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갑게 혹은 따끈하게, 쫄깃하게 혹은 고소하게, 매콤하게 때로는 담백하게. 즐기는 방법은 모두 달라도 이름은 단 하나, 메밀국수.

1. 송옥
1961년 처음 문을 연 송옥은 쫄깃한 면발을 달큰한 장국에 품 담가 후루룩 들이켜며 먹는 그야말로 한국식 ‘모밀국수’를 만날 수 있는 친근한 식당이다. 큼지막한 국수 두 덩이, 아예 주전자째 내주는 쯔유, 산처럼 풍성하게 쌓아 식탁 위에 준비해둔 무와 파까지, 국수 한 그릇으로 배를 두둑이 채울 수 있도록 배려하는 넉넉한 인심이 인상적이다. 튀김, 쑥갓, 유부, 달걀, 버섯, 조개까지 넣어 푹 끓인 온메밀 또한 배 속을 뜨끈하게 만드는 인기 메뉴다. 지난해 가로수길에 첫 분점을 열었다. 서울 중구 남대문로4가 17-40

2. 오무라안
1950년 도쿄를 시작으로 소바집을 가업으로 잇고 있는 일본인 요리사 이노 유키오가 오픈한 오무라안. 오무라안 메밀국수의 비법은 당연하게도 좋은 재료에 있다. 메밀은 봉평에서 가져온 메밀만을 이용하는데, 여기에 맷돌로 간 메밀 가루를 물과 배합하며 반죽하는 오랜 경험과 기술이 더해져 탄력 있는 면발이 완성된다. 국물 역시 쉽게 접할 수 있는 얇은 가쓰오부시 대신, 두툼하고 진한 풍미를 지닌 혼가쓰오부시, 소다가쓰오부시, 사바부시만을 이용해 더욱 깊은 맛을 낸다. 다만 저녁엔 이자카야로 운영되기 때문에, 특유의 탱탱한 면과 진한 쯔유를 경험하고 싶다면 반드시 어두워지기 전에 오무라안에 도착해야 한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829-2

3. 스바루
스바루의 메밀국수는 매일 한정판이다. 바로 옆에 위치한 제분실에서 매일매일 맷돌로 메밀을 갈고, 손으로 반죽하고, 칼로 썬 끝에야 면이 완성되기 때문이다. 주방은 오직 강형철 오너 셰프만이 지킨다. 면에서 메밀의 풍미가 달아나지 않도록 면을 삶는 시간 22초까지 타이머를 맞춰놓고 지킬 만큼, 고집스럽게 일본의 맛을 재현하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스바루를 대표하는 자루 소바를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우선 면의 끝부분만 쯔유에 살짝 찍어 호로록 넘기며 메밀의 구수하고도 달큰한 맛과 향을 만끽할 것. 그러고 나선 남은 쯔유에 면수를 부어 꿀꺽 넘기며, 입안을 담백하게 마무리하면 된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 18-23

4. 하루
하루는 메밀국수, 우동, 돈가스, 유부초밥 등 ‘흔한’ 음식을 맛볼 수 송옥 오무라안 스바루 하루 유림면 있는 ‘흔한’ 식당이다. 그런데도 늘 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로 붐비는 이유는 냉모밀. 살얼음 동동 떠 있는 짭조름한 장국에 면을 말고 채 썬 파, 오이, 당근을 올린 냉모밀 한 사발이면, 한여름에도 가슴이 덜덜 떨리도록 시원해진다. 여기에 웬만한 돈가스 전문점보다 튼실한 돈가스를 곁들이는 것이 하루에서의 하루를 완벽하게 즐기는 방법. 문을 나설 땐 집에서도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판매하는 메밀국수와 찬 장국을 포장해가는 것도 잊지 않아야겠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663-9

5. 유림면
드라마는 허구라지만, <별에서 온 그대>에서 도민준이 천송이에게 건넨 냄비우동만큼은 진짜다. 60년 가까운 역사를 지닌 국수집 유림면이 그 배경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람 속에 따뜻한 기운이 감도는 봄날 유림면에 간다면, 냄비국수보다는 메밀국수를 맛볼 것. 메밀국수의 쯔유는 짜지 않고 청량하며, 곡물 가루, 도라지, 달걀 지단 등과 함께 비벼 먹는 비빔메밀의 양념장은 그저 맵기보단 고소하게 혀에 닿는데, 그 덕분에 메밀국수 특유의 담백한 맛을 방해받지 않고 누릴 수 있다. 서울 중구 서소문동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