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서 불꽃이 터지듯 반짝이는 메탈부터 태초의 신비로움을 간직한 아프리칸 무드에 이르기까지, 2014 S/S 런웨이를 접수한 매력적이고 유혹적인 액세서리의 모든 것.

SHNING STAR
이번 시즌 런웨이는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에 나올 법한 금은보화로 가득한 보물 동굴이 열린 것처럼 번쩍번쩍 빛났다. 메탈릭 트렌드와 함께 밤하늘의 별처럼 눈부신 광채를 내뿜는 액세서리들이 런웨이를 수놓은 것! 수천 개의 크리스털로 모델의 얼굴을 뒤덮어버린 지방시의 리카르도 티시는 자체 발광하는 스팽글 드레스와 함께 삼각 주머니 형태의 스팽글 백을 출격시켰고, 미우미우 쇼에는 초록색 스팽글을 한땀한땀 엮은 레이스업 부츠가 등장해 혜성처럼 빛났다. 그런가 하면 쿠킹 포일이 구겨진 듯한 설치 예술을 만드는 아티스트 패 화이트의 작품을 연상시키는 은빛 아이템도 눈길을 끌었는데, 미래적인 웨스턴 룩을 선보인 로베르토 카발리는 악어가죽 체인 백을 매치시켰고, 프로엔자 스쿨러 쇼에는 크롬 소재 톱과 함께 곤충과 식물이 어우러진 메탈 네크리스가, 생로랑크리스토퍼 케인 쇼에는 <스페이스 오딧세이>를 연상시키는 현란한 은빛 슈즈가 등장했다.

메탈 트렌드의 진앙지라고도 할 수 있는 랑방 쇼에는 반짝이는 모든 것이 불꽃처럼 터졌는데, 이는 알버 엘바즈가 프랑스 남부를 여행하며 얻은 영감으로 구성된 것! “해변가에서 휴가를 즐기는 사람들은 반짝반짝 빛났지만 결코 행복해 보이지 않았죠. 눈빛은 빛나지 않았어요. 그래서 진정으로 행복하게 빛나는 삶을 위한 옷을 만들겠다 결심했죠.” 퍽퍽한 일상에 지쳐 있다면 보석처럼 빛나는 메탈 액세서리를 꺼내보는 건 어떨까? 알버 엘바즈의 믿음처럼 한결 윤택하고 빛나는 삶을 영위하게 될 테니 말이다.

ART POP
예술에서 흘러온 즐거운 바이러스는 미학적인 호기심과 강렬한 시각적 유혹을 선사하며, 런웨이에서 눈부시게 파열했다. 덕분에 패션쇼장은 현란한 색감과 초현실적 프린트, 쿠튀르적 기법이 어우러진 예술 작품으로 가득한 아트 바젤이 열리는 현장과도 같았다. 이 트렌드의 선봉장인 샤넬은 그랑팔레 전체를 샤넬 갤러리로 둔갑시켰는데, 모델들은 옷과 액세서리를 캔버스 삼아 작품 활동을 한 듯 무지갯빛의 붓터치가 가미된 아이템을 몸에 걸치고 있었으며, 프라다는 벽화가와 일러스트레이터를 초대해 여성의 페미니티와 파워라는 주제로 쇼 전체를 그들이 그린 드라마틱한 벽화로 채우고, 옷과 가방 안에도 작가들의 매혹적인 예술 작품을 담았다.

셀린의 피비 파일로마저 맥시멀리스트로 선회하며 예술적 감성을 유감없이 발휘했는데, 원형으로 뚫린 클러치나 존 체임벌린의 작품처럼 구겨진 철제 뱅글과 슈즈는 당장 컨템퍼러리 갤러리에 전시되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 한편 색종이를 이어 붙인 듯한 생로랑의 슈즈와 기하학적인 롤랑 무레의 백, 프라발 구룽의 팝아트풍 선글라스는 근대 추상 미술을 연상케 했다. 올봄에는 아트피스에 버금가는 액세서리와 함께 예술적인 탐닉에 빠져보는 건 어떨지!

SPORTY COUTURE
최근에 일고 있는 스포츠 아이템의 신분 상승 현상은 눈부실 정도다. 프레타 포르테는 물론 패션 판타지의 꼭짓점인 쿠튀르 컬렉션까지 장악했으니 말이다! 이번 시즌 스포티 무드는 극도로 화려하고 섬세한 ‘프레타 쿠튀르’ 트렌드와 만나며 우주 대폭발처럼 쏟아져 나왔다. 먼저 로맨틱한 3D 꽃 장식을 적극 활용한 마르니는 옷 곳곳에 밴딩 장식을 사용해 스포티 무드를 가미했는데, 크리스털과 주얼 장식으로 뒤범벅된 선바이저와 반짝이 스파클을 버무린 통굽 샌들은 쿠튀르 스포티즘의 정점이 되었고, 프라다는 축구 선수들의 양말과 고무 스포츠 샌들에 총천연색 크리스털을 주렁주렁 장식해 스포티 무드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이처럼 못난 생김새 탓에 패션 피플에게 늘 뒷전이었던 스포츠 샌들의 화려한 비상 역시 눈여겨볼 만한데, 지방시는 투명한 플라스틱 소재의 플랫 샌들 뒷부분에 크리스털을 박아 넣었고, 아퀼라노 리몬디 쇼에는 신비로운 원석이 박힌 플랫 샌들이 등장했다. 이 외에 송치 스니커즈에 주얼과 프린지 장식을 달아 에드워디언 무드를 더한 마크 제이콥스, 컬러풀한 아노락 점퍼에 챔피언 복서를 연상시키는 금빛 메탈 벨트로 대단한 존재감을 각인한 에밀리오 푸치, CC 로고가 페인팅된 샤넬 백팩에 이르기까지 패션계는 피트니스에 대한 사랑에 푹 빠져 있다. 다가오는 봄, 이토록 아름다운 스포츠 아이템과 함께라면 다이어트를 위한 운동 열망도 활활 타오르지 않을까?

AFRICAN COOL
이번 시즌 디자이너들은 아프리카에 끝없는 동경을 보냈다. 원초적 아름다움을 간직한 아프리카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원색적인 즐거움을 패션에 녹인 것! 원시 부족의 토속적인 패턴과 화려하고 강렬한 색감이 어우러진 아프리칸 무드는 다양한 문화권의 전통적인 복식과 어우러지며 이색적인 파열음을 냈다.

이 트렌드의 중심에 선 것은 출렁이는 프린지 장식과 동물 패턴! 알렉산더 매퀸은 원시적인 뱀피 패턴과 마블 소재를 버무려 미래적인 슈즈를 만들어냈고, 셀린 쇼에는 거친 붓터치가 담긴 룩과 함께 나바호족의 패턴에서 영감을 얻은 듯한 프린트 스카프와 원색의 프린지 백이 등장했으며, 구찌발렌티노 런웨이에도 바닥에 닿을 듯 길이가 긴 프린지가 장식된 백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그런가 하면 드리스 반 노튼은 원초적인 술 장식 주얼리와 토속적인 문양이 어우러진 백을 반짝이는 금빛 팔레트와 버무렸고, 디스퀘어드 듀오는 사파리 투어에서 갓 튀어나온 듯한 아프리칸 리조트 룩을 연출했는데, 하늘로 솟은 라피아 모자와 싱그러운 수풀이 담긴 백에는 활기찬 대자연의 에너지가 넘실거렸다. 이번 시즌 런웨이를 물들인 대지 위의 풍요로운 색감과 신비한 분위기가 어우러진 아프리칸 무드는 태초의 아름다움을 안겨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