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빅토리아 앤 앨버트 뮤지엄에서는 근현대 인류사에서 가장 특별했던 웨딩드레스와 웨딩 신(Scene)에 관한 전시를 기획 중이다. 올해 5월부터 약 1년간 선보일 역사적인 전시 <Wedding Dresses 1775-2014>의 큐레이터 에드위나 얼만(Edwina Ehrman)과의 인터뷰.

1. 미국의 찰스 스위니 장교와의 결혼식에서 마가렛 위그햄이 입은 노만 하웰의 엠브로이더리 실크 새틴 드레스. 1933년. 2. 런던 디자이너 찰스 제임스의 웨딩드레스. 1934년. 3. 정교한 자수 장식의 드레스. 1890년. 4. 실크와 가죽 소재로 된 ‘탕고’ 슈즈. 1914년. 5. 필립 트레이시가 디자인한 깃털 모자와 안나 밸런타인의 실크 코트와 드레스를 입은 카밀라와 찰스 왕자. 6. 필립 트레이시가 디자인한 레이스 소재의 티아라. 2008년.

1. 미국의 찰스 스위니 장교와의 결혼식에서 마가렛 위그햄이 입은 노만 하웰의 엠브로이더리 실크 새틴 드레스. 1933년. 2. 런던 디자이너 찰스 제임스의 웨딩드레스. 1934년. 3. 정교한 자수 장식의 드레스. 1890년. 4. 실크와 가죽 소재로 된 ‘탕고’ 슈즈. 1914년. 5. 필립 트레이시가 디자인한 깃털 모자와 안나 밸런타인의 실크 코트와 드레스를 입은 카밀라와 찰스 왕자. 6. 필립 트레이시가 디자인한 레이스 소재의 티아라. 2008년.

지금, 드레스 중에서도 유독 ‘웨딩드레스’에 대한 전시를 기획한 이유는?
V&A 뮤지엄은 매우 엄선된, 방대한 양의 딩드레스 아카이브를 보유하고 있다. 이 드레스들은 30년 전인 1981년 이후로 단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는데, 런던의 슈즈 디자이너이자 핫한 셀레브리티 메리 차터리스(Mary Charteris)가 2012년 자신의 결혼식에 입어 화제를 불러일으킨 팸 호그(Pam Hogg)의 웨딩드레스처럼 기념비적이고 새로운 드레스들이 여러 벌 추가되었기에 이를 선보일 때라고 생각했다. 이 전시를 준비하며 책(<웨딩드레스: 300년 동안의 신부의 패션(The Wedding Dress 300 Years of Bridal Fashion>)을 2011년과 2014년 두 번에 걸쳐 출간하기도 했다.

역사적인 드레스 사진도 전시할 예정이라고 들었다.
맞다. 웨딩 의복 사진들과 연구와 보존을 목적으로 하는 V&A의 클로스 워커 센터(V&A’s Clothworkers’ Centre)에 보존된 웨딩 의복 사진 및 쿠튀르 드레스의 사진들로, 1880년대부터 현대까지의 웨딩드레스와 결혼식 장면이 공개될 것이다. 영국 왕세자를 비롯해 수많은 셀레브리티와 패션 피플, 유명인의 결혼식 장면과 그들의 웨딩 룩을 한눈에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중 가장 오래된 드레스와 가장 최근의 드레스는 무엇인지?
이번 전시를 통해 소개될 드레스 중 가장 오래된 웨딩드레스는 1775년 제작된 잉글리시 화이트 실크 새틴 코트 드레스다. 기부받은 제품으로 누가 입었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원하는 웨딩 드레스를 구입하기 위해 많은 돈을 쓰던 18세기의 귀족 가문 신부의 것으로 추정한다. 쿠튀르를 방불케 하는 정교하고 아름다운 디테일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최근의 드레스 제품은 웨딩드레스와 레드 카펫 드레스 디자인으로 유명한 디자이너 제니 패컴으로부터 빌린 드레스다. 라푼젤이라 불리는 이 드레스는 벨 에포크 시절의 호화로운 패션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하이네크 라인과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 장식이 특징이다.

긴 역사를 아우르는 웨딩드레스 중에 큐레이터로서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드레스는?
아, 너무 어려운 질문이다. 수많은 멋진 드레스 중 굳이 하나만 꼽자면 크리스찬 라크르와가 디자인한 블랙 앤 화이트 색상의 ‘Qui a le droit? (Who has the right?)’라는 이름의 드레스를 선택하겠다. 1992 F/W 컬렉션을 통해 선보인 이 강렬한 드레스는 골드, 비즈 등의 장식과 다양한 색상의 실크로 제작되었는데, 순수와 순결을 상징하는 순백의 웨딩드레스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전시된 빈티지 드레스들은 어떤 경로로 수집됐나?
많은 빈티지 드레스는 기증받았고, 일부는 이번 전시를 위해 디자이너 및 드레스의 주인들로부터 빌린 것이다.

어떤 디자이너들의 드레스가 전시되나?
찰스 프레드릭 워스 (Charles Frederick Worth, 1825-1895), 노먼 하트넬 (Norman Hartnell, 1901-1979), 하디 에이미(Hardy Amies, 1909-2003), 존 베이트(John Bates, b. 1938) 그리고 테오 포터(Thea Porter, 1927-2000) 등 다양한 시대를 아우르는 디자이너들이다.

웨딩드레스니만큼 섬세한 소재와 장식물 때문에 복원이나 관리가 힘들었으리라 생각된다.
텍스타일 복원 및 보존 부서의 전문가들이 이번 전시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며, 미래를 위해 복원 과정도 기록되었다.

2세기에 걸쳐 웨딩드레스는 어떻게 변화했나?
웨딩드레스는 결혼 풍습과 사회적 변화와 함께 진화했다. 현재와 달리 200년 전 대다수 여성은 결혼할 때 화려한 색의 드레스를 입었다. 흰색 드레스는 옷을 세탁할 수 있는 하인이 있는 부자 계급의 전유물이었기 때문이다. 또 많은 여성들이 교회에서 결혼을 하던 시대에는 머리와 팔을 가리는 드레스가 유행했고, 흰색이나 크림색 웨딩드레스가 본격적으로 유행한 것은 19세기 말부터다. 그리고 그 시기부터 결혼식 장소가 점점 다양해지며 웨딩드레스의 소재나 색감, 디자인도 크게 변화했다.

웨딩드레스와 하이패션 간에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나?
웨딩드레스는 오랜 기간 사라지지 않는 몇 안 되는 의식을 위한 의복 중 하나다. 일생에 단 한 번뿐인 특별한 날을 위한 드레스 제작 과정은 오트 쿠튀르와 하이패션의 기술적인 측면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 전시를 반드시 봐야 할 전시로 만드는 특별한 점이라면?
바로 드레스 자체다. 이번 전시에는 V&A가 소장한 웨딩드레스와 가운들 가운데 가장 글래머러스하고 로맨틱하고, 아이코닉한 웨딩드레스들이 소개된다. 그 외에도 전시된 드레스들을 통해 각각의 시대상, 그리고 드레스 주인들의 은밀하고도 사적인 이야기와 만나는 흥미로운 체험을 하게 될 것이다. 인터뷰|안영주(런던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