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이 옷장을 벗어나 세상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한 게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요즘 패션계는 예술품의 경지에 다다른 제품들로 갤러리 영역까지 탐하고 있다. 당장 박물관으로 고이 모셔가도 손색없을 패션계의 아트 이슈들!

불규칙의 미학
스톡홀름을 기반으로 작은 광고회사로 시작해 문화와 예술, 음악과 패션을 아우르는 패션 브랜드로 성장한 아크네 스튜디오는 매 시즌 쇼룸에 전시할 만한 특별한 작품을 만든다. 대중을 대상으로 한 공식적인 전시는 아니지만 아크네 스튜디오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는 인테리어 디자인 요소로 활용하기 위함인데, ‘불규칙적 형태의 화병’은 수많은 요청에 특별히 상품화한 것. 간결한 라인의 유리병을 녹여 새롭고 독창적인 모양으로 변형하는 과정으로 재창조된 아크네표 화병은 단 50개의 리미티드 컬렉션으로 만나볼 수 있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스니커즈
마이애미 아트 바젤부터 리옹 비엔날레에 이르기까지 현대 미술계의 신성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네이트 로우맨(Nate Lowman)이 컨버스의 척 테일러를 세상에서 가장 비싼 예술 작품으로 둔갑시켰다. 네이트 로우맨이 1917년 첫선을 보인 이 모델에 윌렘 드 쿠닝의 작품 ‘마릴린 몬로’에서 영감을 얻은 드로잉을 입혀 무려 2천5백만원을 호가하는 컨버스를 탄생시킨 것. 제작 기간만 180시간이 걸리는 이 작품은 패션과 아트의 컬래버레이션을 베이스로 하는 콘셉트 스토어 ‘저스트 원 아이’에서 단 21피스만 독점 판매된다.

아트월 프로젝트
뉴욕 그리니치 빌리지에 위치한 랄프로렌 데님&서플라이 스토어가 대규모 아트워크 설치물로 변신했다. 이는 뉴욕 스토어 파사드를 떠오르는 신진 아티스트와 함께 예술 작품으로 변신시키는 ‘아트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건물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은 그래피티&스트리트 아티스트인 헬번트(Hellbent)의 특별한 전시를 감상할 수 있다. 낡고 해진 아메리칸 데님과 개성 있는 보헤미안 무드로 넘치는 데님&서플라이와 여러 개의 역동적인 패턴을 추상적으로 배열하거나 때로는 퀼트처럼 조합하는 헬번트의 고유 작품은 자연스러운 조화를 이뤘다.

날것의 아름다움
2013 마이애미 아트 바젤 기간, 아틀리에 스와로브스키와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가 원석 그 자체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재현한 미래적인 주얼리 컬렉션인 ‘크리스털락타이트(Crystalactite)’를 선보였다. 생산 공정에서 크리스털과 무광 화이트 수지를 결합한 후 커팅하는 최첨단 퓨전 방식을 통해 크리스털은 원석의 상태처럼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크리스털의 순수함과 마르지엘라의 가공되지 않은 미학이 조화를 이룬 이 컬렉션을 위해 아티스트 밥티스트 드봉버그는 ‘스토커’라는 설치물을 행사장에 창조했는데 산산조각이 난 유리로 가구를 커버하거나 종유석처럼 설치한 그의 크리스털 구조물은 크리스털락타이트를 더욱 빛나게 해주었다.

해골의 재탄생
해골을 사랑하는 영국 남자들이 전설적인 만남을 가졌다. 알렉산더 매퀸 하우스와 아티스트 데미언 허스트가 한정판 스카프를 선보이는 것. 알렉산더 매퀸의 시그너처인 해골 스카프 론칭 10주년을 맞아 진행된 프로젝트로 데미언 허스트는 원초적인 자연에의 관심과 자연의 어두운 면에서 포착한 아름다움에서 영감을 얻어 그의 대표작인 나비, 벌레, 거미 등의 프린트를 사용한 만화경 같은 환상적인 프린트와 해골 모티프를 완벽하게 조화시켰다. 두 예술가의 기괴하고도 아름다운 감성이 담긴 스카프는 30가지 리미티드 스타일로 출시된다.

에디의 노트북
2013 S/S 시즌 생로랑의 수장으로 첫 쇼를 펼친 순간부터 에디 슬리먼은 쇼의 초대장 대신 그를 닮은 심플한 디자인의 검은색 노트북을 보내오기 시작했다. 그것은 단순히 인비테이션이 아닌 쇼의 티저이자 단서인 셈이다. 비밀스러운 노트 안에는 브라이언 로팅, 테오도라 앨런, 맷 코너스, 기 드 콩테 등 그가 영감을 받은 아티스트의 작품이 담겨 있다. 특히 테오도라 앨런의 작품은 이번 시즌 생로랑의 그런지 룩을 탄생시키는 데 큰 영향을 주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