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어디서든, 언제든

W

‘해외 직구(직접 구매)’. 이제는 코흘리개 아이도 알 만큼 보편화된 쇼핑 패턴이 2014년 현재 패션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중이다. 물리적, 시간적 한계를 넘어 하이엔드 패션 아이템 쇼핑의 반경을 전 지구로 넓히고 있는 해외 직구의 2014년 현재와 미래.

누군가 해외 직구를 일컬어 ‘개미지옥’이라 표현했다. ‘격하게’ 동의한다. 자제력의 끈을 놓치는 순간, 시나브로 빠져드는 것이 바로 해외 직구다. 설사 아직 발을 들여놓지 않았을지라도 소싯적 ‘포샵질’이 창궐하는 인터넷 보세 쇼핑몰에서 장바구니 좀 채워본 이들이라면 그 중독성 짙은 단맛을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으리라. 온라인, 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쇼핑은 욕망의 열매 같은 존재라지만 365일 24시간, 어디서나 검지손가락만 움직이면 이역만리에 떨어져 있는 물건도 내 품에 안을 수 있다는 전제까지 깔린 이상, 그 유혹은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심지어 요즘은 PC뿐만 아니라 모바일 기기를 통한 쇼핑률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파르페치(Farfetch)의 CEO인 호세 네베스 역시 이러한 현상을 직접 겪고 있다. “현재 PC 유저들은 전체 방문자의 62%, 스마트폰과 태블릿 유저가 각각 23%, 15%를 차지합니다. 하지만 모바일 기기를 통한 접속이 급속히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 가지 흥미롭게도 대부분의 글로벌 유저들이 아이패드를 이용하는 데 반해 한국 고객들은 주로 안드로이드 기기를 사용하더군요.”

그러고 보니 나 역시 잠들기 전 스마트폰을 이용해 해외 직구를 즐긴다. 모바일 북마크에 담긴 Stylebob, Yoox, Matchesfashion, Ssense, The Outnet, Atelier, Farfetch, Dillard’s, Luisaviaroma, Leam, LN-CC 등의 하이엔드 온라인 패션 멀티숍은 모두 모바일 전용 사이트를 구축했거나 별도의 전용 쇼핑 앱을 운용 중이다. 접근이 쉬운 만큼 충동구매의 확률도 높아지는 것이 사실. 언젠가 이동 중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스마트폰으로 온라인 멀티숍에 접속했다가 황송한 가격에 판매하는 크리스토퍼 케인의 카무플라주 클러치를 목격하곤 이성을 잃었다. 크레디트 카드 번호를 입력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아마도 5분 남짓? 이후 불과 3일 만에 삼중으로 꼼꼼하게 포장된 제품이 도착했다. 그러나 내 덩치에는 가당치도 않을 만큼 앙증맞았다. 이미 지불한 관세와 반품 배송료를 생각하니 피눈물이 났다. 계획에도 없던, 충동구매가 낳은 결말이었다.

하지만 의외의 곳에서 다시금 해외 직구에 대한 욕망이 기지개를 펴고야 말았다. 런던 패션위크 중 내게 배달된 매치스패션의 쇼핑백 안에는 자잘한 선물과 함께 할인 혜택과 일정 금액의 쇼핑 바우처가 들어 있었다. 바보가 아닌 이상 치밀한 마케팅의 소산임을 모르는 바가 아니지만 그 낚시에 기꺼이 걸려들었고 해외에서 해외 직구를 경험했다. 결국 바우처 가격을 훌쩍 넘기고 계획에도 없는 제품까지 구입하게 되었지만 다행히도 이번 쇼핑은 꽤 만족스러웠다. 꽤 저렴한 것은 물론 모두 한국에서는 구경도 할 수 없는 제품이었으니까. 사실 해외 직구의 진짜 매력은 바로 여기에 있다. 선택의 폭이 무한대로 넓어지면서 굳이 외국에 가지 않아도 한국에 바잉된 제품에만 의지할 필요가 없게 된 것. 결과적으로 이제 국내 수입 브랜드와 멀티숍의 경쟁 상대는 이웃한 매장이 아니라 전 세계의 패션 매장이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해외 직구가 오프라인을 완전히 잠식하는 일은 근미래에는 쉽게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알다시피 분명 오프라인이나 온라인 모두 서로의 자리에서 넘볼 수 없는 역할과 장점이 있으니까. 이들은 치열한 경쟁을 통해 각자의 장점을 더욱 극대화할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이 바람직한 광경을 지켜보고 즐기면 그뿐!

QUESTIONS
1. 다른 온라인 하이엔드 패션 멀티숍과 차별화된 강점은?
2. 보다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쇼핑 팁을 알려준다면?
3. 최근 가장 주목하고 있는 브랜드는 무엇이고 그 이유는?
4. 한국 고객들이 특별히 가장 즐겨 구매하는 아이템과 브랜드는?

