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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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특유의 로맨틱하고 센슈얼한 감성을 디자인에 투영해 동시대 여성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액세서리 디자이너 세 명. 독자적인 미의식과 세계관, 확고한 취향을 불어넣은 그들의 액세서리 파라다이스.

런던의 오래된 음식점인 시푸드 레스토랑 ‘Scott’s’에서 최신 컬렉션의 테마 ‘마린’을 표현하며 귀엽고 우아한 바다의 세계로 안내해준 디자이너 샬롯 올림피아.

런던의 오래된 음식점인 시푸드 레스토랑 ‘Scott’s’에서 최신 컬렉션의 테마 ‘마린’을 표현하며 귀엽고 우아한 바다의 세계로 안내해준 디자이너 샬롯 올림피아.

달콤한 판타지
어머니는 70년대에 활동한 슈퍼 모델인 안드리아 데럴, 아버지는 영국의 부동산 왕 기 데럴. 그리고 여동생은 소셜리스트 앨리스 데럴이다. 이토록 화려한 가족에 둘러싸여, 살롯 올림피아(Charlotte Olympia)는 슈즈 디자이너로서의 커리어를 착실하게 쌓아왔다. 런던의 잇걸이자 패셔니스타였던 샬롯 올림피아는 코트위너즈에서 슈즈 디자인을 배운 후, 2008년 자신의 레이블을 설립하며 여심을 흔드는 트렌디한 액세서리 디자이너의 반열에 올랐다. 거미줄과 고양이, 하트 모양 밑창, 독특한 솔 등 장난스럽고 키치한 매력이 넘치는 디자인은 샬롯 올림피아가 그리는 달콤한 판타지의 세계로 인도한다.

1. 샬롯이 디렉팅한 환상적인 캠페인 비주얼. 2. 마린걸 프린트가 담긴 귀여운 클러치는 라 꼴렉시옹에서 구매할 수 있다. 3. 유머러스한 인형과 르네상스 무드가 접목된 샌들. 4. 이번 시즌 컬렉션의 테마는 ‘바다’. 산호에서 영감을 얻은 슈즈를 제작했다. 5. 우아하면서도 키치한 로브스터 모양의 슈즈. 6. 해저 깊은 곳에 있을 것만 같은 보물 상자를 연상시키는 클러치.

1. 샬롯이 디렉팅한 환상적인 캠페인 비주얼. 2. 마린걸 프린트가 담긴 귀여운 클러치는 라 꼴렉시옹에서 구매할 수 있다. 3. 유머러스한 인형과 르네상스 무드가 접목된 샌들. 4. 이번 시즌 컬렉션의 테마는 ‘바다’. 산호에서 영감을 얻은 슈즈를 제작했다. 5. 우아하면서도 키치한 로브스터 모양의 슈즈. 6. 해저 깊은 곳에 있을 것만 같은 보물 상자를 연상시키는 클러치.

당신이 생각하는 샬롯 올림피아의 특징은?
컬러풀하고 여성스럽고 아이템에 깃든 유머. 매 시즌 컬렉션에서는 색감이나 소재에 의해서 특정 무드를 만들어낸다. 아름다운 것들을 변형하고 조합하는 것이 내 창조의 원천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것으로부터 영향을 받나?
샬롯 올림피아의 핵심은 할리우드 글래머다. 40년대, 50년대의 황금기에 향수를 느끼는 것이 브랜드 감성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최신 컬렉션은 바다 속 이야기로 선박 여행이나 해양 자연 등 아름다운 모든 것으로부터 영감을 얻었다.

요즘 매료되어 있는 것이 있다면?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이 좋아서 전부 읽었다. 그리고 핀업, 리타 헤이워스나 마릴린 먼로 등 전설적인 할리우드 스타들이 등장하는 오래된 흑백 영화를 좋아한다. 데번 해안의 작은 섬에 있는 알디고 호텔, 버 아일랜드(Burgh Island)에 푹 빠져 있는데, 이곳은 애거서 크리스티도 방문해서 소설을 쓴 곳이라고. 신화에 등장하는 동물, 특히 유니콘을 좋아하고 이번 시즌의 테마가 된 인어는 도자기 제품을 모을 정도로 열광적인 팬이다.

