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것이 유일한 안식처이자 가장 친한 친구인 내가 단 것의 위험성을 알았을 때, 늦었다 생각할 때가 빠른 것이라는 동서고금의 진리를 떠올리며 설탕 단식을 결심했다. 설탕이 얼마나 위험한지, 또 그 중독을 끊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아침마다 침대에서 일어나기가 힘들고, 저녁에는 침대에서 40분 이상 뒤척이며 잠을 못 이루는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의사들은 당연히 과도한 스트레스가 원인이라고 할 테지만) 건강 검진을 받았다. 걱정 반 설렘 반으로 검진 결과를 확인하러 간 날, 의사는 내게 단 음식을 좋아하느냐고 물었다. “스트레스 받을 때만 당겨요”라며 거짓으로 대답한 나에게 의사는 몸은 수치상으로 건강해 보이지만 불쑥 이유 없이 짜증이 난다면 건강한 식습관을 시작하라는 조언을 했다. 유야무야 대답을 하고 문을 나서는데 “지금은 젊어서 아무 문제 없을지 모르지만 몇 해 지나 지금 자신의 말이 간절히 생각날 때가 올 것”이라는, 점집을 나가기 전 ‘툭 내뱉는 점쟁이의 한마디’ 같은 말을 남겼다. 이대로는 안 될 것 같다는 왠지모를 불안감이 엄습했다. 당분을 과하게 섭취하면 비만과 치과 질환을 앓게 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설탕이 과연 이 두 가지 이유만으로 하얀 흑사병 혹은 소리 없는 살인자라는 얘기를 듣는 것일까? WHO(세계보건기구)에서 하루에 권장하는 성인의 적정 당 섭취량은 50g이다. 그런데 우리는 설탕을 무방비적으로 섭취하고 있었다.

무슨 소리냐고?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고 믿었던 떠 먹는 요구르트의 경우 당이 최대 17g까지 들어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처럼 말이다. 무가당 혹은 다이어트 음료라는 것도 식품 회사의 말장난에 불과하다. 설탕만 들어가지 않았을 뿐 단맛을 내기 위한 액상과당 혹은 아스파탐이라는 인공 감미료를 넣는다. 아스파탐은 소화되는 과정에서 메탄올로 변하는데, 이 메탄올이 간으로 이동하면 새집증후군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진 포름알데히드로 변한다. 전문가들은 설탕이 우리 몸의 ‘항상성’을 깨뜨리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항상성을 유지한다라는 것은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와 내분비계가 인간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체온과 혈압, pH(산성·알칼리성의 정도)를 적정 수준으로 맞춰준다는 것을 말한다. 건강한 사람과 병든 사람의 차이는 바로 항상성을 회복하고 유지하는 능력이다. 즉, 아픈 사람은 항상성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고. 항상성이 무너졌을 때 개개인에 따라 생기는 병과 그 기간, 증상의 정도는 천차만별이다. 우리 몸을 조금의 설탕이 야금야금 무너뜨릴 수 있다는 사실이 무섭지 않은가?

설탕의 위험성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면역세포를 기르며 몸속의 유해한 세균을 없애주는 백혈구의 한 종류인 ‘포식세포’의 수치를 낮춰서 면역 체계를 무너뜨리며, 암이 무럭무럭 성장하는 환경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니 우리 몸에 백해무익한 것은 담배뿐만이 아니었다. 혀의 즐거움 말고, 오래가는 건강한 몸을 선택하기로 한 나는 우선 가공식품 을 끊기로 결정했다. 초코나 바나나 우유 대신 흰 우유를, 탄산음료 대신 탄산수에 손을 뻗었으며 단 음식이 당길 때는 호두나 아몬드로 혹은 카카오 함량이 높은 초콜릿을 입에서 천천히 녹여 먹었다. 되도록이면 외식을 삼가고 집에서 요리할 때는 천연 감미료인 스테비아를 설탕 대신 넣는 것도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달콤한 유혹’이라는 말 그대로 단 음식을 뿌리치기 힘들지만 한층 가벼워진 몸과 머리를 기대하면서 참아보자. 더 달콤한 인생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