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TV에선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내로라하는 하이엔드 패션 브랜드가 범대중적인 매체인 브라운관을 장악하는 광경이라니! 2014년 상반기 대한민국 패션을 쥐락펴락하는 이른바 ‘천송이 신드롬’에 대하여.

1. 꽃모티프의 페탈백은 버버리 제품. 1백80만원. 2. 레오퍼드 프린트의 선글라스는 젠틀 몬스터 제품. 20만5천원. 3. 흑백의 조화가 세련된 비아 라지 토트백은 루즈앤라운지 제품. 77만9천원. 4. 핑크색 악어가죽 스트랩의 발롱 블루 워치는 까르띠에 제품. 6백만원대. 5. 클래식한 디자인의 토트백은 델보 제품. 6백만원대. 6. 베이식한 디자인의 마르첼로 드 까르띠에 메신저 백은 까르띠에 제품. 2백53만원. 7. 도트 무늬 반다나는 루이 비통 제품. 가격 미정. 8. 산뜻한 노란색 소프트 리키 백은 랄프 로렌 제품. 2백만원대 9. 못 모티프의 저스트앵끌루 링은 까르띠에 제품.2백75만원. 10. 힙 뱀부 숄더 백은 구찌 제품. 3백34만5천원.11. 레터링 장식의 은빛 티셔츠는 랑방 제품. 가격 미정

1. 꽃모티프의 페탈백은 버버리 제품. 1백80만원. 2. 레오퍼드 프린트의 선글라스는 젠틀 몬스터 제품. 20만5천원. 3. 흑백의 조화가 세련된 비아 라지 토트백은 루즈앤라운지 제품. 77만9천원. 4. 핑크색 악어가죽 스트랩의 발롱 블루 워치는 까르띠에 제품. 6백만원대. 5. 클래식한 디자인의 토트백은 델보 제품. 6백만원대. 6. 베이식한 디자인의 마르첼로 드 까르띠에 메신저 백은 까르띠에 제품. 2백53만원. 7. 도트 무늬 반다나는 루이 비통 제품. 가격 미정. 8. 산뜻한 노란색 소프트 리키 백은 랄프 로렌 제품. 2백만원대 9. 못 모티프의 저스트앵끌루 링은 까르띠에 제품.2백75만원. 10. 힙 뱀부 숄더 백은 구찌 제품. 3백34만5천원.11. 레터링 장식의 은빛 티셔츠는 랑방 제품. 가격 미정

오만한 얘기지만 내가 연예인이 입은 옷에 흔들리는 날이 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런데 천송이가 하얀 퍼가 달린 밀리터리 점퍼를 입고 얼음판 위에 등장하자, 이미 내 손은 홀린 듯 검색 신공을 발휘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요즘 지인들과의 대화 중 절반이 <별그대>와 천송이의 패션에 대한 품평이다. “어제 입은 마크 제이콥스 재킷 봤어? 쇼에서 볼 땐 몰랐는데 전지현이 입으니까 완전 입고 싶더라?” “개구리 무늬 잠옷, 어디 거야?” “핑크색 코트, DKNY 거라며? 사고 싶다.” 까다로운 패션계마저 들썩일 정도니, 브랜드 홍보 담당자들이 천송이 협찬에 목을 맬 수밖에. 그도 그럴 것이 그녀의 패션을 예찬하는 포스팅과 기사가 포털사이트를 도배하고 실제 매출로까지 이어지니 지금이야말로 ‘천송이 특수’를 누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 테니까.

놀라운 대목은 네티즌들의 셜록 뺨치는 관찰력과 수사력. “정신과 상담을 받을 때 입은 루이 비통의 프리폴 룩은 원래 케이프와 부츠가 한 벌인데 앉아서 찍는 바람에 부츠는 방송에 나오지 않았어요. 그런데 매장부츠에 대한 문의가 온 거예요. 멀리서 찍은 신에 잠깐 스치듯이 나왔다고 하더라고요.” 랄프 로렌의 홍보 담당자 역시 비슷한 경험이 있다고. “경찰서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는 신에서 천송이가 소프트 리키 백을 의자 등받이 쪽으로 메고 있어서 거의 보이지 않았어요. 그런데 매장에 문의 전화가 빗발치더라고요.” 심지어 아무 무늬도 특징도 없는, 베이식 아이템의 브랜드를 알아보고 구입 문의를 하는 경우도 상당수라고. 그렇다고 모든 제품이 이 천금 같은 혜택을 거머쥐는 것은 아니다. 고가의 제품이거나 요란한 디자인은 방송 직후 반짝 화제를 모을 뿐 직접적인 매출로 이어지진 않는다. 또 하나 중요한 원인은 방송 시기다. 드라마를 방영하는 시점이 2013 F/W 시즌에서 2014 S/S 시즌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인지라 이미 솔드아웃된 제품이 상당수인 것. 대표적인 제품이 방송 1회에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셀린의 2013 F/W 체크무늬 코트 룩과 천송이가 ‘붕붕이’를 타고 등교하는 신에서 입은 랄프 로렌 블루라벨의 2013 F/W 시즌 양털 베스트. 방송 시점엔 국내에선 모든 제품을 판매한 상태였다. 결국 랄프 로렌은 국내에서 이미 재고가 소진된 양털 베스트를 다른 나라에 남은 제품을 요청하고 예약을 받고 있다고. 한편 천송이가 머리에 두른 루이 비통의 반다나는 웃지 못할 촌극을 빚어냈다. “그 스카프 컬렉션은 매 시즌 무늬와 색상이 바뀌는데 방송 당시에 이미 완판된 제품이었죠. 그런데 방송 후 공교롭게도 본사에서 매장 직원들의 유니폼에 착용하는 스카프로 그것과 똑같은 디자인을 보낸 거예요. 고객들이 그거라도 팔라고 성화가 대단했어요.”

천송이 효과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새내기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장본인이기도 하다. 은혜를 입은 대표적인 브랜드가 바로 그녀가 모델로 활동하는 가방 브랜드 루즈&라운지. 론칭한 지 1년 남짓한 시점에서 한방에 초대형 홍보 효과를 누린 셈. 심지어 방송에 나온 제품을 보러 온 고객들이 덩달아 이전에 착용한 다른 제품까지 구입해가는 상황이다. 까르띠에의 경우엔 전지현이 드라마에서 멘 건 마르첼로 컬렉션의 뉴 버전인데 엇비슷한 생김 때문인지 이전 버전까지 잘 팔린다고. 신성록이 착용한 엠주 못 반지의 원조인 저스트앵끌루는 전지현이 착용하기 전부터 인기를 끌었는데 결정적으로 그녀가 착용하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흥미로운 건 이 신드롬이 비단 한반도에 국한된 게 아니라는 사실. “범아시아권에서도 화제예요. 각 나라의 피알 매니저들의 말에 따르면 지금 드라마를 실시간으로 시청하는 고객들이 천송이 백, 코트를 찾느라 난리라고 하더라고요.” 구찌 역시 중화권으로부터 천송이 효과에 대해 속속 전해 듣고 있다고. 이 정도면 가히 2014년 1/4분기는 그녀의 ‘어마무시한’ 패션이 접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터. 2014년에도 유효한 그녀의 가공할 영향력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