출산 후 디자이너로서의 변화가 있었나?
어린 여자아이를 위한 컬렉션 ‘INCY’를 시작했다. 실제로는 3명의 남자아이를 키우고 있어서 괴물이나 레고를 가지고 노는 정신없이 바쁜 나날이 이어지고 있지만 말이다(웃음).

당신이 매력적으로 느끼는 여성은?
할머니인 제하비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대의 여성으로 굉장히 글래머러스하고 우아했다. 웨이브가 들어간 40년대풍의 헤어스타일과 빨간 립스틱은 그녀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이다.

디자이너로서 여성이라는 점은 어떤 장점이 있을까?
나는 신었을 때도 벗었을 때도 예쁜 신발을 만들고 싶다. 하지만 기능보다 모양을 우선시하는 디자인은 절대 없다. 여성인 덕분에 내가 디자인한 것을 모두 신어볼 수 있기에 걷기 편한지 체크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나의 디자인 철학 중 하나는 ‘하이힐은 밤까지 신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다시 태어나도 여자로 태어나고 싶나?
인어가 되고 싶다. 너무나도 사랑하는 힐은 포기해야겠지만(웃음).

초현실적인 아름다움이 깃든 주얼리를 만드는 디자이너, 델피나 델레트레즈.

초현실적인 아름다움이 깃든 주얼리를 만드는 디자이너, 델피나 델레트레즈.

초현실적인 아름다움
펜디의 액세서리 디렉터 실비아 펜디의 딸인 델피나 델레트레즈(Delfina Delettrez)는 샤넬의 오트 쿠튀르에서 스타일링을 담당하고 있던 2007년, 주얼리 디자이너로 전향해 자신의 이름을 건 브랜드를 설립했다. 최근에는 펜디와의 협업을 통해 액세서리를 선보이기도 하는데,눈이나 손, 곤충과 같은 초현실적 요소를 모티프로 한 그녀의 예술적 작품들은 기괴하지만 우아하고 아름다운 광채를 뿜어낸다.

1. 진짜로 오해할 정도의 치밀한 디자인은 곤충 도감을 참고한 것. 2. 1500년의 이탈리아인 화가 주세페 아르침볼디의 화집은 영감의 원천이다. 식물이나 나무의 뿌리를 그린 초자연적인 초상화는 그녀의 세계관과도 연관된다. 3. 최신작 중에서도 델피나가 가장 아끼는 ‘Dots’ 시리즈의 반지. 4. 아틀리에는 이탤리언 모던함을 느낄 수 있는 인테리어로 디자인되어 있다. 5. 그녀를 대표하는 모티프 중 하나인 ‘눈’을 사용한 목걸이. 6. 초현실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그녀의 주얼리.

1. 진짜로 오해할 정도의 치밀한 디자인은 곤충 도감을 참고한 것. 2. 1500년의 이탈리아인 화가 주세페 아르침볼디의 화집은 영감의 원천이다. 식물이나 나무의 뿌리를 그린 초자연적인 초상화는 그녀의 세계관과도 연관된다. 3. 최신작 중에서도 델피나가 가장 아끼는 ‘Dots’ 시리즈의 반지. 4. 아틀리에는 이탤리언 모던함을 느낄 수 있는 인테리어로 디자인되어 있다. 5. 그녀를 대표하는 모티프 중 하나인 ‘눈’을 사용한 목걸이. 6. 초현실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그녀의 주얼리.

당신의 주얼리는 언제 어디서나 강력한 존재감을 발한다.
일반인과는 다른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 주얼리 디자인을 시작했다. 나는 자기 주장이 강한 주얼리가 좋다. 내가 추구하는 것은 기존의 미에 얽매이지 않는 대담하면서도 퇴폐적인 세계다. 예를 들어 형식적인 저녁 식사에서 금색 달팽이가 자신의 어깨 위를 기어간다고 상상해보라. 분명히 당신은 아이처럼 소란을 피우며 소리지를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시시각각 모양을 바꾼다면 곧 매료되고 말 것이다. 이처럼 주얼리는 장식하는 것이 아니라 몸에 걸치는 것이고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줄 이야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당신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아름다운 것은 어디에든 널려 있다. 나는 그 아름다운 모든 것에 영향을 받는데, 일상의 자그마한 것이 내 마음을 풍요롭게 해준다.

