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들의 뷰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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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게 나이 든다는 건 맘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제대로 된 정보만 있다면 어려운 일도 아닌 법이니 뷰티에 관해서라면 겪을 만큼 겪어본 언니들의 주옥같은 얘기에 귀를 기울여보자.

뷰티는 경험이다

흔히 접할 수 없던 해외 매거진들을 섭렵하고, 컬렉션에 참가하며, 신제품 론칭 행사에 초대되는 뷰티 에디터야말로 트렌드의 스타터이자 독보적 존재로 여겨지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 ‘빠삭’하게 뷰티 정보를 꿰뚫고 있는 사람이 어디 한둘일까. 왕성한 식욕만큼 뷰티에 관한 호기심으로 가득한 중고생들, 혹은 파워 블로거들의 발 빠른 정보력에 혀를 내두를 정도다. 하지만 뷰티의 승부는 정보력에서 가늠되지 않는다. 오히려 수많은 정보는 혼란을 가중시키고, 길을 잃게 한다.

언니로서의 첫 번째 조언은 바로 이것이다. 이리저리 몰려다니지 말고, 자신만의 뷰티 루틴을 가지라는 것. 그것은 당연히 많은 팁과 전문가의 조언을 바탕으로 하되,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을 꼭 버무려 넣으라는 것. 이것이 가장 중요한 이유는 모든 뷰티 수칙은 말 그대로 일반적으로 그렇게 하면 좋다일 뿐, 이렇게 하면 너에게 좋다가 아니다. 때문에 나에게 해당할 수도, 아니면 어떤 효과도 없을 수 있다. 신기하게도 수많은 트렌드는 꿰고 있으면서도 정작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잘못 알고 있거나 모르고 있는 이들을 많이 본다. 각질 제거를 하는 것이 본인의 피부 타입에 맞지 않음에도 미디어가 주입해 놓은 대로 일주일에 한 번씩 각질 제거를 한다거나 과도한 클렌징으로 피부가 상처 받고 있음에도, 자신의 피부는 생각하지 않고 깨끗한 클렌징 그 자체에만 몰두하거나. 난 내 피부가 싫어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3가지 정도로 나누어,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참고로 내 피부가 싫어하는 것은 각질 제거(각질은 벗겨야 할 때가 아니라, 피부를 보호해주는 보호막이라는 의견에 절대 동의한다), 턱에 보톡스 맞는 것(턱에 보톡스를 맞으면 턱이 몰라보게 갸름해지지만 반대로 턱 근육이 줄어들면서 턱 근육을 덮던 살이 갈 곳 없이 축 늘어진 듯한 현상을 겪게 된다), 수분 크림으로는 건조함 이 절대 해결되지 않는다(수분 크림은 30대가 되면 그다지 필요가 없어진다. 피부가 메마르고 땅긴다면 영양 크림을 듬뿍 발라야 한다) 등이다.

두 번째 조언은, 탄력이다. 사실 주름은 있어도 된다. 물론 나도 나의 첫 주름을 힘들어했다. 어떻게 하면 없앨 수 있을까 고 민했으며, 여자로서 슬프기도 했다. 이제 난 꽃이 아니구나 하면서. 하지만 주름은, 나이 들어 보이게 하는 결정적 한 방은 아니다. 물론 주름이 지나치게 많다면 다르겠지만, 웃을 때 두 세 개 생기는 눈가의 잔주름, 미소 지을 때 동반되는 주름은 본인의 눈에만, 크고 진하고 굵게 보일 뿐이다. 하지만 탄력은 다르다. 턱선이 무너지는 순간, 아줌마가 되고 만다. 특히 나의 경우에는 ‘마리오네트 주름’, 즉 불독 주름이라고 부르는 잎 꼬리 옆에서 아래로 축 처지는 듯한 기류가 지금으로부터 7년 전쯤부터 스멀스멀 보이기 시작했다. 그때 시작한 것이 바로 아에이오우 운동. 운전을 하다가도, 아니면 화장실에서 잠깐 잠깐씩 했다. 마치 노래하는 듯 우아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혼자 있을 때 아니면 할 수 없을 만큼 입을 최대한 크게 벌리는 것이 포인트. 여기에 한 가지 팁을 더하자면 얼굴을 들고 하면, 턱 라인과 데콜테 라인까지 함께 다듬을 수 있다. 이 운동으로 나는, 친구들은 잘 모르겠다 했지만 내 눈에는 소머즈처럼 명확하게 보이던 불독의 살이 정리되어가는 과정을 경험했고, 이러한 경험은 이 운동을 7년째 이어오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의 나의 턱선은 어떤 시술 없이도 늘어짐 없이 건강하다.

