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 옆의 (구)공간사옥이 미술관으로 다시 태어났다.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는 9월 1일 문을 열고 개관전 ‘Really?’를 선보인다.

 

건축가 김수근의 대표작이자 그의 집무 공간이기도 했던 (구)공간사옥은 문화재 586호로 등록될 만큼 의미 있는 한국 현대건축이다. 공간건축의 부도 이후 향방이 모호하던 이 건물은 (주) 아라리오에 인수되었고,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 라는 공식 명칭으로 9개월 만에 리뉴얼을 마쳤다.

 

아라리오는 좁은 구획으로 나뉘어진 공간사옥의 작은 창 하나,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콘센트까지 훼손하지 않고 보존하면서 미술관으로 탈바꿈시켰다. 개관 기념 ‘Really?’ 전시는 김창일 회장이 지난 35년 간 수집해온 3,700 여 점의 현대미술 컬렉션에서 엄선한 작품들이며, 한 공간에 한 작가를 소개한다는 원칙 하에 구성되었다. 지하 1층부터 지상 5층까지 좁은 계단과 낮은 천장으로 연결된 미로 같은 내부를 따라 가다 보면 아티스트 43 명의 작품 100 여 점을 만날 수 있다. 백남준, 김구림 같은 한국 작가부터 트레이시 에민, 마크 퀸, 바바라 크루거, 키스 해링 등 다양한 시대와 미디어의 폭넓은 작품들을 망라했다.

 

공옥진 1인 창무극의 최초 공연장이기도 한 지하 공간에서는 당시 모습처럼 바닥에 앉아 감상할 수 있도록 피에르 위그의 ‘반짝임 탐험’을 설치하고,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를 본뜬 권오상의 ‘더 스컬프쳐 II’ 는 원래 주차장이었던 공간에 설치한 등의 재치도 인상적이다. 그 스스로 ‘씨 킴’ 이라는 이름의 미술 작가이기도 한 김창일 회장은 “내가 뭔가 일을 벌일 때마다 그게 진짜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아서” 라고 개관 전시 제목에 대해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