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뷰티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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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은막의 여배우를 연상시키는 붉게 물든 입술과 한껏 공들인 속눈썹, 아이라인이 돌아왔다. 보다 대담하고 새로운 방식을 갖추고 돌아온 클래식 뷰티에 대하여.

DRIES VAN NO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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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정함을 버린 아이 메이크업

몇 시즌째 형편없는 성적을 보이고 있는 스모키 메이크업과 더불어 클린한 속눈썹을 강조하던 트렌드 역시 변했다. 아이라인은 다채로운 형태로 유영하고 있으며, 속눈썹은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하고 드라마틱해졌다. 하지만 눈매를 따라 곱게 정성껏 그린 아이라인이나 마스카라로 섬세하게 한올 한올 올린 속눈썹을 생각하면 오산이다. 드리스 반 노튼 쇼를 보자. 메이크업 아티스트 피터 필립스는 “어딘가 모난 듯 보이지만 군더더기 없는 깨끗한 모양새가 포인트죠”라면서 스모키 아이를 대신하고도 남을 만큼 담대하고 볼드한 아이라인을 완성했다. 속눈썹은 전에 없이 길어졌지만 역시나 단정함과는 거리가 멀다. 시간에 쫓겨 마구잡이로 발라서 뭉친 듯 무겁게 표현되었는데 프라다의 뮤즈들이 대표적이라 하겠다.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는 언더 래시다. 구찌나 로샤스, 베르사체 쇼에서처럼 아래 속눈썹까지 마스카라를 잊지 말고 발라줄 것. 그러니 이번 시즌만큼은 잘 그린 라인과 가지런한 속눈썹에 대한 강박에서 벗어나도 좋다. 조금은 흐트러지고 번진 듯한 모습이 매력인 시즌이 언제 또 찾아올지 모르니 말이다.

1. Guerlain 맥시 래쉬 워터프루프 마스카라 속눈썹의 볼륨감과 컬링을 극대화시켜준다. 8.5ml, 4만2천원.
2. Benefit 데아 리얼 푸쉬업 라이너 젤 라이너를 펜에 담았다. 초보자도 쉽게 아이라이너를 그릴 수 있는 팁이 특징. 1.4g, 3만6천원.
3. MAC 미네랄라이즈 멀티 이펙트 래쉬 77가지의 미네랄 복합 성분이 더욱 길고 진한 윤기를 머금은 속눈썹을 연출해준다. 13g, 3만2천원.
4. Bobbi Brown 롱웨어 젤 스파클(1호) 젤 아이라이너와 크림 섀도가 만났다. 날렵한 아이라인은 물론 스모키 섀도로도 활용 만점이다. 4g, 4만원대.
5,6. Shu Uemura 드로잉 펜슬(ME 61호) 번짐 없이 오래 지속되는 아이라인을 책임진다. 1.2g, 2만7천원대.

보랏빛 레드로 농염하게 물든 입술

언제부턴가 가을은 매번 레드 립과 사랑에 빠지곤 했다. 그런데 이번 시즌엔 마치 공식과도 같았던 톤 다운된 레드나 검붉은 버건디 일색이던 기존의 트렌드에서 벗어나 새로운 모습이 눈에 띈다. 잘 익은 라즈베리의 붉은빛이나 블랙베리, 블랙 커런트 혹은 감청색을 띠는 메를로 포도에 담긴 보랏빛을 빌려와 다채로운 농담의 레드 립을 완성한 것이다. 후세인 살라얀 쇼의 뮤즈들을 보자. 보송보송하고 창백하게 마무리한 피부에 곁들인 플럼 빛을 띠는 레드 립은 그녀들을 청순하면서도 농염한, 이중적인 얼굴을 갖게 만들었다. 하지만 짙은 색이 부담스럽다면 캐롤리나 헤레라를 참고하자. 메이크업 아티스트 다이앤 캔들은 보랏빛 립스틱을 바른 입술 위에 파우더를 얇게 덧발라 언뜻 보면 핑크빛이 감도는 듯한 밝은 베리 립을 연출했다(그녀는 이를 ‘보이젠베리’라 칭했다). 자칫 빤해 보일 수 있는 레드 립에 표정을 담고 싶다면 레이어링이란 비법을 터득하자. A.F. 반데보스트나 프라다에서처럼 브러시를 이용해 꼼꼼히 바르기보다 오히려 립 컬러를 여러 겹 얹듯이 툭툭 발라 경계를 흐리게 만들면 레드 립은 올드하다는 오명을 벗기에 충분하다.

1. Yves Saint Laurent 글로스 볼 떼(104호) 진주 시머 펄이 입술의 볼륨감을 살려준다. 4.5g, 3만9천원.

2. Giorgio Armani 루즈 엑스터시(404호) 보랏빛이 살짝 엿보이는 레드 립스틱. 4g, 3만9천원.

3. Dior 루즈 디올 밤(760호) 립 케어 기능까지 담은 밤 타입의 립스틱. 3.2g, 4만원.

4. Clinique 처비 스틱 인텐스 모이스처라이징 립 컬러 밤(08호) 건조함 없이 선명한 발색을 보여준다. 3g, 2만7천원.

5. Laneige 세럼 인텐스 립스틱(R15호) 수분 세럼이 담겨있어 보습력이 확실하고 발색도 확실하다. 3.5g, 2만5천원대.

6. Yves Saint Laurent 볼 떼 쉬어 캔디(5호) 글로스보다 투명하고 밀착력이 높게 발리는 립스틱. 3.5ml, 3만9천원대.

7. Chanel 루쥬 코코 샤인(96호) 투명한 보랏빛 입술을 만들어주는 촉촉한 립스틱. 3g, 4만원.

에디터
뷰티 디렉터 / 송시은
포토그래퍼
jason Lloyd-Evans, 서원기
문의
겔랑 080-343-9500, 라네즈 080-023-5454, 베네피트 080-001-2363, 조르지오 아르마니 02-3497-9811, 슈에무라 080-022-3332, 크리니크 02-3440-2773, 바비 브라운 02-3440-2781, 샤넬 02-3708-2007, 맥 02-3440-2782, 디올 02-3438-9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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