마지막은 이다. 귀가 아프게 들었다면, 이제 한번쯤 실천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하루에 한 잔의 물도 안 마시던 내가, 정화의 물을 2리터씩 먹기 시작한 시점부터 피부가 투명해졌다는 CF 카피 같은 칭찬을 듣게 되었으니까. 디톡스로 시작한 물은, 나를 정화시켰고, 이상 식욕을 잠재웠으며(수분이 부족하 다는 몸의 신호가 때때로 식욕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 어떤 레이저나 화장품보다 내 피부를 동안으로 만들어주었다. 물이 맛있게 느껴지는 순간, 단언컨대 피부 미인이 된다. 자, 2~4 살은 기본 6살 이상은 어려 보여야 하는 시대다. 많은 것을 시 도하라. 그리고 그것 중에서 나에게 맞는 툴을 찾아라. 그리고 그것을 꾸준히 지켜가라. 그것이 43세의 뷰티 레이스에서 얻 게 된 결론이다.

-김현수 실장(뷰티 스페셜리스트, 멀티 컨텐츠 컴퍼니 H-Works 대표)

욕심을 버리는 지혜

아름다움에 대한 여자의 욕망은 본능이다. 난 어린 나이에 모델이 됐고 운이 좋아 모델 일을 꾸준히 한 편이다. 그 과정에서 큰 굴곡은 겪지 않았으며, 늘 좋은 말을 해주는 사람들이 옆에 있었기에 아름다움에 대해 조급증을 가져본 적도 없었다. 하지만 화려했던 삶을 미련 없이 뒤로하고 낯선 곳에서 주부로 살면서 삶이 크게 달라졌다. 평범한 주부로 살면서 일상의 소소함이 주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고, 다른 여자들처럼 아름다움을 유지하기 위해선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도 느끼게 되었다. 반대로 시간이 흐르고 나이가 들면서 보이는 내 얼굴과 몸의 어쩔 수 없는 변화 를 잘 받아들이고 순응할 줄 아는 마음이 필요함도 알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내가 깨달은 뷰티 시크릿은 욕심 부리지 않는 적당한 투자, 피부에 맞는 좋은 제품 찾기다.

내가 미국에 와서 절대 포기하지 않은 뷰티 케어가 ‘인디바’ 케어인데 쉰을 바라보는 지금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인디바는 재활 치료로도 유명한 기기인데 특수 파장의 고주파를 생체 에너지로 전화해 근육과 관절을 자극, 콜라겐과 엘라스틴의 생성을 도와준다. 게다가 지방 세포를 자극해 나이가 들어 얼굴에 뭉친 지방을 배출하는 효과까지 있다. 손 마사지로는 부족한 2%를 채워주는 기기로, 그 덕분에 여전히 처짐 없이 갸름한 페이스 라인을 유지하고 있다. 처음 접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2주일에 한 번은 절대 빼먹는 법 없이 꼭 받는다.

두 번째는 꼼꼼한 클렌징 그리고 내게 맞는 제품을 찾는 일이다. 솔직히 한창 모델 생활을 할 때는 철이 없어서 가장 비싼 제품이 제일 좋은 제품인 줄 알고 그것만 썼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향부터 시작해 바르고 난 뒤의 촉감까지 내 맘을 편하게 해주는 제품을 사용했을 때 제품의 효과를 제대로 누릴 수 있음을 이젠 안다. 지금 내 피부를 책임지는 건 시슬리 ‘수프리미아’와 ‘블랙 로즈 크림 마스크’다. 물론 만만치 않은 가격의 제품이지만 ‘수프 리미아’는 바르고 자면 다음 날 얼굴이 피어나는 느낌이랄까? 팔 자 주름마저 채워진 듯 얼굴에 탄력이 더해진다. ‘블랙 로즈 크림 마스크’는 얼굴색이 칙칙하고 푸석할 때 듬뿍 발라주면 효과 만점이다.

또 하나 꼭 얘기하고 싶은 건 젊을 때 노력하라는 것. 난 지금도 샤워 후 거울을 봤을 때 엉덩이가 조금 처져 보이거나 팔 라인에 긴장감이 없어 보이면 발뒤꿈치를 들고 내리기를 50~100회, 양 손에 물병을 들고 내리기를 50회씩 한다. 그것만으로도 라인이 살아나는 걸 느끼는데 이건 내가 20대 때 열심히 운동을 한 결과다. 다시 말해서 어렸을 때 만들어놓은 몸은 나이가 들어도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쉽게 무너지지 않는 다. 나이대로 늙는 것이 순리이며 정답이다. 욕심을 버릴 줄 알아 야 괴로움이 없는 법이다. 지금 내 롤모델은 할머니 모델 다프네 셀프다. 팔십을 훌쩍 넘긴 그녀는 주름도 많고 그야말로 할머니이지만 여전히 젊은 모델들과 함께 런웨이에 서고, 촬영도 한다. 그리고 젊은 그들 속에서 주눅 드는 법 없이 당당하다. 그건 모두 그녀가 세월을 받아들일 줄 아는 지혜를 가졌기 때문이 아닐까? 아름답게 나이 드는 진짜 정답은 바로 이거다.

– 박영선(모델)

비움의 미학

여자에게 나이는 상대적 의미를 갖는다. 특히나 상대에 따라 체감 나이가 확 달라지곤 한다. 외국에 나갈 일이 많은 편인데 그들은 내 나이에 상관없이 친절하고 정중함에 있어 한결같다(굳이 나이를 묻지도 따지지도 않지만). 덕분에 많은 얘기를 나누게 되는데 한국은 다르다. 일단 나이를 인지하고 나면 나이 든 사람 취급(그들 나름대로는 존경의 의미가 있겠지만)을 은연중 받게 되는데 그게 불편하다.