내 손안에 있소이다
: www.Farfetch.com

1. 파르페치는 독자적인 매장이라기보단 전 세계의 패션 멀티숍을 하나로 묶는 플랫폼 역할을 한다. 파리, 뉴욕, 밀라노, 뭄바이, 이비자 등에 있는 300여 개 이상의 독립 디자이너 부티크와 유명 멀티숍에서 판매하는 10만5천 가지의 제품을 제공한다. 현재 런던의 브라운스(Browns), 파리의 레클레어(L’Eclaireur), LA의 H.로렌조, 뉴욕의 파이브스토리(Fivestory), 룩셈부르크의 스메츠(Smets) 등 진보적인 매장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2. 온라인 쇼핑의 성패는 바로 사이즈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이즈와 핏 옵션에서 정확한 치수를 제공하고 상품에 따라 상이할 수 있는 특징은 파르페치 고객 서비스 팀의 실시간 채팅 서비스를 통해 파악할 수 있다. 보통 접속 후 20초 안에 대응한다. 메일링 리스트에 등록하면 원하는 사이즈가 품절일 경우 재입고 시 바로 알림 메일을 받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구매한 상품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고객 서비스 팀은 무료 환불 절차에 대해 안내할 것이다.
3. 동화적인 상상력과 유머 감각을 지닌 슈즈 디자이너 브랜드 소피아 웹스터(Sophia Webster)와 풍부하고 활기찬 프린트와 쿨한 디자인의 디자이너 브랜드 MSGM, 에스닉한 감각을 젊고 쾌활하게 표현하는 스텔라 진(Stella Jean). 또 런던을 넘어 세계를 매료시키고 있는 디자이너 시몬 로샤는 앞으로 반드시 주목해야 할 레이블이다.
4. 파르페치에서 한국 고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는 지방시, 겐조, 랑방, 몽클레르, 생로랑, 아크네 스튜디오, 골든 구스,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 등이다. –호세 네베스(Jose Neves) CEO and Founder at Farfetch.com

없는 것 빼고 다 있습니다
: www.MatchesFashion.com

1. 매치스패션의 강점은 차별화된 상품 선별과 편집 그리고 고객 관리다. 무엇보다 고객은 모든 것의 중심이고 우선이다. 즉 우리의 가장 큰 목표는 온라인 부티크와 메를리본에 위치한 매치스패션의 오프라인 부티크. 그 어디에서건 고객에게 멋진 쇼핑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다. 일례로 어디서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오직 매치스패션 고객을 위해 감도 높은 기사와 화보로 이루어진 매거진을 오프라인과 온라인에 제공하고 있다.
2. 매치스패션의 위시 리스트 기능을 적극 이용할 것. 좋아하는 상품을 선별해 자신만의 목록을 만들어두길 권한다. 설사 위시 리스트의 상품이 품절되더라도 해당 상품이 언제 다시 입고되는지 이메일을 통해 알려준다. 또 위클리 온라인 매거진인 ‘Style Report’의 화보와 디자이너 인터뷰를 통해 영감과 새로운 브랜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사이즈와 피트에 확신이 안 선다면 상품 페이지의 디테일 사이즈와 핏을 표시한 탭을 확인하길 바란다. 하지만 여전히 구매하는 데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Mystylist’ 팀에게 전화나 이메일로 연락할 것. 매치스패션만의 쇼핑 가이드가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도와줄 것이다.
3. 기성복 브랜드 조 리처드(Joe Richards)와 에어리스(Aries), 아담 립스(Adam Lipps), 가방 브랜드인 폴라 카데마토리(Paula Cademartori), 슈즈 브랜드 아듀(Adieu)를 주목하고 있다. 조리처드는 디올, 셀린, 랑방에서 경력을 쌓은 디자이너로 섬세하고 깨끗하며 웨어러블한 의상을 디자인한다. 에어리스는 쿨한 소녀를 위한 레이블로 멋진 데님, 트레이닝복, 티셔츠를 선보인다.아담 립스는 아메리칸 스포츠웨어의 정수를 담은 의상을 디자인 하는데, 특히 그의 파자마 스타일의 아이템과 플라워 패턴 아이템이 근사하다. 스타일페이지에서 빠진 적이 없는 폴라 카데마 토리의 톡톡 튀는 색상과 장식의 가방과 레이 가와쿠보가 사랑해 마지않는 아듀의 위트 넘치는 신발도 눈여겨보길 바란다.
4. 한국 고객들은 컨템퍼러리와 하이엔드의 믹스 매치를 즐긴다. 신발, 코트, 상의를 주로 구입하는 편인데, 유독 아크네, 겐조, 발렌티노, 생로랑, 발렌시아가, 스텔라 매카트니의 판매율이 높다. –나탈리 킹엄(Natalie Kingham) Head of Fashion at MATCHESFASHION.COM

따라올 테면 따라와봐
: www.LN-CC.com

1. 독보적인 브랜드 리스트와 독창적인 스타일.
2. 새 상품 입고, 재입고, 세일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얻는 방법은 LN-CC의 위클리 뉴스레터에 등록하고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theLNCC)의 계정을 팔로우하는 것이다. 또한 LNCC의 고객관리 팀은 구매 전 사이즈, 피트, 재입고에 대한 문의에 친절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한다.
3. LN-CC에서 독점적으로 선보이는 신발 브랜드 쿨트 도미니(Kult Domini)와 이스트런던 출신의 신진 디자이너 데님 브랜드 포스틴 스타인메츠(Faustine Steinmetz)를 꼽고 싶다. 특히 웨어러블하면서도 독창적인 데님 컬렉션으로 주가를 높이고 있는 포스틴 스타인메츠는 요즘 LN-CC가 가장 사랑하는 브랜드다.
4. 한국 고객들의 구매 패턴을 보면 재킷, 가방, 신발의 비율이 높다. 또 LN-CC를 찾는 한국 고객들은 릭 오웬스, 랑방, 다미르 도마, 양 리의 제품을 많이 구입한다. –샬롯 홀(Charlotte Hall) PR & Marketing Director at LN-CC.com

에디터
컨트리뷰팅 에디터 / 송선민
아트 디자이너
Artwork by LEE HYUN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