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만다 사이프리드는 새침한 고양이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실은 뜨거운 불 속에서 거듭 달궈진 강철 같은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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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지루한 게 가장 무서워요.”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말했다. 몇 년 만에 처음으로 휴가를 다녀온 그녀는 LA에 있는 자기 집에서 전화를 걸고 있다. “리조트에 머물렀어요! 그리고 쉴 수 있다는 게 정말 기뻐해야 할 상황임 역시 잘 알았죠. 하지만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있으려니 겁이 덜컥 나더라고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으면 난 그날은 실패했다는 기분이 들어요. 일이 그리웠던 것 같아요.” 사이프리드가 휴가를 떠난 유일한 이유부터가 계획된 영화 프로젝트가 갑자기 취소되어서였다. 15세 때 드라마 <애즈 더 월드 턴즈>로 데뷔했을 때부터 오는 5월에 개봉하는 세스 맥팔레인의 시대 코미디극 <서부에서 죽는 100만 가지 방법>까지, 28세의 사이프리드는 거의 쉬지 않고 일해왔다.

금발머리에 크고 푸른 눈의 그녀는 예쁜 인형 같은 외모를 가졌지만, 성공한 남자들이 과시용으로 끼고 다니는 여자친구 역이나 전형적인 순진한 아가씨 캐릭터는 거부해왔다. 생김새는 핀업 모델 같을지 몰라도, 사이프리드는 영리하고 직선적인, 독특한 개성의 소유자며, 선택해온 영화 또한 다양하다. 로맨스(<디어 존>, 2010)에서 뮤지컬(<맘마미아!>, 2008)까지 걸쳐 있고, 지난해 개봉한 독립영화 <러브레이스>에서는 유명한 포르노 배우인 <딥 스로트>의 실존 스타 린다 러브레이스 역을 맡아 감정적으로 상처받은 캐릭터를 놀랍도록 아름답게 보여주었다. 사이프리드는 도전을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라이브로 노래 부르는 것이든(2012년 오스카 수상작 <레미제라블>), 에로틱한 섹스 신이든(<죽여줘! 제니퍼> 2009) 가리지 않는다. <죽여줘! 제니퍼>에서 그녀는 메간 폭스와 함께 기억에 남는 러브신을 연기했다. 사이프리드는 그 영화에 대해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우리 둘이서는 키스를 아주 잘했어요. 키스하는 스타일이 비슷하더라고요! 그 장면을 보면 사실 굉장히 섹시해요. 관객들을 위해 한 거였는데 슬프게도 보러 온 관객이 많지 않았죠.” (이 영화의 박스 오피스 성적은 썩 좋지 않았다.) 그녀의 첫 영화 <퀸카로 살아남는 법(2004년)>은 코미디였다. HBO의 몰몬교에 대한 드라마 <빅 러브>에도 출연했고, 아직 개봉일이 정해지지 않은 노아 바움백 감독의 새 영화 <와일 위어 영>에도 나온다. 이렇게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다 보니, 사이프리드 자신은 신비스러움을 간직하고 있다.

그녀는 한 가지 캐릭터만 계속 연기하는 ‘무비 스타’가 아니라, 서로 다른 여러 세계에 들어갈 수 있는 카멜레온이 되기를 일부러 선택했다. “노아의 영화에선, 난 브루클린에 사는 힙스터 여자애예요. 물론 그런 세상은 내가 속한 곳은 아니죠. 그 여자가 되려고 노력하는 건 재밌었어요. 하지만 현실에서 나를 힙하다고 봐줄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을지 모르겠네요.” 펜실베이니아 주 앨런타운에서 자란 그녀는 일종의 이중생활을 했다. 고등학생 시절 <올 마이 칠드런>에 캐스팅되어, 촬영을 할 때는 맨해튼에 가야 했다. 그와 동시에 수업도 듣고, 졸업 무도회에는 네 번이나 참석했다. (“댄스 파티에 완전히 중독되어 있었거든요.”) “첫 남자친구는 드라마를 찍다가 만났어요. 첫 키스를 촬영 중에 했죠. 동화 같았어요. 어릴 때는 상대 배우에게 빠져들지 않기가 힘들어요. 별로 현명한 일이 아닐 때도 있지만, TV 드라마나 영화를 만드는 경험은 정말 무척 친근하고 로맨틱하거든요. 그리고 난 사랑에 빠진 것처럼 연기하는 걸 정말 좋아해요! 섹스신을 찍는 것도 정말 좋아요. 같이 출연한 상대역들은 내 또래에, 섹시하고, 정말로 날 존중해주는 쿨한 사람들이었거든요. 그러니 안 될 것 있나요? 섹스 신 촬영이 재미없었다는 식으로 거짓말하진 않을래요.”

