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 자체만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화이트와 특유의 질감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글리터. 여름을 정복하는 키 아이템으로 떠오른 두 가지 트렌드에 대해서.

파워풀하고 생기 넘치는 화이트

겨울날의 화이트가 서늘함과 고고함으로 무장했다면 이번 시즌에 보여지는 화이트는 조금 다른 뉘앙스를 풍긴다. “하얀색 아이라이너는 마치 파도가 일으키는 하얀 물살 같은 느낌을 주죠. 서핑, 캘리포니아 등에서 영감을 받은 의상과 연결되는 상징적인 장치기도 하고요.” 겐조의 백스테이지를 책임진 메이크업 아티스트 아론 드 메이의 설명이다. 아이라이너만이 아니라 소니아 리키엘 쇼에서처럼 화이트 마스카라를 이용해 속눈썹에만 포인트를 줘도 좋다. 그런가 하면 3.1 필립 림 쇼에서는 광대뼈 주변에 화이트 컬러를 덧발라 하이라이트 효과를 극대화하기도 했다. 이렇게 화이트는 뜨거운 여름과 더할 나위 없는 환상의 궁합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화이트가 비비드한 컬러마냥 파워풀하고 발랄한 분위기만 담아낸 것은 아니다. 이세이 미야케 쇼를 보자. 메이크업 아티스트 알렉스 박스는 흰색과 빛을 이용해 고급스러움을 극대화했다. “아주 조심스럽게 숨을 불어넣듯, 더없이 연약하고 부드러워서 시적인 분위기까지 느껴지는 게 포인트죠.” 이런 피부 표현을 위해서는 화이트 컬러의 크림 베이스를 사용해 컨투어링보다는 하이라이팅에 집중하라고 그는 조언했다. 이처럼 아주 작은 양만으로도 존재감을 한껏 뽐내는 화이트는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미묘하게 달라진다.

1. Nars 하이라이팅 블러쉬(알바트로스) T존과 C존, 턱 끝에 발라주면 얼굴의 입체감이 살아난다. 4.8g, 3만9천원.

2. Sisley 휘또 콜 퍼펙트(스노우) 와일드 로즈 에센셜 오일이 들어 있어 눈가에 자극이 없고, 보습 작용도 발휘한다. 1.3g, 5만3천원.

3. Guerlain 메테오리트 펄 프라이머 피부 톤을 환하게 밝혀주고 피붓결은 매끈하게 다듬어준다. 30ml, 8만7천원.

4. MAC 아이섀도(화이트 프로스트) 폭신하고 부드러운 질감의 아이섀도. 1.5g, 2만6천원.

5. Clinique 처비 스틱 섀도우 틴트 포 아이즈(14호) 은은한 빛을 선사하듯 촉촉하게 발린다 . 3g, 7만원대.

6. Estee Lauder 퓨어 칼라 아이섀도(30호) 눈두덩 전체에 베이스로 바르거나 눈 앞머리를 강조해주면 얼굴까지 화사해 보인다.2.1g, 3 만원.

7. Giorgio Armani 아이즈 투 킬 솔로(12호) 가루 날림 없이 눈두덩에 착 밀착되고 발색도 좋은 아이섀도. 1.75g, 4만2천원.

 

우아함으로 돌아온 서머 글리터

여느 때와 달리 비비드 컬러가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가운데 의외의 선전을 보여주는 것이 있으니, 바로 다양한 입자의 시머와 펄 입자를 활용한 글리터 혹은 메탈릭 텍스처다. 여름의 대명사인 브론즈와 만나야 그나마 존재감을 보이던 메탈릭한 질감이 무겁다, 텁텁하다는 편견을 깬 것. 메이크업 아티스트 발 갈란드는 “메탈릭하게 빛나는 질감은 얼굴에 하이라이트를 줄 뿐 아니라 윤곽을 다듬어주는 동시에 초현실적인 분위기까지 더해주죠. 그래서 우아해요”라고 극찬했다. 이번 시즌 메탈릭 트렌드의 선두주자는 뭐니 뭐니 해도 골드다. 디올과 드리스 반 노튼, 돌체&가바나 쇼 등이 대표적인데 다양한 농담의 골드 펄과 글리터를 눈썹과 눈두덩에 입혀주어 전에 보지 못한 세련되고 우아한 얼굴을 연출했다. 톰 페슈는 막스마라 쇼에서 골드 피그먼트를 마치 오간자를 입히듯 눈두덩에 얇게 펴 발라 고급스러운 얼굴을 연출했다. 골드가 순도 높은 우아함을 보여줬다면 실버나 코퍼, 블루 등의 색이 더해지면 사뭇 다른 무드의 우아함을 드러낸다. 구찌 쇼의 코퍼 글리터는 스포티하면서 강인한 여성성을, 하이더 애커만의 굵직한 입자가 더해진 블랙 아이라인은 중성적인 면모를 엿보게 해준다. 압권은 가면 무도회의 마스크마냥 얼굴을 온통 반짝이는 비즈와 글리터로 장식해 이번 시즌 글리터 룩의 정점을 찍은 지방시!

1. Yves Saint Laurent 글로스 볼 떼(3호) 끈적임 없이 마무리되면서 입술의 볼륨감까지 더해준다. 4.5g, 3만9천원.

2. Shu Uemura 글리터 아이섀도(G641호) 글리터가 흐트러짐 없이 눈가에 오래도록 밀착된다. 각 1.4g, 2만7천원.

3,4. Code Nail 글리터(G302호, G502호) 매끈하고 고르게 발리는 네일 컬러. 10ml, 가격 미정.

5. Bobbi Brown 스파클 아이섀도(미카) 투명하게 발리는 글리터 입자가 눈매에 영롱한 반짝임을 부여한다. 3g, 4만원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