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 제스키에르는 루이 비통에서의 데뷔전으로 크고 짙은 전임자의 그림자를 단번에 걷어냈다. 기함할 정도의 전율과 충격을 선사하는 대신 우리가 입고, 들고, 신고 싶은 루이 비통을 보여주는 쪽을 선택했다. 특히 자신의 정체성을 녹여내면서도 하우스의 위대한 유산에 대한 경의를 표하는 데 집중했다. 그의 첫 번째 루이 비통 컬렉션 곳곳에 드러나는 9개의 키워드는 이를 증명하는 단서다.

볼링백

모노그램 캔버스 소재로 첫선을 보인 볼링 배니티 백을 70년대 무드로 재해석한 뉴 볼링 배니티(New Bowling Vanity) 백은 카펫을 만드는 공법이 가미된 터피티지 소재와 트위드 소재로 이루어졌다.

트렁크

이번 컬렉션의 슈퍼 루키는 루이 비통의 근간인 앤티크 트렁크를 초미니 사이즈로 변형한 쁘띠뜨 말(Petite Malle)백이다. 왜 여태 이 생각을 못했을까 싶을 정도로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아이템이 아닐 수 없다. 더불어 트렁크 모티프의 주얼리도 함께 선보여 하우스의 헤리티지를 영민하게 활용했다.

지퍼

루이 비통의 기성복 컬렉션에서 가장 눈에 띄는 디테일을 꼽자면 단연 지퍼다. 몸매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가죽 미니 드레스부터 벌키한 모피 코트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으로 활약한다. 결과적으로 단추가 아닌 지퍼를 선택해 보다 역동적이고 스포티브한 무드를 연출한다.

벨트

지퍼와 더불어 이번 컬렉션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벨트는 루이 비통 앤티크 트렁크의 내부에서 영감을 받은 아이템. 트렁크 내부에 소지품을 고정시키는 벨트 모양을 고스란히 허리춤으로 가져다 놓은 것이다.

모노그램 플라워

모노그램 패턴을 곳곳에 배치한 액세서리와 달리 기성복에선 좀처럼 모노그램이 눈에 띄지 않는다. 니콜라 제스키에르는 숨바꼭질을 하듯 은밀하게 모노그램을 기성복에 표현했다. 스커트와 팬츠 등에 사용된 에스닉한 꽃무늬 패턴을 자세히 보면 모노그램 플라워가 수줍게 피어 있음을 알 수 있다.

V

창업주의 손자인 가스통 루이 비통이 1901년 선보인 스티머 백에는 마치 기호처럼 V자 표식이 중앙에 자리한다. 니콜라 제스키에르는 바로 이 가방의 V 로고를 대담한 크기의 귀고리 컬렉션에 대입했다.

하이브리드

각각 1934년과 1950년에 선보인 스콰이어 백과 마르소 백의 하이브리드 버전. 두 가방의 공통점인 사다리꼴 형태를 강조하고, 모노그램 캔버스 혹은 색색의 소가죽을 더해 매니시하면서도 모던한 가방을 완성했다.

스피디

루이 비통의 베스트셀링 아이템인 스피디의 뉴 버전은 이전과 닮은듯 전혀 다르다. ‘독(Doc)’ 백이라 명명한 이 가방은 원조 가방의 클래식한 매력을 이어받되 싱글 핸들과 W 형태의 옆면 디자인으로 은근한 파격을 더했다.

다이아몬드 패턴

니콜라 제스키에르가 주목한 건 아카이브의 겉면만이 아니다. 여행용 트렁크 안감의 다이아몬드 패턴을 알마 백과 포셰트 라바트 백에 접목한 것. 리본을 이용해 다이아몬드 패턴을 표현하는 테이핑 기술로 완성한 백은 로장주(Losan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