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더 개인적인 김선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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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은 잠시 잊어도 좋다. 이제 바흐와 프랑크 그리고 슈만의 차례니까.

김선욱이 돌아온다. 지난해 3월부터 약 8개월간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을 연주하는 리사이틀을 마친 후 거의 1년 만의 일이다. 김선욱 하면 무심코 베토벤을 먼저 떠올리던 팬들은 그의 이번 곡 선택에 다소 의아해할지도 모르겠다. 피아노의 젊은 거장은 새로운 국내 투어를 위해 그동안 개인적으로만 연습해온 바흐와 프랑크 그리고 슈만을 연주한다. 일단 공연의 시작을 장식할 곡은 지금까지 독주회에서 종종 들려주던 바흐의 ‘파르티타 1번’ 대신 새롭게 레퍼토리에 추가한 ‘파르티타 2번’이다. 이어지는 프랑크의 ‘프렐류드, 코랄과 푸가’는 김선욱이 가장 애착을 가지고 연주하는 곡 중 하나로 알려졌다. 평소 고전주의에 더 가까운 그가 바흐와 프랑크라는 바로크와 신고전주의의 대표 작곡가 곡을 어떻게 해석할지 지켜보는 것도 이번 공연의 묘미겠다. 후반부에는 슈만의 ‘아베크 변주곡 Op.1’과 ‘피아노 소나타 1번’으로 무대를 채울 예정이다. 아베크 변주곡은 어린 시절의 추억이 담긴 곡이며, 소나타 1번은 런던으로 이주한 후 유럽 리사이틀을 위해 연습에 전념하고 있는 곡이다. 후반부야 말로 베토벤을 연주하던 때보다 본인의 만족을 더 우선시하게 하게 되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인 셈이다. 한층 더 성장한 모습으로 돌아온 그를 만날 수 있는 이번 공연은 9월 1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시작해 24일까지 울산, 여수, 부산 등 총 여섯 개 도시 에서 열릴 예정이다.

에디터
피처 에디터 / 이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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