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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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에게 물려받은 막대한 부와 재력, 귀족적인 미모와 우아한 취향을 바탕으로 패션계를 매혹시킨 바네사 트라이나 스노(Vanessa Traina Snow). 천부적 심미안과 감각을 갖춘 그녀가 영위하는 라이프스타일.

쿠튀르 가문 바네사 트라이나 스노는 패션 혈통을 타고났다. “부모님은 굉장히 전통적이고 엄격한 스타일의 소유자였어요.” 그녀가 말한다. “여동생과 난 늘 드레스를 맞춰 입어야 했죠. 하지만 너무 격식을 따지는 것이어서, 우린 조금이라도 개성적으로 보일 수 있는 방법을 궁리하곤 했어요” .전 세계 5억3천만 부라는 판매 기록을 세운 로맨틱 소설계의 여왕으로 군림하는 어머니 대니얼 스틸과 아버지인 선박 갑부 존 트라이나(2011년 사망했다)는 어린 눈으로 바라보기에도 품위가 흐르는 귀족적인 스타일을 선호했다. 열렬한 쿠튀르 고객인 스틸은 딸들을 파리 컬렉션과 피팅 룸에 자주 데리고 다녔다. “우린 언제나 옷 입기 놀이를 했어요. 주로 어머니의 베르사체와 샤넬 같은 럭셔리 브랜드로 한껏 치장하는 식이었죠.” 어릴 때부터 하이패션을 보고 자란 바네사는 자연스럽게 패션계에 융화될 수 있었고, 2012년 아티스트이자 사진가 막스 스노(Max Snow)와 결혼할 때는 리카르도 티시가 디자인한 지방시 오트 쿠튀르 드레스를 입고 화려한 예식을 올렸다.

1. 라스 비너스 소파로부터 영감을 얻은 카우치. 2. 막스 스노의 2013년 아트워크 ‘타이거 모스(Tiger Moth)’.

1. 라스 비너스 소파로부터 영감을 얻은 카우치. 2. 막스 스노의 2013년 아트워크 ‘타이거 모스(Tiger Moth)’.

예술적인 미학 바네사 트라이나는 알렉산더 왕(고등학교 동문)이나 조셉 알투자라(프랑스 <보그>에서 인턴 기자로 일할 때 처음 만났다) 등을 비롯해 패션계를 뒤흔드는 디자이너 친구들과 서로 영감을 주고받는 패션 인사이더다. 그녀만의 독특한 모던 미학을 가지고 이들의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하면서, 최근엔 새로운 리테일 영역으로도 발을 넓혔다. 또 라이프 스타일 e-커머스 사이트 ‘라인(Line)’의 공동 창설자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기도 하다. 소호에 위치한 로프트는 그녀에겐 쇼룸이자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험하고 발전시키는 작업실 역할을 하는데, 이 공간에는 그녀의 예술적 미학이 반영된 오브제로 가득 차 있다. 남편 막스가 디자인한 골드 마블 테이블부터 장 프루베의 스툴, 가족으로부터 물려받은 수많은 유산이 장식되어 있는데 최근에는 뉴욕 숍 드 베라(De Vera)에서 발견한 소품과 라인의 청금석 박스가 추가되었다.

온라인 최고의 앤티크 마켓인 1stdibs.com에서 그녀와 막스는 한스 웨그너의 의자, 18세기 금고, 브라질의 디자이너 세르지오 로드리게즈의 칸투 체어 등을 찾아냈다. 집 곳곳에 놓인 예술품과 마찬가지로, 그녀의 옷장 속 역시 발렌시아가, 셀린 같은 디자이너 피스들과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에르메스 백 같은 클래식한 빈티지 아이템이 혼재되어 있다. “내 시그너처 스타일의 가장 큰 특징은 편안함이에요.” 트라이나는 액세서리를 많이 걸치진 않지만, 제임스 드 지방시와 막스가 함께 만든 결혼 반지나 16세 때 아버지가 선물로 준 반지 등 ‘특별한 의미가 담긴 주얼리’를 선호한다. “주로 이야기가 담긴 물건에 이끌리는 편이에요. 앤티크나 독특한 빈티지 장신구에 매료되는 까닭도 그래서일 거예요!” 글 | Sandra Ballentine

에디터
패션 에디터 / 정진아
포토그래퍼
Jeff Henrik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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