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사람은 길들여지지 않는다 했던가. 늘 가슴속에 반짝이는 판타지를 간직한 채 얽매이지 않는 자유분방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진정한 보헤미안. 디자이너 안나 수이가 새로운 향수 라뉘드보헴(La Nuit de Boheme)의 론칭을 위해 7년 만에 서울을 찾았다.

고백하건대 패션 세계는 겉에서 보는 것만큼 아름답기만 한 곳은 아니다. 유유자적 강가를 떠다니는 척하지만 실은 쉴 새 없이 발길질을 하고 있는 백조에 자주 비견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곳이 바로 백스테이지다.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스태프와 모델들, 그리고 그 속에서 꽥꽥 고함을 치는 디자이너…. 그곳은 전쟁터와도 같다. 런웨이가 수면 위의 백조라면 백스테이지는 바로 물 아래 풍경이랄까. 하지만 안나수이의 백스테이지는 조금 달랐다. 다른 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특유의 여유로움 같은 것이 있다. 그녀가 사랑해 마지않는 로큰롤 음악이 흐르고, 사람들의 웃음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어쩌면 백스테이지에 한쪽에 차려지는 샴페인 탓일지도 모르겠다. 여유가 넘치는 모델과 스태프들, 그리고 그 속에서 디자이너 안나 수이가 특유의 느릿느릿한 말투로 인사를 건네는 모습이 내가 기억하는 안나수이의 백스테이지다. 쇼를 목전에 둔 순간조차 진정으로 자신의 인생을 즐기며 자신과 그 주변 사람들의 영혼까지 자유롭게 만들어버리는 진정한 의미의 보헤미안. 지난 7월, 서울을 찾은 디자이너 안나 수이를 만나 그녀의 패션과 뷰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모델 이혜정의 품에 안긴 향수는 라뉘드보헴 오드투왈렛, Anna Sui 제품.

모델 이혜정의 품에 안긴 향수는 라뉘드보헴 오드투왈렛, Anna Sui 제품.

 

패션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스타일 리스트였던 당신이 처음 디자이너의 길을 걷게 된 계기 가 궁금하다.

70년대 말쯤 나는 완전히 밴드 음악에 빠져 있었다. 너바나를 듣고 또 들었고, 코트니 러브 등과 어울 렸다. 친한 디자이너들의 패션쇼에 초대되기도 했는데, 그러다 문득 ‘지금이 패션에 있어서 하나의 큰 전환기’라 는 생각이 들었다. 그전까지는 패션 좀 안다 하는 사람들 이 하나같이 온통 베르사체로 맞춰 입거나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샤넬로 통일하는 식이었는데, 그 무렵부터 조금 씩 이런저런 스타일을 믹스해서 입는 풍조가 생겨났다. 패션쇼도 마찬가지. BGM으로 로큰롤 음악을 사용하고, 초커를 목에 두르거나, 진을 입은 모델을 런웨이로 내보 내는가 하면 개성 있는 마스크의 소녀들도 하나둘 등장 했다. 이런 변화를 보면서, ‘지금이 바로 나의 스타일을 보여줄 적기!’라고 생각했고 바로 실행에 옮겼다.

 

그래서인가. 데뷔 초 안나수이 컬렉션은 로큰롤 무드로 가득했다. 그때의 안나수이 스타일과 현재의 스타일에 달라진 점이 있다면?

예전에는 빈티지에 그런지 (Grunge) 무드가 조금 더 가미된 스타일을 선보였다면, 아주 최근에는 그런지 무드가 줄어든 대신 스포티한 요소 가 많아졌다. 전에 쓰지 않던 소재도 조금씩 섞어 쓰고, 서프 셔츠나 베이스볼 재킷 같은 아이템도 만든다. 어찌 됐든 이것이 현재의 거대한 트렌드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나수이를 대변하는 세 가지 단어를 꼽는다면?

보헤미안(Bohemian), 페미닌(Feminine) & 로맨틱(Romantic), 그리고 로큰롤(Rock&Roll)!

 

요즘도 로큰롤 음악에 빠져 있는가?

물론! 지난여름에 발매된 잭 화이트의 새 앨범은 정말 최 고다. 수도 없이 들었지만 조금도 지겹지가 않다. 호주 출 신 밴드에도 관심이 많다. 4인조 록 밴드 테임 임팔라 (Tame Impala)와 자그와마(Jagwa Ma)의 앨범은 콕 집 어 어떤 곡이 좋다고 할 수 없을 만큼 훌륭하다. 지난 컬 렉션 때 BGM으로 쓰기도 했다.

