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예술가의 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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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를 촘촘히 장식한 진짜 사람의 해골, 몇 년간 모은 피를 흘려 채색한 두상…. 미술에 관심이 없어도 ‘YBA(영국의 젊은 예술가들)’ 군단의 작품 하나쯤은 접했을 것이다. 현대미술의 판도를 바꾼 것으로 평가받는 이들의 대표작을 더블유가 패션의 시선으로 뻔뻔하게 복제했다.

채도가 다른 빨강과 반짝이는 은색이 컬러 블록을 이루는 토트백은 Fendi 제품.

채도가 다른 빨강과 반짝이는 은색이 컬러 블록을 이루는 토트백은 Fendi 제품.

샘 테일러-존슨 <브람 스토커의 의자 I>
미술가, 영화감독, 비디오 미술가 겸 사진작가인 샘 테일러-존슨은 인식된 외양과 실체 사이의 차이점을 주로 다뤄왔다. 005년 작인 <브람 스토커의 의자> 시리즈는 전면에 있는 대상의 뒤로 표현된 그림자가 가지는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브랜드의 아이코닉한 향수병 모양을 그대로 본뜬 아크릴과 체인 소재의 크로스백은 Chanel 제품.

브랜드의 아이코닉한 향수병 모양을 그대로 본뜬 아크릴과 체인 소재의 크로스백은 Chanel 제품.

트레이시 에민 <다 가질 거야>
트레이시 에민은 회화, 콜라주, 퍼포먼스, 사진, 영화, 네온과 미디어 설치 작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매체를 이용해 지극히 내밀한 개인의 흔적을 거리낌없이 열어 보이는 작업을 해왔다. <다 가질 거야>는 돈과 성, 육체와 정신의 관계를 어지러이 고발하는 작품이다.

밝은 분홍색의 페이턴트 가죽과 체인이 어우러진 작은 가방은 Chanel 제품.

밝은 분홍색의 페이턴트 가죽과 체인이 어우러진 작은 가방은 Chanel 제품.

데미언 허스트 <불멸>
영국 현대미술의 부활을 이끈 대표적 예술가. 죽음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는 그의 작품은 충격적인 이미지로 논란의 대상이 됨과 동시에 천문학적인 가격으로 거래되며 미술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1991년 공개된 <살아 있는 자의 마음속에 있는 죽음의 육체적 불가능성>은 죽은 상어를 포름알데히드로 채운 진열장에 넣은 작품이었다. 이후 죽은 동물을 소재로 하는 작품 시리즈가 이어졌고, <불멸>도 그중 하나다.

양말이 부착된 검은색 펌프스는 Chanel, 검정 선이 들어간 스타킹과 이에 연결된 레이스 소재의 가터벨트는 모두 Agent Provocateur 제품.

양말이 부착된 검은색 펌프스는 Chanel, 검정 선이 들어간 스타킹과 이에 연결된 레이스 소재의 가터벨트는 모두 Agent Provocateur 제품.

사라 루카스 <폴린 버니>
외설적인 완곡 어법, 억압된 진실, 에로틱한 즐거움, 신체의 조형적 가능성 등은 모두 사라 루카스의 작품을 설명하는 주된 표현이다. 나일론 타이츠 안에 여성의 신체를 상징한 작품을 통해 친밀하면서 에로틱하고, 화려하면서도 버리기 쉬운 양면성을 보여주었다.

부드러운 나파 가죽 소재의 보라색 플라멩코 백은 Loewe 제품.

부드러운 나파 가죽 소재의 보라색 플라멩코 백은 Loewe 제품.

제니 사빌 <밀폐된 접촉>
고전주의적인 누드 초상화를 새로운 방향으로 돌려놓았다는 평을 받는 제니 사빌의 <밀폐된 접촉> 시리즈는 살을 유리판에 극단적으로 짓눌러 육체의 표면을 재생하고 조절하며 추상적으로 만든 작품인데, 회화가 아닌 사진가 글렌 루치포드와의 공동 작업으로 화제를 모았다.

위부터|가죽 트롤리는 MCM, 민트색 클러치는 Christian Louboutin, 아트북은 Louis Vuitton,지퍼 장식 클러치는 Juun. J, 노랑 백은 Jerome Dreyfuss, 붉은색 클러치는 Jin Yoo, 멀티컬러 핸드백은 Couronne.

위부터|가죽 트롤리는 MCM, 민트색 클러치는 Christian Louboutin, 아트북은 Louis Vuitton,
지퍼 장식 클러치는 Juun. J, 노랑 백은 Jerome Dreyfuss, 붉은색 클러치는 Jin Yoo, 멀티컬러 핸드백은 Couronne.

마틴 크리드 <작품 번호 876, 상자들>
최소한의 작업으로 최대한의 사유를 이끌어내는 개념미술가, 마틴 크리드는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평범한 소재를 자신만의 구성법으로 치밀하게 표현한다. <상자들> 시리즈 중 하나인 <작품 번호 876> 역시 평범한 사물이 작가가 형성한 ‘질서’에 의해 배치되었을 때 어떤 결과물로 나타나는지를 탐구했다.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라 디 드 디올 워치는 모두 Dior Timepiece 제품.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라 디 드 디올 워치는 모두 Dior Timepiece 제품.

펠릭스 곤잘레스-토레스 <무제(완벽한 연인들)>
쿠바 태생의 펠릭스 곤잘레스-토레스는 YBA와 같은 시기에 뉴욕에서 활동한 현대 개념미술가다. <무제(완벽한 연인들)>는 똑같은 모델의 시계가 부품의 미세한 차이로 인해 가리키는 시각이 점차 달라지고, 결국은 한쪽이 먼저 멎는 상황을 통해 삶의 시간은 똑같이 흐를 수 없다는 점을 표현한 작품이다.

에디터
패션 디렉터 / 최유경
포토그래퍼
윤명섭, 정은주(Jeong Eun Ju, Felix Gonzalez-Torres)
스탭
어시스턴트 / 김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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