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다른 비주얼 감도를 지닌 영화 감독, 웨스 앤더슨.

WHAT 당신이 웨스 앤더슨에 대해 알아야 할 것들

“그가 도착하기 오래 전에 이미 그의 세계는 사라져버렸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놀랍도록 우아한 환상을 지켜냈던 겁니다.” 격동기의 유럽을 무대로 한 모험극인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말미에 제로 무스타파(F. 머레이 아브라함)는 자신의 멘토였던 M. 구스타브(랄프 파인즈)를 이런 문장으로 회상한다. 이 대사야말로 감독 웨스 앤더슨에 관한 더없이 적절한 설명이 아닐까? 빛에 바랜 듯 나른한 색감, 완벽하게 짜인 미장센, 모호한 시공간,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괴팍한 캐릭터 등으로 이루어진 그의 작품은 결벽증에 가까울 만큼 치밀한 미감으로 완성된 우주다. 하다못해 길가에 떨어진 휴지 조각까지도 케이크 장식처럼 예쁜 웨스 앤더슨의 세계는 영화라는 매체만이 제공할 수 있는 사치스러운 환상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 젊고 독창적인 감독에 대한 중요하고도 사소한 내용들을 모아 봤다.

1. 수 차례 호흡을 맞춘 배우 오웬 윌슨과는 대학 동창 사이다. 오웬 윌슨과 그의 형 루크 윌슨이 주연을 맡은 단편 <바틀 로켓>이 선댄스 영화제에서 큰 호응을 얻자 이들은 이 이야기를 같은 제목의 장편 영화로 제작하기에 이른다.

 

왼쪽이 웨스 앤더슨 감독의 친구인 배우 오웰 윌슨.
2. 마틴 스콜세지는 <바틀 로켓> 시절부터 웨스 앤더슨의 팬이었다고 한다. 에스콰이어 매거진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 거장은 ‘차세대의 마틴 스콜세지’로 앤더슨을 지목하기도 했다.

3. 하지만 웨스 앤더슨은 가장 좋아하는 영화로 로만 폴란스키의 ‘로즈메리의 아기’를 꼽았다는 불편한 진실.

4. <다즐링 주식회사>에는 웨스 앤더슨의 친 형이기도 한 에릭 체이스 앤더슨이 일러스트레이션을 더한 루이 비통의 한정판 여행 가방들이 등장한 바 있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서는 프라다의 제품을 사용했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 등장하는 프라다의 수트 케이스 & 트렁크들.
5. 이탈리아 밴드인 아이 까니(I Cani)는 웨스 앤더슨의 이름을 딴 노래를 만들기도 했다. ‘Wes Anderson’이라는 곡의 뮤직비디오 역시 그의 영화들에 대한 오마주에 가깝다.

6.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 등장한 멘델 제과점의 디저트 맛이 궁금하다면? 유투브에서 레서피를 확인해볼 것.

7. 원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마담 D. 역할로 캐스팅 됐던 배우는 (TV 시리즈 <제시카의 추리극장>으로 잘 알려진) 안젤라 랜즈베리였다. 공연 스케줄 때문에 그녀가 하차하면서 틸다 스윈턴이 빈자리를 대신 채우게 됐다.

8. 랄프 파인즈도 웨스 앤더슨의 첫 번째 선택은 아니었다. 원래는 M. 구스타브 역으로 조니 뎁을 캐스팅하고 싶어했다고.

9. 소설가 조이스 캐럴 오츠는 자신의 트위터에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 대한 감상을 이렇게 남겼다. “용기와 희생, 사랑과 충성에 관한 이야기 안에 든 사탕과자 같은 작품이다. 막스 브라더스와 타란티노의 만남.”

10. 의외로 장신이다. 키가 185cm라고.

11. 집은 뉴욕에 있지만 일년 중 더 오랜 시간을 파리에서 보낸다.

12. 파스텔 톤의 장식적인 취향이 도드라지는 영화들을 만들기 때문일까? 게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지만 현재 레바논 출신의 작가 주만 말루프와 교제 중이다. 그녀는 앤더슨의 영화 <판타스틱 미스터 폭스>에 목소리 출연을 하기도 했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서도 역시 웨스 앤더슨 감독 특유의 파스텔 톤 색상들을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