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위적이고 드라마틱한 아름다움은 잊어도 좋다. 새로운 시즌이 시작되는 지금 우리가 기억해야 할 건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이다. 땅의 따스한 기운을 닮은 얼굴과 불같은 오렌지, 물빛 블루 그리고 스치는 바람에 자유로운 헤어까지, 지금은 얼굴에 자연의 색감을 불어넣어줄 메이크업이 포인트다.

EARTH : 반짝이는 광채 그리고 베이지
“무엇을 하든 피부는 생기 있고 아름다우며 빛나야 해요”라고 톰 페슈는 말한다. 그렇다. 다시금 ‘생얼’이란 트렌드가 돌아왔다. 자연스러움, 건강함, 촉촉함은 이번 시즌 피부 트렌드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단어이며, 따스한 땅과 태양의 기운을 머금고 있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준다. 때문에 지금은 베이스 제품에 주목해야 한다.

촉촉한 파운데이션과 컨실러는 기본이요, 하이라이터를 살짝 얹어 빛이 내려앉은 듯한 광채를 선사하자. 그리고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베이지. 하지만 지난 시즌과는 그 뉘앙스가 엄연히 다르다. 태양빛을 섞은 듯 따스한 느낌이랄까? 톰 페슈는 마르니 쇼에서 다양한 톤의 누드와 베이지를 눈두덩과 양 볼에 겹쳐 발라 오히려 얼굴의 입체감을 살렸으며, 프로엔자 스쿨러와 자일스, 끌로에의 누드 아이 메이크업과 립 메이크업은 있는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보여주었다.

1. GUERLAIN 아이브로우 키트
누구에게나 안성맞춤인 브로를 그릴 수 있는 컬러 톤이 담겼다. 4g, 6만5천원.
2. CLE DE PEAU BEAUTE 로쎄르
디끌라 파우더 같지 않게 피부에 부드럽게 녹아들면서 얼굴에 은은한 빛을 더해준다. 10g, 13만원.
3. SHISEIDO 쉬어 앤 퍼펙트 파운데이션
피부 톤 보정은 물론 눈에 띄는 잡티까지 싹 잡아준다. 30ml, 6만2천원.
4. BANDI 네일 락커(F213호)
진한 버터를 닮은 베이지 컬러로 우아한 손톱을! 14ml, 2만원.

FIRE : 그 어느 때보다 핫한 오렌지
이제 봄 컬러의 대세는 핑크가 아니라 오렌지라 감히 말하겠다. 오렌지는 불을 머금은 듯 형형한 색감을 기본으로 다양한 컬러의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매력이 있다. 펜디의 밝은 코럴빛 립, 디스퀘어드2의 형광빛 오렌지, 랙&본의 다홍빛 오렌지 립 메이크업까지. 어디 그뿐인가? 저스트 카발리 쇼에선 손톱에까지 오렌지색이 내려앉았다. 이렇듯 코럴과 레드의 경계를 넘나드는 오렌지 색상은 이번 시즌 가장 쿨한 컬러로 등극했다. 질감 역시 구애받지 않는다. 피터 필립스가 펜디에서 보여준 복숭앗빛이 감도는 보송보송한 오렌지 립은 룩에 캐주얼한 느낌을 더하며, 구찌 웨스트먼이 랙&본 쇼에서 연출한 매트한 다홍빛 오렌지 립은 레드 립보다 더 모던하다. 물론, 오렌지 립이 빛을 발하기 위한 전제 조건은 정갈하고 매끈하게 다듬어진 피부임을 잊지 말 것.

1. NARS 싱글 아이섀도(페르시아)
겹쳐 바를수록 컬러감이 생생해지며, 얇은 브러시를 이용해 아이라인을 그려도 좋다. 2.2g, 3만4천원.
2. YVES SAINT LAURENT 라 라끄 꾸뛰르(3호)
선명한 발색을 보여주는 네일 래커. 10ml, 3만2천원대.
3. SISLEY 휘또 립 글로스(8호)
립스틱처럼 제대로 발색되면서 입술은 도톰하게 만들어준다. 6ml, 5만6천원.
4. MAC 미네랄라이즈 리치 립스틱(울트라 프레셔스)
미네랄 보습 복합 성분이 입술을 촉촉하게 케어해준다. 4.04g, 3만2천원.
5. CHANEL 르 블러쉬 크렘 드 샤넬(67호)
채도 높은 오렌지와 핑크, 레드 톤이 함께 느껴지는 크림 블러셔. 2.5g, 6만2천원.
6. LANEIGE 세럼 인텐스 립스틱(멜팅미 오렌지)
다홍빛 오렌지 컬러는 얼굴을 화사하게 밝혀주는 효과를 준다. 3.5g, 2만5천원대.