 

패션쇼 얘기를 하니 떠올랐는데, 최근 눈여겨보는 한국 모델이 혹시 있는가?

수주! 너무나 아름다운 페이스다. 패션 센스가 뛰어나고 비율도 좋아서 흠잡을 데가 없다. 대체로 한국 모델들이 아시안 중에서도 키가 크고 신체 조건이 좋은 편이다. 피부도 곱고. 전에 함께 작업한 모델 로는 혜박이 기억에 남는다. 동양인이면서도 우아하고 세 련된 마스크를 가지고 있었다. 그녀와는 아마 몇 시즌이 고 함께 했을 거다. 김다울도 생각난다. 자신의 책(<서울 의 보물창고>)을 내게 선물해주었는데, 거기에 소개된 핫 플레이스를 보면서 서울 여행을 갈망하곤 했다. 모델로서 는 물론이고 재능이 많은 친구였는데, 자살 소식을 듣고 너무나 슬펐다.

 

당신은 최고의 디자이너인 동시에 색조 화장품을 만들기 도 하고, 향을 이미지화하기도 한다. 이런 작업들은 당신 에게 어떤 의미인가?

패션은 나에게 ‘일’이지만, 뷰티는 조금 다르다. 화장품이나 향수만큼은 나 역시 오랜 시간 소비자였고, 심지어 지금도 그러하니까. 나는 화장품 쇼 핑하는 걸 몹시 좋아한다. 새로운 화장품이 나오면 당장 써보고 싶고 남의 화장품이 궁금하고 그렇다. 예쁜 화장 품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들뜨고 흥분될 정도니, 이 것을 ‘일’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그렇지 않을까.

 

처음 ‘안나수이 클래식’ 향수를 만났을 때도 그랬겠다.

엄청 들떴다. 마침내 완성된 향수가 눈앞에 놓여졌는데, 보틀이 마음에 쏙 들었다. 보랏빛이 도는 유리를 블랙 프레 임으로 감싼 디자인은 마치 ‘요술 거울’처럼 보였다. 물론 향도 좋았다. 아시다시피 장미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꽃 이다. 그 시절 나는 시장에 가서 장미를 잔뜩 구입해 침실을 채우곤 했는데, 그러다 향의 영감을 얻었다. 불가리안 로즈를 미들 노트에 풍부하게 배합해서 완벽하게 그때의 느낌을 구현했다.

 

사실 ‘안나수이 향수’ 하면 장미랑 달콤한 과일 향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역시 본인의 취향이 반영된 것인가?

어느 정도 그렇다(웃음). 특히 오렌지를 거의 매일 먹을 정도로 좋아해서 안나수이 향수에도 오렌지나 레몬 같은 시트러 스 향조를 자주 쓴다. 샴페인처럼 톡톡 터지는 느낌이 나 도록. 솔직히 꽃은 장미와 작약을 편애하지만, 과일은 가 리지 않는다. 아! 최근에 매료된 것이 또 있다. 한국에 온다고 하니 누군가 추천해줘서 신라호텔의 망고 빙수를 먹어봤는데, 놀라운 맛이었다! 다음에는 향수에 망고 향 을 더해볼까 생각했을만큼 완전히 반해버렸다.

 

새로운 향수 이야기를 해보자. 라뉘드보헴은 어떤 향수인가?

라뉘드보헴(La Nuit de Boheme), 즉 ‘보헤미안의 밤’이라는 뜻이다. 2012년과 2014년 안나수이 스프링 컬렉션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향수로 보헤미안 소녀에게 숨겨진 비밀스럽고 관능적인 모습을 표현했다. 골든 애플과 블랙베리를 톱노트로 썼고, 연꽃과 장미를 더했다. 프루피 플로럴 계열이라 뻔하다 여길 수 있으나 지금까지 선보인 안나수이 향수 중 가장 화려하고 황홀한 향이라고 자부한다. 안나수이 향수 최초로 오드퍼퓸도 함께 선보인다. 두 가지 모두 완전 ‘안나수이 스타일’의 금방이라도 날아갈 것처럼 반짝이는 동화적인 패키지에 담겨 있는데, 오드투왈렛은 전체 골드, 오드퍼퓸은 골드와 블랙가 믹스되어 있다.