당신이 생각하는 델피나 데레트레즈의 특징은?
초현실적, 예측 불가.

당신의 주얼리는 어떤 사람에게 어울릴까?
개성이 강하고 유머가 풍부하며 잘 웃는 여성.

당신이 매력적이라고 느끼는 여성은?
우아하고, 자신감이 흘러넘치는 여성. 그리고 세부적인 것까지 신경을 써서 긴장을 늦추지 않는 사람이다. 1920년대 이탈리아 스타일 아이콘이자 사교계의 꽃이었던 마르케사 카사티의 스타일에서 영감을 얻는 경우가 많고, 40~50년대에 활동한 엘자 스카이파렐리의 선견지명 그리고 초현실적인 부분도 매력적이다.

아이 엄마가 된 것이 디자이너로서 어떤 변화를 불러일으켰나?
딸인 엠마를 낳은 덕분에 나에게 창조자라는 새로운 재능이 생겼다. 임신 중에 가치관이 완전히 바뀌었고, 지금은 딸과 함께 놀 때마다 새로운 발견을 한다. 딸은 내 상상력의 원천이자 변형 가능한 장난감이다(웃음). 딸의 모든 모습이나 행동이 내 창조의 씨앗이 되어준다.

주얼리 디자이너가 여성이라는 점은 어떤 장점이 있을까?
나는 여성 중심의 가정에서 자라왔다. 펜디 가문은 개성 강한 여성들의 집단이다. 모두가 각각의 특징과 재능, 지혜를 가지고 있는데 굉장한 능력을 갖춘 멋진 여성들을 가까이에서 지켜봐온 것은 환상적인 경험이었으며, 창의적 부분에 있어 많은 영향을 받았다.

반대로 여성의 단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로마법으로 왕이 되고 싶어도 절대 못 된다는 것(웃음)!

다시 태어나도 여자가 되고 싶나?
당연하다. 여자가 아닌 것은 상상할 수 없다.

자신의 시그너처 아이템인 북 클러치와 함께 포즈를 취한 올림피아 르탱.

자신의 시그너처 아이템인 북 클러치와 함께 포즈를 취한 올림피아 르탱.

어른들을 위한 동화
낙천적인 웃음과 밝은 캐릭터로 파리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올림피아 르탱(Olymia Le Tan)은 일러스트레이터인 아버지 피에르 르탱이 소유한 방대한 책에서 영감을 얻은 책 모양 클러치로 스타덤에 올랐다. 어린 시절의 추억과 따뜻함이 깃든 컬렉션은 패션 피플들 사이에서 핫한 액세서리로 주목받고 있다.

1. 패션 디자이너로서 더욱 주목을 받게 된 2012 S/S 컬렉션. 2. 귀여운 캐릭터가 담긴 미니 백과  커버를 이용한 클러치. 3. 책장에는 다양한 책 모양의 클러치를 진열해놓았다. 4. 아끼는 자전거, 비앙키와 마린을 테마로 한 이번 시즌의 무드보드. 올림피아의 어릴 적 사진과 글래머 핀업걸의 모습이 담겨 있다. 5. 올림피아 르탱의 아이콘인 책 모양 클러치. 이번 시즌에는 마린 무드를 입었다. 6. 최신 컬렉션에서는 페티시적이고 귀여운 마린 룩을 선보였다. 옷과 배경에도 아버지 피에르 르탱의 일러스트가 담겨 있다. 7. 돛 패턴이 담긴 올림피아 르탱의 귀여운 클러치.

1. 패션 디자이너로서 더욱 주목을 받게 된 2012 S/S 컬렉션. 2. 귀여운 캐릭터가 담긴 미니 백과 <위대한 개츠비> 커버를 이용한 클러치. 3. 책장에는 다양한 책 모양의 클러치를 진열해놓았다. 4. 아끼는 자전거, 비앙키와 마린을 테마로 한 이번 시즌의 무드보드. 올림피아의 어릴 적 사진과 글래머 핀업걸의 모습이 담겨 있다. 5. 올림피아 르탱의 아이콘인 책 모양 클러치. 이번 시즌에는 마린 무드를 입었다. 6. 최신 컬렉션에서는 페티시적이고 귀여운 마린 룩을 선보였다. 옷과 배경에도 아버지 피에르 르탱의 일러스트가 담겨 있다. 7. 돛 패턴이 담긴 올림피아 르탱의 귀여운 클러치.

