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 세계를 매혹시킨 프랑스의 연인이 마리옹 코티야르였다면, 다음은 단연 레아 세이두다.

 

 

<가장 따뜻한 색, 블루>에서 세이두는 여자 배우와의 대담하고 격렬한 레즈비언 섹스 신을 연기했다. 프랑스 영화계의 거물 집안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이 젊은 배우는 자신의 몸을 충분히 내던져 커리어를 착실히 쌓아가는 중이다.

2013년 5월 칸 영화제가 끝나갈 무렵, 심사위원장 스티븐 스필버그가 <가장 따뜻한 색, 블루>에 출연한 레아 세이두에게 전화를 걸어 시상식에 참가해달라고 부탁했다. 28세의 세이두는 지금 프랑스에서 가장 다재다능한 젊은 여배우 중 하나다.

작년의 <페어웰, 마이 퀸>에서는 마리 앙투아네트를 충직하게 보좌하는 역을 맡았으며, <시스터>에서는 뱅상 카셀의 상대역으로, 제멋대로인 젊은 어머니를 연기했다. 스필버그는 세이두가 무슨 상을 받게 될지 알려주지 않았지만, 세이두는 함께 출연한 아델 에사초폴로스와 함께 여우주연상을 받을 거라고 짐작했다. “그런데 우린 황금종려상을 받았어요!” 세이두가 6월에 한 말이다. 심사위원단 측으로서는 드물지만 의미 있는 결정이었다. 영화제 관객들과 평론가들이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환상적인 작품이라고 생각한 영화에 찬사를 보낸 것이다. 시의적절하기도 했다. 프랑스에서 얼마 전 통과된 동성 결혼법에 반대하는 시위가 일어났던 5월에 칸이 노골적인 레즈비언 러브 스토리에 열광적인 지지를 보냈다는 것은 분명 예술적이자 또한 정치적인 입장 표명이었다. “내가 황금종려상을 탔어요! 우후후!” 세이두가 다시 한 번 말했다. 아직도 황홀해하는 것이 분명했다. 세이두는 검은 레깅스, 스트라이프 티셔츠, 검은 모터사이클 재킷을 입고 있었다. 뉴욕에 도착한 지 24시간도 채 지나지 않은 상태였다. 그 주에만 파리의 집에서 맨해튼으로 두 번이나 이동했다. 미국에서 10월에 개봉한 <가장 따뜻한 색, 블루>가 미국에서의 그녀의 커리어에 시동을 걸었다. 줄리 마로의 그래픽 노블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어린 소녀(아델 엑사초폴로스)가 푸른색 펑크 머리를 한 예술가(레아 세이두)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다. 여러 가지 면에서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한 영화였다. 성교 장면은 아주 길고(어느 남자 평론가는 지루해서 시계를 보았을 정도였다는데, 그가 베드신 중에 시계를 본 건 처음이었다고 한다) 격렬하며, 동성애자의 관점보다는 남성 이성애자의 관점에 더 가깝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 커밍아웃한 동성애자조차 이 영화의 섹스 장면이 ‘천편일률적이고 설득력이 없으며 포르노 같다’고 매도했을 정도다. 사실, 이 영화는 베드신으로 화제가 되기 쉽지만, 그 점이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라 꼽기는 어렵다. 더 강렬했던 것은 두 여성 사이의 관계였다. 영화 속에서 세이두는 신비롭고, 마음을 붙드는 매력이 있다.

<가장 따뜻한 색, 블루>에 출연한 것은 세이두다운 과감한 결단이었다. 그녀는 프랑스 영화계의 거물 집안 출신이기 때문이다. 그녀의 할아버지 제롬 파테는 프랑스 TV와 영화계의 거대 회사 ‘파테’의 CEO이고, 큰아버지인 니콜라스 세이두는 프랑스 최대 영화 제작사인 ‘고몽’의 회장이다. 20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했고, 프랑스의 거의 모든 잡지 표지에 등장한 레아는 최근 프라다 캔디 향수 모델이 되었다. 우리가 만났을 때 그녀는 파리로 돌아가 엘리제 궁에서 프랑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과 오찬을 할 생각에 기대에 차 있었다. 미국 관객 가운데 그녀를 아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우디 앨런의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 오웬 윌슨과 파리를 거니는 프랑스 여인의 역할이나 2011년의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에서 톰 크루즈를 죽이려 했던 외국인 킬러 역할 덕분일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위상이 극적으로 달라지고 있다. 섹스 장면이 그녀의 영화에서 가장 훌륭한 부분이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결과적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것은 사실이니까.

