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을 가릴 것인가, 발목까지 드러낼 것인가. 올 가을/겨울 슈즈를 결정하는 두 가지 기준이다. 여기, 슈즈에 일가견 있는 두 명의 패션 전문가가 그 이유를 설명한다.

왼쪽 | 스터드 장식이 포인트인 부츠는 생로랑 by 에디 슬리먼 제품. 가격 미정.오른쪽 | 메탈 장식이 포인트인 송치 소재 플랫 슈즈는 쥬세페 자노티 제품. 1백68만원.

왼쪽 | 스터드 장식이 포인트인 부츠는 생로랑 by 에디 슬리먼 제품. 가격 미정.

오른쪽 | 메탈 장식이 포인트인 송치 소재 플랫 슈즈는 쥬세페 자노티 제품. 1백68만원.

 

 

왼쪽부터 LOUIS VUITTON, SAINT LAURENT, EMILIO PUCCI

왼쪽부터 LOUIS VUITTON, SAINT LAURENT, EMILIO PUCCI

 

 

앨리스 카바나(Alice Cavanagh)

“누군가는 이 부츠를 두고 외설적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겐 해방을 뜻한다.

이성을 유혹하는 도구이기 전에 여자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주기 때문이다.”

 

우리 몸에서 성적 매력을 가장 강하게 발산하는 부위는 어디일까? 이 질문에 대한 이번 시즌의 답은 탄탄한 등이나 긴 목, 발목이나 어깨가 아니다. 정답은 바로 니하이 부츠가 끝나는 지점부터 미니스커트의 헴라인이 시작하는 곳. 정확히는 그 사이의 7인치다. 이건 단순한 무릎이 아니라 무릎 윗부분이지만 허벅지 아랫부분도 포함하는 꽤 육감적인 살을 말한다. 그러한 이유로 이번 시즌에는 니하이 부츠가 다시 트렌드의 중심에 섰다. 이 특정한 부분을 아름답게 드러내고 강조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하늘거리는 A라인 스커트의 존재도 중요하지만 부츠야말로 그 부위를 강조하고 시선을 집중시킨다.

 

“여자들은 니하이 부츠가 기능적인 데다 자신이 돋보이기 때문에 좋아해요. 반면 남자들은 여자들이 부츠를 벗을 때 보여주는 관능미 때문에 좋아하죠.” 시즌에 관계없이 늘 부츠를 선보이는 마놀로 블라닉은 이렇게 설명했다. 이번 시즌 이와 의견을 함께한 디자이너들을 볼까. 프리다 지아니니의 구찌 모델들은 모두 유혹적인 A라인 스커트를 입고 릴리안(Lillian)을 신은 채 런웨이에 올랐다. 릴리안은 니하이 부츠와 말 재갈 로퍼가 합쳐진 것으로, 다양한 색상의 소가죽과 파이톤, 그리고 레오퍼드 프린트가 더해진 조랑말 가죽 소재 등으로 선보였다. 루이 비통의 경우 치마 길이는 조금 더 짧았는데, 니콜라 제스키에르는 프레야 베하에게 마치 두 번째 피부처럼 다리를 착 감는 니하이 부츠를 신긴 채 그의 데뷔 쇼를 공개했다. 이 부츠의 이름은 리바이벌(Revival)로, 페이턴트 악어 소재로 이루어진 윗부분과 유연하고 부드러운 양가죽이 함께 사용됐다. 트렌드와는 상관없다는 듯 독자적인 컬렉션을 선보이지만 트렌드의 선두에 서 있는 괴짜, 에디 슬리먼은 또 어떤가. 60년대 후반과 70년대 초반의 분위기를 소환, 구현하면서 베이비돌 드레스와 벨벳 케이프 등을 더해 자신만의 분위기를 살린 그는 날렵한 다리와 사각의 힐이 돋보이는 부츠를 무대에 올렸다. 검정 페이턴트와 스웨이드 소재, 스터드나 반짝이는 메탈릭 장식을 더한 다양한 버전을 선보여 젊은 그의 팬들을 열광시켰고, 브랜드의 새로운 전성기를 이어갔다.