당신의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는 책 모양 클러치는 패셔니스타의 필수품이 되었다.
책의 겉표지를 이용해 백을 만든다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콘셉트였다. 처음에 제작한 것은 내가 사랑하는 책인 <호밀밭 파수꾼>이었다. 이 아이디어는 대성공을 했고 스스로도 만족해서 브랜드를 대표하는 컬렉션으로 발전시켰다.

요염한 매력의 마린 룩이 모인 레디투웨어 컬렉션도 호평이었다.
4번째로 선보인 레디투웨어의 테마는 ‘항구의 소녀(A Girl in Every Port)’다. 유니폼은 항상 관심이 가는 테마인데, 어릴 때부터 좋아해서 무드보드에도 나와 여동생 클레오의 마린 룩 사진이 붙어 있을 정도다. 특히 해군의 유니폼은 섹시하게 진화시킬 수 있어 매력적이다. 해변가 리조트를 좋아해서 이번 여름은 미국의 아나폴리스로 여행을 떠났는데, 큰 해군기지가 있는 이 마을에서 그 고장 사람들과 해군사관학교의 학생들이 펼치는 클리켓 경기를 관전했다. 그때 사람들이 입은 유니폼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번 컬렉션에 그 당시의 추억을 담았다.

당신이 지닌 창조의 원천은 무엇인가?
여행과 독서. 첫 컬렉션에서는 디자인에 사용한 모든 책을 읽었다. 그 후 의학을 테마로 한 컬렉션에서는 의료 매뉴얼을 전부 읽지는 못했지만 말이다(웃음). 그리고 무엇보다 내 옷장을 알차게 꾸미고 싶다는 욕구.

당신에게 영감을 주는 것은 무엇인가?
1950년대의 영화. 굳이 말하자면 미국 영화와 마릴린 먼로가 출연한 작품.

당신이 좋아하는 것을 생각나는 대로 이야기한다면?
지금 읽고 있는 모리세이의 자서전. 그리고 토토로부터 시작해 헬로키티까지 일본의 캐릭터들. 라뒤레의 입술 모양 과자도 좋아하고, 비앙키 자전거, 분홍색 장미도 좋아한다. 자크 데미 감독의 영화 <로슈포르의 연인들>은 너무나도 사랑하는 작품이다. 이번 쇼에서 이 영화의 OST를 사용할 정도로!

당신이 매력을 느끼는 여성은?
자유롭고 섹시한 여성. 특히 1950년도의 핀업걸. 베티 페이지는 영원한 동경의 대상이다.

그러고 보니 당신의 헤어스타일은 늘 핀업풍이다.
비결은 앞머리를 안으로 마는 것이다. 머리를 감은 후에 바로 머리를 묶으면 자연스러운 웨이브가 나온다. 여기에 필수적인 요소는 빨간 립스틱이다. 맥의 루비 우를 애용하며, 네일 역시 빨간색을 주로 바른다.

여성 디자이너여서 좋은 점은 무엇인가?
스스로도 입을 수 있는 것을 디자인할 수 있다는 것.

올림피아 르탱이라는 브랜드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Naughty But Nice(장난스럽지만 매력적인!). 그리고 컬러풀. 미국 문화의 위트와 프렌치 시크의 조화. 글 | Gen Arai, Tomomi Hata

에디터
패션 에디터 / 정진아
포토그래퍼
Julia Kennedy(샬롯 올림피아), Roberta Krasnig(델피나 델레트레즈), Olivia da Costa(올림피아 르탱), WWD/MONTROSE
스탭
Hair / Jon Hilliard(샬롯 올림피아), Make up / Annabel Callum(샬롯 올림피아), Coordination / Reina Shimizu(샬롯 올림피아), Location / SCOTT’S(샬롯 올림피아), Photo Assistant / Giulia Magnaguagno(델피나 델레트, 헤어 & 메이크업 / Segio Corvacho(올림피아 르탱), Coordination / Minako Norimatsu(올림피아 르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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