 

확실히 지금까지의 안나수이 향수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어딘지 도색을 띤달까. 심경의 변화라도 있었나?

옷장을 채우는 일과 비슷한 것 같다. 우리가 처음부터 드레스를 구입하는 건 아니잖은가? 일단 매일 입을 수 있는 편안하고 심플한 옷을 하나, 둘 마련하다 그것이 어느 정도 풍족해지면 그제야 특별한 날을 위한 보다 화려한 혹은 격식 있는 의상에 관심을 갖게 된다. 향수도 마찬가지다. 처음 안나수이 향수를 선보였을 때는 누구나 매일 뿌릴 수 있는 부담 없는 향을 만들고 싶었다. 화이트 티셔츠 나 진처럼 캐주얼한 차림과 잘 어울리는 가볍고 프루티 한 향수를 먼저 선보인 건 그런 이유에서다. 안나수이 향 수는 점점 더 확대되었고, 소비자의 취향도 진화했다. 지금 필요한 건 보다 특별한 향이다. 우리는 이브닝드레스 와도 매치할 수 있는 글래머러스하고 화려한 향수를 원했고, 그것이 바로 라뉘드보헴이다. 또 하나의 이유를 들자면, 안나수이 향수가 전보다 많은 나라에 진출한 탓도 있겠다. 아시아에 비해 중동 지역 여성은 좀 더 무겁거나 중성적인 향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성숙한 이미지의 향수를 만들었는데, 다행히 최근 아시아 여성 역시 슬슬 그러한 향을 찾기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최근 한국에서는 니치 향수 브랜드가 인기다. 대표적인 디자이너 향수 브랜드로 니치 향수 브랜드에는 없는 안나수이 향수만의 매력은 무엇인가?

며칠 전 론칭 행사를 하고 많은 한국 기자들을 만났는데, 인터뷰를 할 때마다 “나의 첫 번째 향수가 바로 안나수이예요!”라며 인사를 하더라. 이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안나수이는 전 세계 많은 여성과 함께 성장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안나수이 향수를 안다. 그뿐 아니라 그들은 안나수이 향수에 대한 아주 구체적인 인상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역사가 오래되었다고 혹은 돈이 많다고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 다. 또 하나, 디자이너 향수에는 여느 향수 브랜드에는 없는 각각의 ‘판타지’가 존재한다. 샤넬을, 지방시를, 안나수이를 입을 수는 없지만 향수는 다르다. 쉽게 구매할 수 있 고, 향수를 뿌리는 것만으로도 그 브랜드를 온전히 경험 할 수 있다.

 

안나수이 향수에 담긴 판타지는 무엇인가?

여느 향수들 에 비해 안나수이가 많은 마니아를 거느릴 수 있는 까닭은 무언가 특별한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그것을 ‘야망’이라고 생각한다. 수이 러브, 수이 드림, 플라잇 오브 팬시, 라뉘드보헴까지. 우리는 늘 극도로 여성스럽지만 그 내면에는 꿈과 패기를 가지고 있는 여성을 이상향으로 여기며 향수를 만들었다. 그리고 당연한 거겠지만, 우리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보헤미안’ 무드를 느끼기에도 이만한 게 없다.

 

그 이상향이란 것이 그동안의 안나수이 광고 모델들-제시카 스탬, 헤더 막스, 릴리 콜, 프리다 구스타브손, 크리 스탈 코플랜드 등- 같은 이미지를 말하는 것인가? 어쩐지 나처럼 평범한 여성은 안나수이 향수를 뿌리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이 들고야 말았다.