WIND : 헤어 텍스처의 반전
이번 시즌 헤어스타일에만큼은 바람이 필요할 듯하다. 헤어 스타일리스트 유진 슐레이먼은 “잘 정돈된 단정함은 더 이상 매력이 없어요. 조금은 흐트러질 필요가 있어요”라고 말한다. 먼저 로샤스 쇼를 보자. 1/2인치 지름의 아이론으로 컬을 만 뒤 빗으로 빗고 손가락으로 대충 빗어 넘긴 듯 모발의 거친 질감과 볼륨을 살린 업두헤어는 로맨틱한 의상에 의도치 않은 재미를 주었다. 자일스 쇼에 서정적인 바람을 불어넣은 것 역시 두상에 흐트러트린 듯한 볼륨을 넣어준 땋은 머리다. 헤어 스타일리스트 사샤 마스콜로는 볼류마이징 파우더를 이용해 모근부터 처지지 않도록 신경 썼다. 그런가 하면 좀 더 얌전한 버전도 있다. 랑방과 마이클 코어스에서는 바람을 한껏 맞은 뒤 손으로 대충 빗어 넘긴 듯한 스타일을, 마리 카트란주에서는 부스스한 볼륨을 살려 느슨하게 묶어준 스타일을 목격할 수 있었다. 기억할 것은 하나다. 스타일링 전에 모발을 최대한 흐트러트릴 것! 그래야 모던해 보인다.

1. MISE EN SCENE 스타일 키스 롤러코스터 샴푸
웨이브 헤어의 컬과 볼륨을 더해주는 샴푸. 400ml, 9천원대.
2. MOROCCANOIL 히트 스타일링 프로텍션
드라이나 아이론을 사용하기 전 뿌려주면 모발을 보호하고 스타일링도 유지시켜준다. 250ml, 3만5천원.
3. RENE FURTERER 볼륨미아 볼륨 컨디셔닝 스프레이
가늘고 힘없는 모발의 볼륨을 제대로 유지시켜준다. 125ml, 5만2천원.
4. AVEDA 퓨어 어번던스 샴푸
아카시아 검 성분이 가늘고 힘없는 모발에 힘을 주어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250ml, 2만6천원

WATER : 유영하는 물빛
부드럽게 유영하는 물빛 혹은 깊이를 알 수 없는 푸른빛으로 사람을 유혹하는 바다처럼 블루 컬러가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팝아트에서 영감을 받은 비비드한 색상들이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지금, 블루만큼은 다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것. 형광빛 하늘색과 채도가 높은 파랑, 깊이감이 더해진 네이비까지, 색감의 폭도 무척이나 넓다. 마크 바이 마크 제이콥스 쇼에서 메이크업 아티스트 딕 페이지는 선명한 물빛의 블루 컬러 크림 섀도로 눈두덩을 채워 오히려 피부 톤이 더욱 빛나게 연출했으며, 팻 맥그라스는 안나 수이 쇼에서 글리터가 더해진 형광빛 스카이블루 아이를 만들었는데, 이를 두고 ‘사이키델릭 파스텔’이라 명명했다. 눈두덩 전체를 칠하는 것이 다소 부담스럽다면 눈꼬리에만 짙은 블루 아이라인을 그려준 데이비드 코마 쇼를 참고하자. 물론 물빛은 얼굴이라는 캔버스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필립 림, 에르베 레제 쇼에서처럼 촉촉히 젖은 헤어 텍스처 역시 이번 시즌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1. LAURA MERCIER 크렘 아이라이너(코발트)
크림처럼 부드럽고 쉽게 번지거나 지워지지 않는다. 3.5g, 3만2천원.
2. DIOR 디올 베르니 204호
수레국화 빛 청색이 봄날의 꽃을 닮은 손끝을 만들어준다. 10ml, 3만2천원.
3. GIORGIO ARMANI 아이즈 투 킬(5호)
밝은 청회색부터 짙은 네이비까지 다양한 블루 톤이 담겨 있는 아이 팔레트. 6g, 7만5천원대.
4. SHU UEMURA 프레스드 아이섀도(ME 655)
가루날림 없이 눈가에 착 밀착되며 투명하게 발린다. 1.4g, 2만5천원.
5. STILA 메탈 포일 피니쉬 아이섀도(메탈릭 코발트)
포일처럼 반짝이는 질감으로 대담한 아이 메이크업에 그만이다. 4g, 4만3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