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빈의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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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이 시작될 때 김우빈은 무슨 꿈을 꾸었을까? 그 꿈이 얼마나 거창하고 야무졌건, 지금 이 배우는 한 해 몫을 다 이룬 듯이 보인다.

겉에 입은 두루마기는 전통 한복 김영석, 터틀넥니트와 바지는 Salvatore Ferragamo, 모자는 Ellen Christine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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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얼굴 김우빈

한국의 배우이자 모델인 김우빈은 브라운관과 스크린, 캣워크 그리고 광고까지 종횡무진 누비는 젊은 스타다. 그런 그가 한국으로는 모자라서 할리우드 진출을 꿈꾸고 있고, 주세페 토르나토레의 영화에 출연하고 싶어 한다. 지금은 연기에 대해 배울 것이 많아 열심히 연마하는 한편으로 더 큰 기회가 오기를 기다리는 중인 것이다. 앞머리를 내리면 김우빈은 하얀 피부가 도톰한 입술과 어우러져 순수한 청년 같아 보이지만, 머리를 넘겨 빗고 눈썹을 치켜세우면 성숙하고 거친 남자로 변모한다. 서늘한 눈매의 이 청년은 미국 배우 에즈라 밀러를 떠올리게 한다. 크고 작은 작품 속에서 커리어를 쌓아갈 미래의 그가 큰 성공을 거둘 것은 분명해 보인다. “저에 대해서 더 알고 싶다면 2012년에 방송된 드라마 <신사의 품격>을 추천하고 싶어요. 문제아지만 속마음은 착한 십대 ‘김동협’ 역을 맡았죠. 내 실제 성격과 꽤 비슷한 캐릭터였던 것 같아요. 낯선 사람과 친해지는 데 시간이 좀 걸리는 편이에요. 수줍음을 꽤 타기 때문에. 하지만 일단 친구가 되고 나면 내 본모습을 보이고, 내 사람이다 싶으면 열심히 챙기죠.” 한국 나이로 25세(한국은 서양과 조금 다른 복잡한 방법으로 나이를 세기 때문에 우리보다 많게는 두 살까지 더 카운트된다), 묵직하고 남성적인 목소리를 가진 이 배우는 음악 프로그램인 <M! Countdown!>을 진행하고, 로열 패밀리의 일상을 다룬 드라마인 <상속자들>에 출연했으며, 아시아 전역에 한국 음식을 소개하는 캠페인을 벌이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7년 동안 서울 패션위크 런웨이에 섰던 그는, 어릴 때부터 모델을 지망한 자신의 꿈에 대해 이야기했다. “서울에서 꽤 먼 작은 도시, 전주에서 살았어요. 그래서 패션쇼 비디오를 보거나 패션 잡지를 정기구독해 독학으로 공부했죠. 모델이 되기에는 너무 말랐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서는 스스로 식단을 짜서 일부러 살을 찌우기도 했어요. 매일 삶은 달걀을 수십 개씩 먹고, 단백질 셰이크도 먹었어요. 그러고 나서 서울에 올라와 모델 에이전시 오디션을 봐서 붙었죠. 최고의 모델로 최대한 오래 일을 하고 싶었기 때문에 대학도 모델학과로 진학했고요. 그런데 연기 수업을 받기 시작한 이후로 연기가 제 길임을 깨달았어요. 연기는 기초부터 배웠는데, 선생님께 걸음걸이를 지적받았어요. 내가 런웨이에서 걷듯이 걷고 있었던 거죠. 모델 일을 하면서 밴 오랜 습관을 버리고, 걷고 뛰는 것부터 시작해서 전부 다 새로 만들어냈어요.” 미디어와 팬들로부터 지대한 관심을 받고 있지만, 김우빈은 이런 주목이 버겁지는 않다고 말한다. “저는 매 순간을 즐기고, 팬들에게 정말 감사해요. 늘 꿈꿔온 일을 하고 있는 나는 행운아라고 생각해요. 누구도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모델 출신이라지만 김우빈은 심플한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연기를 시작하기 전에는 다른 모델들처럼 무척 신경 써서 입었어요. 여전히 패션을 사랑하지만 지금은 블랙과 화이트가 좋아요. 작은 포인트가 있는 심플한 옷도 좋고요. 요즘은 검은 가죽 재킷에 푹 빠졌어요.”

그는 언젠가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하기를 바라고 있으며, 이탈리아 감독인 주세페 토르나토레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토르나토레는 자신이 맡은 역할에 엄청난 사전 조사를 하는 이 젊은 배우를 주목해두는 게 좋겠다. “제가 맡은 역할에 대해 100가지 질문을 만들고 하나하나 대답을 써봐요. 그리고 연기할 캐릭터의 삶을 상상해서 그의 자서전을 써보는 거죠.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그 역할의 인생을 만들고, 그가 어떤 사람인지 이해하고 알아 볼 수 있도록 도와줘요. 지금까지는 상처가 많은 강렬한 캐릭터를 주로 연기해왔는데, 연기 폭을 더 넓히고 싶어요.” 김우빈은 모든 일에 자신만의 방법을 가진 사람이다. 공부든, 먹는 것이든, 워킹이든, 연기든.

에디터
글 / Sasha Carnevali, FASHION EDITOR SUMMER BOMI KIM
포토그래퍼
ERIC GUILLEMAIN
스탭
Hair stylist Yun Eun No@Foresta us-ing Aveda., Fashion assistant Ji Yun Lim, MakeUp artist Miyou-ng Chun@Foresta., Fashion stylist Ye Young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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