외적인 부분만 보면 그들 은 분명 내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얼굴이다. 큰 눈과 동 그란 베이비 페이스의 모델들을 ‘안나수이 돌리’라고 부르는 사람이 있을 정도니 뭐. 하지만 향수나 패션은 겉으로 보여지는 것만큼이나 그것이 풍기는 이미지 혹은 분 위기도 중요하지 않은가. 때문에 단순히 ‘이상적인 얼굴’ 이 아닌 ‘뮤즈’를 묻는다면 내 대답은 달라진다. 구체적인 인물을 들자면 애나 메이 왕(Anna May Wong)이 그것에 가깝다. 무성 영화 시대의 유명했던 중국계 배우인데, 특히 그녀가 <상하이 익스프레스> <피카딜리> 등의 영화 에서 보여준 스타일에 완전히 매료되어 있다. 그녀는 ‘전형적인 미인상’은 분명히 아니다. 하지만 나는 지난가을 컬렉션에서 그녀를 뮤즈로 삼기도 했다. 처음으로 아시안 여성을 뮤즈로 삼은 것이다. 그녀가 즐겼던 스타일과 컬러, 뱅 헤어 등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는데, 나의 보헤미안 감성과도 굉장히 잘 맞아떨어졌다. 자, 그러니 당장 안나수이 향수를 즐겨도 좋다!

 

돌체&가바나, 크리스찬 루부탱, 구찌 등 최근 패션 하우스들이 차례로 코즈메틱 라인을 선보이거나 출시할 예정 이다. 이들과 다른 안나수이 뷰티만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안나수이 화장품은 내가 직접 개발부터 판매, 마케팅까지 모든 과정에 관여한다. 모든 프로세스를 내가 이해하고 있다는 건 계속해서 하나의 콘셉트를 이어갈 수 있다는 의미에서 굉장히 중요하다. 블랙라커, 보라색 패키지, 장미나 나비 문양 같은 것이 안나수이 아주 초창기 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사용되고 있다. 브랜드의 이미지도 마찬가지다. ‘판타지’ ‘보헤미안’ ‘로큰롤 스타일’ ‘프린 세스 이미지’ 같은 것들은 지속적으로 반복되어왔고, 이런 것들이 소비자들로 하여금 ‘안나수이’라는 브랜드를 100% 이해하고 기억하게 만든다. 물론 때로는 이 모든 것이 발목을 잡기도 하지만.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지만, 가장 애착을 가지고 있는 제품도 있겠다.

안나수이 립스틱 400번과 401번. 두 가지 모두 선명한 레드 색상이다. 오늘도 그 두 가지를 섞어 발랐다. 향수는 새로운 제품이 나오면 한동안은 그걸 사용하지만, 신기하게도 결국엔 늘 ‘시크릿 위시’로 돌아갔다. 그러다가 라비드보헴(La Vie de Boheme)이 나왔을 무렵부터 취향에 변화가 생겼다. 조금 강한 향도 즐기게 되었다. 나이가 들었다는 뜻일까? 지금은 라뉘드보헴 오드투왈렛에 푹 빠져 있는데, 새로 나온 향수여서가 아니라 진심으로 즐기고 있다.

 

개인적인 질문으로 넘어가겠다. 한국에서는 최근 ‘언니들의 뷰티’가 이슈다. 40~50대 이상이 되어서도 아름다움을 유지한 배우나 셀렙을 롤모델로 삼는 어린 여성도 많아졌다. 그들에게 언니로서 팁을 준다면?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겪어서라도 내 피부에 진짜 잘 맞는 ‘잇’ 아이템 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나의 경우는 안나수이 딥 클렌징 오일이었다. 건조하면서도 여드름이 끊이지 않았던 피부 가 이 제품을 사용하고 눈에 띄게 달라졌다. 지금은 내가 어렸을 때에 비해 좋은 제품도 무척이나 많고 다양하며, 쉽게 구할 수 있다. 여드름 케어 제품이라고 해서 예전처럼 피부를 무조건 건조하거나 예민하게 만들지도 않고. 이건 정말 행운이다. 많이 써보고 좋은 제품을 찾는 것을 게을리하지 말라고 조언하고 싶다. 한국에는 저렴하면서 도 효과가 좋은 화장품도 많지 않나! 그건 그렇고, 그 ‘언니들의 뷰티’라는 것, 나도 참 궁금하다. 도대체 한국 배우들의 피부 비밀은 무엇인가?

 

<더블유>를 정독하면 알 수 있다. 일단 페이스북 팔로잉부터 하라. 아, SNS는 하나?

물론이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까지 한다. 물론 브랜드 차원 에서 공식적으로 운영하는 것이지만, 적어도 하루에 한 번, 보통은 하루 일과를 마치고 저녁 시간에 꼬박꼬박 접속해서 타임라인을 확인하고 포스팅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페이스북이 가장 잘 맞는다. 언제 어디서든 친구들과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점도 편리하고.