 

여러 디자이너들을 통해 알 수 있는 다소 뻔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니하이 부츠를 가장 멋지게 소화해내는 방법은 미니스커트와 매치하는 것이다. 또, 가능한 한 맨다리로 신는 것이 포인트다. 여기에 여름철에 살짝 햇빛에 그을린 피부와 함께라면 한층 더 빛을 발할 것이다. 이성을 유혹하기 위해서 신든 내 자존감을 위해서 선택했든, 부츠를 신는 사람과 보는 사람이 느끼는 감정이 다를지라도 상관없다. 이번 시즌에는 관능적인 7인치의 다리에 집중하자. 방법도 쉽고 간단하지 않은가.

 

1. 로고 장식이 돋보이는 부츠는 모스키노 제품. 가격 미정. 2. 단정한 스웨이드 부츠는 지안비토 로씨 by 라꼴렉시옹 제품. 2백만원대. 3. 조형적인 디자인의 부츠는 알렉산더 왕 제품. 1백85만원.

1. 로고 장식이 돋보이는 부츠는 모스키노 제품. 가격 미정. 2. 단정한 스웨이드 부츠는 지안비토 로씨 by 라꼴렉시옹 제품. 2백만원대. 3. 조형적인 디자인의 부츠는 알렉산더 왕 제품. 1백85만원.

 

 

4. 생생한 레오퍼드 패턴이 시선을 끄는 송치 부츠는 로저 비비에 제품. 가격 미정. 5. 매끈한 페이턴트 가죽 부츠는 구찌 제품. 1백80만원대. 6. 건축적인 디자인의 붉은색 부츠는 프라다 제품. 2백90만원대.

4. 생생한 레오퍼드 패턴이 시선을 끄는 송치 부츠는 로저 비비에 제품. 가격 미정. 5. 매끈한 페이턴트 가죽 부츠는 구찌 제품. 1백80만원대. 6. 건축적인 디자인의 붉은색 부츠는 프라다 제품. 2백90만원대.

 

 

왼쪽부터 LANVIN, CALVIN KLEIN, MARNI

왼쪽부터 LANVIN, CALVIN KLEIN, MARNI

 

 

바네사 로렌스(Vanessa Lawrence)

“플랫 슈즈처럼 여자의 발을 해방시켜준 트렌드는 없다.

스타일에 대한 스스로의 믿음이 있다면 정신적, 육체적으로 자유를 선사하는 최고의 아이템이다.”

 

얼마 전, 맨해튼 피에르 호텔에서 열린 파티에 참석했을 때다. 한 패션 피플이 걱정 가득한 목소리로 “괜찮으세요?” 하고 내게 물었다. 맨 처음 떠오른 생각은 내 얼굴에 피가 났나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나는 곧 그녀가 물은 이유를 알아차렸다. 내가 투박한 하얀색 샤넬 스니커즈를 신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정형외과적 문제가 아님을 알려 그녀를 안심시켰고, 동시에 그녀가 2014년 가을 컬렉션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는 사람임을 알아차렸다. 디자이너들이 아주 정숙한 수트부터 퇴폐적인 드레스에까지 굽 낮은 슈즈를 매치했다는 매우 중요한 이번 시즌 트렌드 말이다. 샤넬은 테니스 신발과 권투복 스타일의 니삭스에 러플 드레스를 매치했고, 캘빈 클라인의 모델들은 런웨이를 섬세한 드레스와 군화를 신은 채 무리 지어 활보하도록 했다. 그런가 하면 랑방의 알버 엘바즈는 지극히 여성스러운 실크 드레스에 옥스퍼드 슈즈를 매치해 내보였고, 알렉산더 매퀸의 어두운 동화 속 공주들은 발랄한 시폰 드레스 밑에 크리스털이 박힌 스니커즈를 신고 나타났다. 갑자기 스틸레토 힐은 멸종 위기 리스트에 오른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물론, 런웨이는 현실 세계가 아니다. 그런 탓에 걱정하는 소리를 들은 것이다. 나 역시 스니커즈를 신고 파티장에 들어섰을 때 이곳과 동떨어졌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하지만 옆에 있던 패셔니스타 비앙카 브란돌리니가 “훌륭해! 나도 그 슈즈를 신고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하는 순간 나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직감했다. 게다가 스니커즈는 분명히 실용적이다. 스틸레토를 신은 많은 멋쟁이 친구들과 달리 나는 편하게 돌아다니며 칵테일을 마시고 춤을 췄고 다음 날 아침 잠을 깼을 때 내가 밤새 놀았다는 사실을 잊을 정도로 매우 편했으니까. 물론 치명적인 단점도 존재한다. 갑자기 위로 훌쩍 올라선 주변 사람들에게 발꿈치를 들고 인사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키가 작아진 것이 아닌데도 갑자기 땅으로 꺼진 것처럼 내 자신이 초라하게 여겨질 수도 있다. 늘어진 살을 스팽스로 잡아주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또 나도 모르는 새 사진이 찍혀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 사진이 올라갈 수 있는데 보정이 되지 않는 수많은 사진 속에 내가 가장 키가 작은 여자로 보일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우려는 파티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고 말 것들이다. 하이힐을 신은 채 체스 조각처럼 움직이지도 잘 걷지도 못하는 사람들 사이를 유연하게 피해가면서 누리는 자유는 느껴봐야 아는 것이다. 한 동료 기자는 나에게 오더니 “부럽다!”라고 외쳤고 화장실에 들어서자 나를 부여잡으며 “더 이상은 못 서. 다리가 부러질 것 같아”라고 하소연하는 친구를 위로해주는 여유도 부릴 수 있으니까.

