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 오브 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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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풀 메이크업보다는 원 포인트 메이크업이 ‘세련’이라고 받아들여지는 시대다. 그러니 더는 아이와 립 메이크업 모두에 욕심부리는 우를 범하지 말자. 메이크업에도 어느 한곳을 택해 제대로 힘을 실어주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법이니까.

입술, 감각을 말하다
‘감각’이란 단어에는 사물에서 받는 인상이나 느낌이라는 사전적 정의가 담겨 있다. 이런 면에서 보자면 여자에게 있어 입술만큼이나 감각적인 곳이 또 있을까 싶다. 마드무아젤 샤넬 역시 입술이야말로 마음을 대변하는 곳이라 말하지 않았던가. 무엇보다 립 메이크업의 최대 장점은 색상과 질감 그리고 바르는 방법에 따라 여자에게 변화무쌍한 표정을 선사해준다는 데 있다. 같은 레드 립이라도 입술 라인을 꽉 채워 바르면 스칼렛 요한슨마냥 섹시하고, 톡톡 찍어 발라 그러데이션하면 소녀와 여인을 경계를 넘나드는 얼굴이 된다. 이번 시즌의 립 트렌드는 이런 역할에 충실한데 런웨이 모델들의 입술이 그 어느 때보다 다채롭고 풍부한 색으로 채워진 것. 메이크업 아티스트 발 갈란드는 “리얼리티가 핵심이죠. 현실에서도 만날 법한 레드 립스틱을 바른 여자들 말이에요”라며 마리 카트란주 쇼에서 새빨갛게 물든 입술이 서정적이기까지 한 레드 립을 보여줬다. 그런가 하면 피터 필로토와 프라발 구룽 쇼에서는 매트한 라벤더 빛을 입술에 입혀 이질적인 듯 마론 인형 같은 분위기를 엿볼 수 있었다. 어디 그뿐이랴? 펜디와 디스퀘어드2, 랙&본 등의 쇼에서는 코럴과 토마토 레드를 넘나드는 전에 없이 화려한 오렌지 색상의 변주를 확인할 수 있다. 이렇듯 지금의 립스틱은 클래식과 모던, 우아함과 섹시함이란 양면성이 만개했으며, 여자에게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었다.

1. Estee Lauder 퓨어 칼라 엔비 샤인 립스틱 (320호)
투명하게 발리지만 색감만큼은 쨍쨍하다. 3.1g, 3만9천원대.

2. Make Up For Ever HD 블러쉬(515호)
양 볼은 물론 입술에 쓰면 틴트처럼 자연스러운 색감을 입힐 수 있다. 2.8g, 3만9천원.

3. Dior 디올 어딕트 플루이드 스틱(551호)
틴트 특유의 건조함을 싹 없애 촉촉함이 그만인 틴티드 립스틱. 5.5ml, 4만원.

4. Chanel 루즈 알뤼르 벨벳(46호)
핑크와 레드를 넘나드는 컬러가 매력적이다. 3.5g, 4만원.

5. Yves Saint Laurent 글로스 볼륍떼(49호)
시머 입자가 입술의 볼륨을 살려주고, 색감이 오래 지속된다. 4g, 3만9천원.

6. MAC 립스틱(캔디얌얌)
형광빛이 도는 핑크색이 입술에 확실한 포인트를 준다. 3g, 2만7천원.

눈, 선으로 승부하다
지난 몇 시즌 동안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에게 걸려 있던 ‘잘생긴 눈썹’이란 마법이 드디어 깨졌다. 남성적 면모가 엿보이던 잘생긴 눈썹 대신 섬세한 디테일이 살아 있는 여성적인 선, 다시 말해 아이라인에 집중하기 시작한 것. 메이크업 아티스트 발 갈란드는 “매끄러운 피부, 고양이 눈. 착한 소녀에서 나쁜 여자로”라 했고, 루치아 피에로니는 “매우 곧으면서 두껍지 않은 라인으로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이라 말했다. 구조적이고 대담한 아이라인 역시 엿볼 수 있는데 록산다 일린칙 쇼에서는 눈꼬리부터 눈두덩까지 잇는 아이라인의 모양새가 마치 박쥐의 날개를 닮은 듯했고, 하이더 애커만 쇼의 강력한 블랙 라이닝은 자신감에 넘친다. 검정 아이라인이 지루하다면 색상을 더해 약간의 재미를 주자. 메이크업 아티스트 아론 드 메이는 캘리포니아와 서핑에서 영감을 받은 겐조 쇼를 위해 유연한 곡선의 화이트 아이라인으로 파도가 일으키는 하얀 물살을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켰다. 그리고 또 하나, 아이라인이 모두 완벽할 필요는
없다는 사실. 맥의 메이크업 아티스트 테리 바버는 “완벽하지 않은 라인에 입체감과 예술적 감각이 살아 있는 법이죠. 다양한 질감의 라이너를 섞으세요. 젤 라이너로 그린 위에 펜슬 라이너로 덧그리고, 속눈썹 뿌리는 리퀴드 라이너로 채워주는 식이죠” 라고 조언한다. 자, 선 하나로 모든 것을 말고 싶다면 잊지 말자. 날렵하거나 볼드하거나!

1. Stila 스테이 올 데이 워터프루프
리퀴드 아이라이너(미드나이트) 힘있는 붓펜 타입이라 라인이 뭉그러지는 일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또렷하게 그려진다. 0.5ml, 2만8천원.

2. Mac 플랫 디파이너 브러쉬(212호)
선이 살아 있는 날렵한 아이라인을 그리고 싶다면 세필처럼 생긴 붓보다 납작한 브러시가 제격이다. 3만2천원.

3. Make Up For Ever 프로페셔널 브러쉬(204호)
속눈썹 사이사이를 꼼꼼히 메워주면서 눈꼬리까지 살려 그릴 때 그만이다. 3만4천원.

4. Bobbi Brown 롱웨어 젤 아이라이너 (그래닛 잉크)
원하는 모양 그대로 그리기 좋고, 쉽게 지워지지도 않는다. 3g, 3만5천원.

5. Nars 아이 페인트(인터스텔라)
눈가에 자극 없이 그려지며, 넓게 펴 바르면 크림 섀도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2.5g, 3만6천원.

6. Laura Mercier 크렘 아이라이너(인디고)
크림처럼 부드러워 정교한 라인을 그리기에 안성맞춤. 3.5g, 3만2천원.

에디터
뷰티 디렉터 / 송시은
포토그래퍼
KIM WESTON ARNOLD, JASON LLOYD-EVANS, 엄삼철
기타
나스 02-6905-3747, 로라 메르시에 02-514-5167, 디올 02-3438-9529, 샤넬 080-332-2700, 에스티 로더 02-3440-2772, 스틸라 02-6925-7001, 메이크업 포에버 080-514-8942, 입생로랑 02-3497-98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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