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음반

W

마마스 건부터 로열 블러드, 머룬 파이브에서 더 쿡스까지. 선선한 가을밤을 흥겹게 만들어 줄 록 신보 네 장.

마마스 건 /  <CHEAP HOTEL>1970년대에 토토가 있었다면, 2010년대에는 마마스건이 있다. 오랜 경력과 탄탄한 실력을 갖춘 세션 연주자와 프로듀서들이 모인 영국 출신의 5인조 밴드로 솔, 훵크에 뿌리를 둔 애시드 재즈를 들려주는 팀. 국내에서는 존 박, 박효신 등의 가수가 곡을 의뢰해 함께 작업할 만큼 팝적 감각이 좋은 뮤지션이다. 이들의 세 번째 앨범은 이전의 그루브보다는 70년대 소프트 록으로 방향을 살짝 전환한 인상이다. ‘Hello Goodnight’ 같은 트랙은 퀸이나 E.L.O.를 연상시킨다. 9월 26일 악스홀에서 내한 공연이 열리는데, 이들의 라이브 실력은 이미 지난해 펜타포트에서 검증된 바 있다.

로열 블러드 /  <ROYAL BLOOD>영국의 신예 록밴드인 로열 블러드는 베이스와 보컬을 맡는 프런트맨 마이크 커, 드럼의 벤 대처 두 사람으로 이루어졌지만 음악부터 접한다면 2인조라는 사실을 믿기 힘들 것이다. 이펙터를 적극 활용한 다채롭고 풍성한 베이스 연주가 리듬뿐 아니라 멜로디까지 채워 기타의 빈자리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같은 2인조라는 점에서는 미국 록밴드 블랙 키스나 화이트 스트라입스를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베이스의 쫄깃한 연주와 파워가 더 강하다. 기억에 남을 만한 인상적인 선율이 없다는 것이 아쉬운 점이지만 원초적인 에너지와 힘을 느끼기에는 모자람이 없다.

머룬 파이브 /  <V>미리 공개된 싱글 ‘Maps’의 국내 음원 차트 1위, 현대카드 시티브레이크 때의 내한에 이어 애덤 리바인이 출연한 <비긴어게인>의 흥행과 OST의 인기…. 지금 머룬 파이브의 존재감은 단연 독보적이다. 그들의 다섯 번째 앨범 는 이미 ‘Move Like a Jagger’ 때부터 록이라는 이름을 붙이기 무색한 팝밴드가 된 음악적 성격에 마침표를 찍는데, ‘Feelings’ 같은 곡은 아예 댄스뮤직에 가까운 사운드를 들려준다. 노다웃 출신의 그웬 스테파니가 한 곡 피처링하기도 했으며 <비긴어게인> 삽입곡인 ‘Lost Stars’ 도 깨알같이 챙겨 수록했다.

더 쿡스 /  <LISTEN>‘밴드 이름을 바꾸어도 좋을 시점이다, 3집까지가 챕터1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챕터2다.’ 스스로 이렇게 공언할 정도로, 브라이튼 출신의 브릿팝 밴드 더 쿡스의 네 번째 앨범은 많이 달라졌다. 힙합 프로듀서 Inflo를 영입해 밴드의 프런트맨 루크 프리처드와 함께 프로듀스한 것. 반짝이는 인디록을 들려준 데뷔작과 훌륭했던 2집에 비해 전작인 는 다소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았는데 일단 방향 전환에는 성공한 듯 하다. ‘Westside’ ‘It Was London’ 같이 편곡이 간결하고도 재기 발랄한 트랙들이 앨범 전반부에 고루 배치됐다.

에디터
황선우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