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하고 든든하게 속을 달래주는 서울의 팥죽 한 접시를 찾아서.

담장옆에 국화꽃
커피와 떡이 함께 어우러지는 떡 카페 담장옆에 국화꽃. 커피와 떡은 사계절 즐기는 음식이지만, 그럼에도 여름과 겨울에 더 자주 ‘담꽃’을 들락거리는 까닭은 달콤하고 진한 팥맛이 살아 있는 팥빙수, 그리고 팥죽 때문이다. 특히 팥을 부드럽게 갈아 술술 넘어가는 달콤한 단팥죽은 추운 계절에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호사. 떡을 전문으로 하는 카페이니만큼, 입안에서 아이스크림처럼 녹는 새알심 역시 담꽃만의 무기다. 달콤하기보다 고소한 팥죽을 맛보고 싶다면 팥을 갈지 않고 설탕 또한 넣지 않은 무당통팥죽을 선택하면 된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743-8 [위치 보기]

동빙고
동빙고의 팥빙수가 그러하듯, 단팥죽 역시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공수하는 국산 팥으로 시작한다. 그러곤 고명으로 올라가는 밤 하나까지 매일 아침 삶는 정성이 그 위에 더해진다. 혀에 닿는 순간 녹아 사라지는 우유 얼음이 대세인 가운데서도 특유의 사각거리는 얼음을 고수한 동빙고의 팥빙수처럼, 팥을 곱게 갈아 부드러운 맛을 강조한 요즈음의 단팥죽에 비해 갈지 않은 통팥의 씹히는 맛이 살아 있는 것 또한 동빙고의 단팥죽을 자꾸만 찾게 되는 이유! 서울 용산구 이촌동 301-162 [위치 보기]

천팥죽
한 접시에 2~3개가 전부인 새알심을 찾느라 팥죽을 휘휘 젓다 실망한 기억이 있다면, 대안은 천팥죽이다. 메뉴라곤 새알 팥죽과 팥칼국수가 전부인 이곳에선, 새알 팥죽이란 이름이 부끄럽지 않을 만큼 새알심을 풍요롭게 품은 팥죽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집에서 엄마가 끓여준 팥죽처럼 달지 않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므로, 곁에 놓인 설탕 대신 김치를 곁들여 먹는 것이 천팥죽의 맛을 더욱 만끽하는 법. 두툼한 면이 꼬들꼬들 씹히는 팥칼국수 역시 고소한 팥맛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훌륭한 선택이다. 서울 중구 신당동 120-26 [위치 보기]

서울서 둘째로 잘하는 집
서울에서 두 번째로 잘하는 집이라지만, 팥죽을 돈 주고 사먹은 첫경험만큼은 대부분 1976년 4월 19일 처음 문을 연 이곳에서 벌어지지 않았을까. 십전대보탕, 녹각대보탕, 생강대추차 등 주로 ‘어른’들을 위한 건강 메뉴를 선보이는데도, 결코 ‘어른’이 아닌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이유는 바로 단팥죽. 문을 열고 들어가면 팥을 삶고, 앙금을 내고, 끓이고, 찹쌀떡을 빚는 모든 과정이 한눈에 내다보여, 부드럽고 달콤한 한 접시가 더더욱 믿음이 간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 28-21 [위치 보기]

경성팥집 옥루몽
요즈음 골목골목 ‘팥’을 내세운 식당이 부쩍 늘어난 건, 전부 경성팥집 옥루몽 때문이다. 문 앞에 가마솥을 두고 팥을 오래 삶는 전통 방식을 고수해, 입안에서 부드럽게 퍼지는 팥맛은 물론 팥죽 한 접시를 앞에 두고 추억에 젖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을 선호한다면 옥루몽 단팥죽을, 고소하고 씹히는 맛을 사랑한다면 가마솥 전통 팥죽을 선택하면 된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 402-18 [위치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