톱과 재킷은 Prada, 수영복 하의는 Eres, 팔찌는 Van Cleef & Arpels, 반지는 Cartier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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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프리드는 내가 3년 전 그녀를 인터뷰했을 때 이런 이야기를 전부 털어놓았다. 저스틴 팀버레이크와 함께 SF 스릴러 <인 타임>을 막 찍고 난 다음이었다. 지금은 코미디 배우 저스틴 롱과 사귀고 있고, 자기 사생활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꺼린다. “그사이 내가 나이 들어서일 수도 있고, 지금은 어딜 가나 소셜미디어가 있어서일수도 있고요. 작년까지는 내가 정말 유명했던 건 아닌 것 같아요. 뭘 하든, 아무도 별 신경 안 쓰는 것 같아서 좋았어요. 하지만 <레미제라블>이 세계적으로 히트했고, 그 이후론 달라졌어요. 내가 익명성을 누릴 수 있었던 시절이 끝난 거죠.” 4년 전에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사이프리드와 마일리 사이러스가 주제가 상 시상을 맡았다는 사실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다. 생각해보면 놀라운 일이다. “그런 괴상한 시기들이 있었어요. 마일리와 나 둘 다 굉장히 긴장했던 게 생각나요. 시상 후에 백스테이지에 있었던 것도 기억나는데, 정말 멋졌어요. 그땐 아무도 날 주목하지 않았는데, 공주가 된 기분이었어요. 할리우드의 마법은 예상하지 못했던 묘한 순간에 찾아왔어요.”

올해 사이프리드는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하는 대신 피츠버그에서 가족 성장 드라마 <파더스 앤 도터스>를 촬영했다. 그녀가 어딜 가든 따라다니는 오스트레일리안 셰퍼드, 핀도 물론 동행했다. <빅 러브>에서 애정 상대였던 아론 폴이 상대역이다. “내 인생에서 큰일은 전부 <빅 러브>에서 시작됐어요. 그 역을 맡았을 때 나는 십대였고, 연기가 내게 가장 중요한 일은 아니었죠. 앞으로 무얼 할지 정하지 못한 상태 였어요. 남은 평생 동안 앨런타운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할 수도 있었어요! 하지만 <빅 러브> 덕분에 연기에 대한 내 감정을 굳힐 수 있었어요.” 그녀는 잠시 말을 멈춘다. “심지어 핀을 데려온 것도 그때였어요. 그전까진 늘 고양이를 키웠는데, 갑자기 촬영장에 개를 데리고 나왔죠.” 이제 핀은 유명해졌다. ‘데이비드 레터맨 쇼’에 사이프리드와 함께 출연했고, 그녀의 인스타그램에 단골로 등장하며, 심지어 자기 트위터 계정도 가지고 있다. “최근에 한국에 갔는데, 사람들이 공항에서 핀의 사진을 들고 있더군요. 예전에는 사람들이 내 이름을 제대로 발음하는 법을 겨우 익힌 정도였는데(사이-프레드), 이젠 내 개에 대해서까지 속속들이 알고 있어요.” 사이프리드는 놀란 목소리로 말한다.

마침 뒤에서 핀이 짖자, 사이프리드는 개를 달랜 후 이야기를 이어갔다. “난 연기에 뒤통수를 맞은 셈이에요. <빅 러브>를 찍을 때, 우연히 하게 된 이 일을 놓치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죠. 지금 나는 내 직업에게 좌지우지 휘둘리고 있어요. 예전에 나는 운이 좋았고 좀 나이브했죠. 지금은 중독됐어요. 중독되었고, 겁이 나지만, 결코 지루한 법은 없어요. 언제나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는데, 어떻게 지루할 수가 있겠어요?” 글 | LYNN HIRSCHBE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