 

 

영어를 아주 잘한다. 어디서 배웠나?
7세 때 여름 캠프를, 어디였더라, 메릴랜드로 갔던 것 같다. 아버지는 내가 영어를 배우기를 바라셨다. 처음엔 아주 어려웠다. 음식도 이상했고. 프랑스 사람들은 아침에 감자랑 케첩을 먹는 데 익숙하지 않으니까. 그리고 프랑스 사람들은 스포츠를 잘하는 편이 아니다. 하지만 난 배웠다.

왜 배우가 되기로 결심했나?
배우인 남자를 만났는데, 그 사람의 삶이 정말 놀랍더라. 난 그때 18세였다. 그 사람은 자기가 하고 싶은 건 뭐든 할 수 있더라. 배우가 되고 싶은 것보다 그 사람의 삶을 살고 싶은 게 더 컸다. 처음엔 TV 오디션을 봤는데, 곧 위대한 감독과 같이 일하고 싶다는 걸 깨달았다. 지금은 그 기준으로 프로젝트를 선택한다.

미국 영화의 팬인가? 영화를 보고 반한 사람 있나?
조니 뎁! 존 워터스 감독의 <사랑의 눈물>을 보고 반했다. 그리고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 나오는 말론 브랜도를 좋아한다.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에 나온 말론 브랜도는 아니고?
절대 아니다! 항문에 버터 바르는 건 싫다. 그건 너무 심하지 않나!(<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의 항문 섹스 장면에서는 윤활제로 버터를 사용한다)

<시스터>에서는 자기 아들을 버리고, 심지어 어린 남동생인 척하기를 요구하는 여자 역을 맡았다. 그렇게 비호감인 사람을 묘사해 보이는 게 어렵지는 않았나?
<시스터>의 캐릭터를 내가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자신과 정말 거리가 먼 캐릭터를 연기하는 건 흥미로운 일이다. 난 그 여자가 어떤 옷을 입을지를 한참이나 생각했다. 캐릭터에 접근할 때는 그 사람이 어떤 옷을 입을지부터 정해야 한다.

그 영화를 보며 당신이 자기 몸을 편안해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래도 누드 신이나 섹스 신을 찍을 때 불편하지는 않나?
누드 장면의 어려움이 좋을 때도 가끔 있다. 러브 신에서는 보통 대사가 없기 때문에 연기하는 일이 거의 무용 안무에 가깝다. 그리고 섹스는 보편적인 언어다. 누구나 섹스는 이해하니까.

최근에 <가장 따뜻한 색, 블루>의 섹스 신에 대해 ‘가짜지만 보호 장치는 작았다’고 했다. 무슨 뜻이었나?
우린 가짜 성기를 썼다. 굉장히 섹슈얼하지만 우리 성기가 드러나지는 않았다. 물론 몸이 많이 나오긴 하지만(웃음), 다른 여배우 성기만 아주 잠깐 나온다.

그래도 아주 생생하던데.
아브델 케치체 감독이 아주 섹슈얼하게 만들고 싶어 했다. 영화를 의논하려고 만났을 때, 감독은 나에게 1년 동안 함께 지내자고 했다. 감독에게 내 인생의 모든 것을 다 이야기해야 했고, 6개월 동안 쉬지 않고 매일 촬영했다. 한 신을 사흘에 걸쳐 찍기도 했다. 감독은 우리가 ‘연기’하기를 바라지 않았다. 진짜 감정을 찾고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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