 

심리적인 불편은 모두 남을 의식하는 순간 생기는 것들이다. 누가 무엇이 더 멋지다 말할 수 있겠는가. 게다가 많은 디자이너들이 낮은 굽이 옳다고 이야기하고 있지 않은가. 굽이 낮은 슈즈를 선택하면 육체적인 평화가 찾아온다. 몸이 편안하면 마음도 즐겁고 더 많은 시간을 웃으며 보낼 수 있음을 상기하자. 이번 시즌 트렌드를 누구보다 즐기고 있는 당신을 보여주자. 키는 중요하지 않다. 자신감만 있으면 된다.

 

1. 애니멀 패턴 스니커즈는 크리스찬 루부탱 제품. 1백69만원. 2. 별 모양 스터드 장식이 포인트인 스니커즈는 지방시 제품. 1백20만원대. 3. 레오퍼드 패턴의 송치 부츠는 구찌 제품. 2백만원대.

1. 애니멀 패턴 스니커즈는 크리스찬 루부탱 제품. 1백69만원. 2. 별 모양 스터드 장식이 포인트인 스니커즈는 지방시 제품. 1백20만원대. 3. 레오퍼드 패턴의 송치 부츠는 구찌 제품. 2백만원대.

 

 

4. 스팽글 장식 스니커즈는 디올 제품. 1백60만원. 5. 골드 버클 장식의 스니커즈는 쥬세페 자노티 제품. 2백18만원. 6. 퍼 장식이 화려한 스니커즈는 피에르 아르디 제품. 1백43만원.

4. 스팽글 장식 스니커즈는 디올 제품. 1백60만원. 5. 골드 버클 장식의 스니커즈는 쥬세페 자노티 제품. 2백18만원. 6. 퍼 장식이 화려한 스니커즈는 피에르 아르디 제품. 1백43만원.

 

 

7. 펀칭 장식 플랫 슈즈는 니콜라스 커크우드 by 신세계 슈 컬렉션 제품. 가격 미정. 8. 메탈릭한 옥스퍼드 슈즈는 로베르 끌리제리 제품. 가격 미정. 9. 흑백의 대비가 멋진 플랫 슈즈는 3.1 필립 림 제품. 80만원.

7. 펀칭 장식 플랫 슈즈는 니콜라스 커크우드 by 신세계 슈 컬렉션 제품. 가격 미정. 8. 메탈릭한 옥스퍼드 슈즈는 로베르 끌리제리 제품. 가격 미정. 9. 흑백의 대비가 멋진 플랫 슈즈는 3.1 필립 림 제품. 80만원.

 

 

11. 화려한 주얼 장식 플랫 슈즈는 로저 비비에 제품. 3백57만원. 12. 스터드와 주얼 장식이 돋보이는 플랫 슈즈는 로저 비비에 제품. 가격 미정.

11. 화려한 주얼 장식 플랫 슈즈는 로저 비비에 제품. 3백57만원. 12. 스터드와 주얼 장식이 돋보이는 플랫 슈즈는 로저 비비에 제품. 가격 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