 

요즘 당신에게 영감을 주는 것은?

사실 한국에 오기 전 막 스페인을 여행하고 온 참이다. 그곳에서 나는 아르누보 스타일에 완전히 매료되었다. 가우디를 중심으로 한 스페인의 아르누보 스타일은 굉장히 독특했고, 나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 하나를 추가하자면 로큰롤 음악들!

 

스페인 이야기를 하는데, 문득 무척이나 행복해 보이는 표정을 지었다.

순간순간이 기억에 남는다. 이번 여행은 엄마와 함께했는데, 교외의 한 작은 마을에 갔을 때가 생각난다. 엄마는 내게 그곳에서 아빠를 처음 만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너무나 로맨틱하지 않은가!

 

마지막 질문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뷰티 시장이 변함에 따라 안나수이 뷰티도 자연스레 변화기를 맞고 있다. 일단 네일 라인을 강화할 예정이다. 한국이나 일본 등지에서 네일 시장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어디에서 어떤 여성을 보더라도 네일 케어를 안 한 여성을 찾기가 힘들 정도다. 라뉘드보헴을 비롯해 새로운 향수도 계속해서 출시할 예정이고, 이번에 한국에서는 란제리 컬렉션도 선보였다. 일본에서는 아주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내년 중에 홈 디자인 라인을 론칭할 계획이다. 타월 같은 욕실 액세서리부터 앞치마를 비롯한 주방용품까지, 기대해도 좋다!

위부터|

라뉘드보헴 오드투왈렛|2014년 안나수이에서 선보이는 야심작. 보헤미안 소녀에게 숨겨진 기묘한 관능미를 표현했다. 골든 애플과 블랙베리의 짜릿한 첫 향과 연꽃, 로즈 페탈의 성숙한 꽃향기, 파촐리, 시더우드, 바닐라 오키드의 부드러운 잔향이 어우러진 향수. 아르누보의 영향을 받은 화려한 패키지도 눈길을 끈다. 50ml, 8만5천원.

라비드보헴|로즈 터키시와 스파클링 페어로 화려하게 문을 열고, 곧이어 리치 레드 베리와 드래곤 프루트 향 등 침샘이 고일 만큼 달콤한 향이 펼쳐진다. 호기심이 많고 솔직하며 자연을 사랑하고 여행을 즐기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에게 추천. 장난스러운 듯하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은 느낌을 준다. 75ml, 10만5천원.

플라잇 오브 팬시|안나수이가 추구하는 ‘판타지’를 그대로 향으로 표현했다. 유자, 자바 레몬, 리치 등 열대과일을 풍부하게 배합한 새콤달콤한 첫 향이 인상적이다. 공작 모티프의 보틀 디자인은 따뜻한 햇살 아래 활짝 핀 꿈 같은 세계를 형상화한 것. 50ml, 7만8천원.

페어리 댄스|오리지널 시크릿 위시의 성공에 힘입어 출시된 두 번째 버전. 전작에 비해 한결 따뜻하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이다. 첫 향은 탠저린, 망고, 핑크 페퍼의 톡톡 튀는 과일 향으로 경쾌한 느낌을 주지만, 이내 사라지고 대신 싱그러운 장미 향이 오랜 여운을 준다. 75ml, 9만8천원.

포비든 어페어|해질 무렵 궁전의 문 뒤에서 조심스럽게 데이트를 하는 커플을 모티프로 한 동화적인 감각의 향수. 데이트를 위한 향수라 해도 좋을 만큼 사랑스럽고 로맨틱한 향이지만, 레몬과 레드 커런트가 더해져 어딘지 관능적인 느낌도 풍긴다. 75ml, 9만8천원.

시크릿 위시|숲 속에 퍼지는 달빛처럼 신비롭고 동화 속 요정처럼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향으로 담았다. 나무 사이를 걸을 때 풍기는 향처럼 프레시한 향. 화이트 시더우드와 앰버, 스킨 머스크가 믹스된 따뜻한 잔향도 인상적이다. 75ml, 9만8천원.

안나수이 클래식|안나수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된 최초의 향수. 디자이너 안나 수이가 애정해 마지않는 불가리안 로즈와 라즈베리, 살구, 베르가모트 등 다양한 과일을 믹스한 소프트 로지 플로럴(Soft Rosy Floral) 계열 향수다. 30ml, 5만2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