이 자아내는 느끼함을 잡아내는 역할을 해낸다. 철저히 셰프의 취향으로 고른 스파게티 면은 면 삶기의 정석을 보여준다.

비꼴로

비꼴로는 ‘이대 맛집’이라는 다소 낯간지러운 칭호에 먹칠하지 않을 정도로 꽤 훌륭한 화덕피자와 파스타를 자랑한다. 학생들이 많이 찾는 크림 파스타보다 깔끔한 오일 파스타가 이곳의 주력 메뉴다. 봉골레 파스타는 일반적인 봉골레 파스타보다 매콤한 맛이 유독 강하기 때문에 한국 사람의 입맛에 적화된 퓨전 볶음면에 가깝게 느껴진다. 국물은 거의 없는 편이지만 들어간 오일의 양에 비해 느끼하지 않고 칼칼하게 간을 맞춰서 해장 파스타로도 손색이 없다.

미피아체

미피아체는 청담동 골목에서 오랫동안 조용히 최고의 이탤리언 음식을 선보여왔다. 이곳에서는 봉골레 파스타를 요리할 때 최대한 담백한 맛을 목표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소금을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기보다는 조개 육수를 잘 우려내어 먹는 사람이 재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자극적인 맛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다소 심심한 맛에 실망할 수도 있지만 미피아체가 정통 봉골레 파스타의 맛을 가장 잘 표현해냈다는 사실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랑씨엘

도산공원에서 레스토랑 성공기를 이루어낸 이송희 셰프의 그랑씨엘은 최근 이태원에 2호점을 열기도 한 이탤리언 레스토랑 시장의 강자다. 비록 이곳에서는 안초비 파스타가 명실상부 대표 메뉴지만 봉골레 파스타 역시 다른 레스토랑에 견주어도 부족함이 없는 그랑씨엘의 자랑이다. 마치 조개탕에 면을 넣은 것처럼 보이는 풍성한 국물이 이곳 봉골레 파스타의 가장 큰 매력. 하지만 다소 짠맛이 강해 하루 종일 물을 찾게 만드는 조개탕과 달리 싱겁게 느껴질 만큼 깔끔하다. 오일 파스타를 꺼리는 파스타 입문자에게 추천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