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이 화보의 영감은 어디서 얻었을까? 저 멋진 장소는 어딜까? 완성된 화보에서는 알 수 없는 카메라 뒤의 광경이 여기 펼쳐진다.

Untamed Glamour 리카르도 티시의 머릿 속을 들여다보기란 쉽지 않다. 이번 F/W 시즌, 한층 나긋해진 지방시의 룩을 보며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정원. 사실 오리엔탈이라는 키워드를 갖고 병풍을 배경으로 찍고도 싶었지만, 결국 선택한 것은 장마철의 위험을 감수하고 푸른 숲으로 향하는 것이었다. 또한 티시가 그려낸 관능적인 나비 모티프의 시폰 드레스와 바우하우스 풍의 밴드 장식을 더한 테일러드 팬츠 룩, 이 두 가지의 메인 룩을 포용하기 위해 후에 바우하우스 모티프의 아트워크를 더하기로 결심했다. 오랜만에 찾은 서울 숲은 비가 온다는 예보 속에 한껏 찌푸리고 있었다. 하지만 음악을 좋아하는 포토그래퍼 박지혁의 감각적인 선곡은 스탭들의 긴장감을 녹이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손빠르기로 유명한 헤어 스타일리스트 이혜영과 메이크업 아티스트 박태윤의 손길을 통해 아방가르드한 지방시의 뮤즈로 태어난 모델 강소영. 척척 손을 맞춘 이 모든 이들의 프로페셔널한 노력 덕에 촬영은 감도 있게, 그리고 재빠르게 이뤄졌고 하늘은 우리의 마음을 읽었는지 촬영이 끝나자마자 비를 한껏 뿌렸다. 나아가 마감 막바지까지 애쓴 이는 그래픽 아티스트 겸 포토그래퍼 표기식. 화보를 섬세하게 이해하기 위해 촬영 현장에 함께 하기도 한 그는 디자이너의 의도를 더욱 견고하게 담은 세련된 아트워크를 더해주었다. 에디터| 박연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