그래서 아마도 대다수 한국 여자들이 동안이 되려고, 더 예뻐지려고 애쓰는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일반적인 한국 여자들과 다르지 않다. 젊었을 때는 자외선 차단제마저 바르지 않을 만큼 스킨케어에 무지했지만 지금은 내 피부를 걱정해 나이에 맞는 기능성 화장품을 찾을 만큼 달라졌으니까. 20대 때 피부에 소홀히 한 탓에 30대에 들어서니 세월의 흔적이 남들 보다 더 도드라져 보여 레이저 시술 역시 다양하게 받아봤다. 하지만 40대에 접어든 지금은 레이저 시술보다 마사지를 선호한다. 잦은 레이저 시술로 만들어진 피부는 건강하다기보다 인위적인 느낌을 주지만 마사지는 다르다. 얼굴 마사지는 운동과 같은데 피부 결과 톤, 탄력을 유지하는 데 좋다. 만일 시간이 없다면 뷰티 기어의 도움을 받기 바란다. 난 요즘 ‘메르비’라는 셀프 마사지 기기에 빠져 있는데 초음파와 이온 입자가 피부 겉과 속을 만져주면서 화장품의 유효 성분 흡수를 도와준다. 잠들기 전 에 사용하면 다음 날 피부 톤이 깨끗해 보이고 촉촉함이 느껴지는 건 물론 아침에 얼굴이 부었을 때 해주면 부기가 가라앉으면 서 얼굴 라인이 다듬어지는 효과도 있다. 다양한 레이저 시술을 경험해본 결과 레이저 시술은 시술 당시의 피부 상태에 맞는 프로그램을 선택해 1년에 한 번 정도 하고, 마사지로 그 상태를 유지해라.

그렇다고 시술을 지양하는 건 아니다. 나 역시 피부 트러블이 올라오면 무조건 피부과로 달려갔으며, 얼굴 탄력이 너무 고민이었을 때는 실 리프팅에 도전했는데 직접 경험해본 시술 중 가장 만족스러웠을 만큼 효과가 좋았으니까. 나 역시 거친 과정이기는 하지만 과유불급이라고 가는 세월을 어떻게든 부여 잡겠다는 조급증에 이것저것 욕심 내지 마라는 얘기다. 메이크업 역시 마찬가지. 나이가 들수록 스킨케어는 더해도 좋지만 메이크업은 덜어내는 것이 더 우아한 선택이다. 난 터치 바이 이경민 ‘크로커 듀얼 컨실러’로 눈 밑을 밝히고 잡티를 가린 뒤 로라 메르시에 ‘크렘 아이라이너’로 아이라인을 그리고 아이 라인이 번지지 않도록 유분을 잡아주기 위해 아르마니의 섀도를 덧바르는 정도에서 메이크업을 끝낸다. 지금까지 이 방법을 고수하고 있는 걸 보니 가장 나다운 방법을 찾았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컨실러는 강추하는 아이템인데 나이 든 티를 자연스럽게 커버해주는 최상의 아이템이니 파우치에 꼭 챙기시길.

마지막으로 끊임없이 움직이라고 얘기해주겠다. 난 운동을 워낙 좋아하는데 20대 때는 활동적이고 다이어트에 도움 되는 운동을 많이 했다면 지금은 내가 즐길 수 있는 운동이 몸은 물론 정신 건강에도 좋다는 걸 깨달았다(그래서 찾은 운동이 승마다). 나이가 든다는 건 모든 것에 관대해지면서 여유로워진다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과정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 여유로움이 나를 가꾸는 데 소홀히 해도 된다는 것과 같은 이야기여서는 곤란하다. 30대에는 눈가 주름, 팔자 주름처럼 굵직한 것만 눈에 띄었다면 40대에는 신경 쓰이는 부위가 1백군데로 늘어나는데 자포자기 심정으로 넘겨서는 안 된다. 내 나이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묻고 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렇게해서 내가 찾은 기본적인 방법은 이거다.

먼저 몸이 건강하면 자연스레 피부도 건강해지니 나이가 들수록 좋은 음식을 먹고 즐길 수 있는 운동을 찾기 바란다. 두 번째는 좋은 화장품이다. 세월을 거스를 필요는 없지만 적당히 감출 수 있는 노하우가 필요한 법인데 화장품만 한 것이 없다. 내가 파운데이션 대신 컨실러에 정착하고 20 대에 자외선 차단제에 소홀했음에 지금 땅을 치고 후회하면서 기능성 화장품에서 일종의 안식을 찾게 된 것처럼 말이다. 뷰티는 끊임없는 관심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자기 만족이며 건강함이 중요하다. 아무리 예뻐도 피곤하거나 힘들면 예뻐 보이지 않는 법이니까.

-김재현(럭키슈에뜨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에디터
뷰티 디렉터 / 송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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