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는 무수한 이름과 숫자, 단어들이 복잡하게 뒤섞여 만들어지는 이야기다. 지난 일 년을 가장 잘 설명해줄 수 있는 키워드는 과연 어떤 것들일까? 2013년을 되짚어 보기 위해 해독해야 할 암호들을 분야별로 모았다.

MOVIE

12,810,000
<7번 방의 선물>은 해내고 <설국열차>는 못한 것. 바로 1천만 관객 동원이다. <아이 엠 샘>과 <쇼생크 탈출> 사이 어딘가에서 최루액을 듬뿍 뒤집어쓴 듯한 이 작품은 1천2백81만 명이라는, 기대를 두세 번쯤 뛰어넘는 성적을 거두며 역대 한국 영화 흥행 순위 3위에 올랐다. 평단의 반응은 확연히 갈렸지만 관객은 한 목소리로 지지했던 셈이다.

꽃미남 액션
2013년은 한국 액션 영화 주인공들의 평균 연령이 크게 낮아진 해다. 외모순으로 선발한 것 같은 남파 간첩들의 이야기를 다룬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대표적인 예. 남자 관객들의 취향보다 소녀팬들의 판타지를 겨냥한 이 영화는 7백만 관객을 동원하며 주연 김수현의 주가를 한층 올려놓았다. 엇비슷한 설정의 <동창생> 역시 빅뱅의 T.O.P을 북한 공작원으로 캐스팅해 남남북녀 운운하는 오랜 고정 관념을 흔들고 있는 중. 현재까지 개봉 4일 만에 50만 관객을 불러 들이는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장준환 감독이 10년 만에 내놓은 복귀작인 <화이>도 아직 10대인 여진구를 주연으로 내세웠다. 가혹하게 느껴질 정도로 폭력적인 드라마 안에서도 제 역할을 확실히 해낸 이 배우는 이미 아역 연기자의 카테고리를 뛰어넘은 눈치다.

HOLLYWOOD
김지운의 <장화, 홍련>, 박찬욱의 <올드 보이>, 그리고 봉준호의 <살인의 추억>은 모두 2003년 개봉작이다. 정확히 10년 뒤, 세 감독이 나란히 글로벌 프로젝트를 내놓게 되리라는 걸 당시의 당사자들은 예상이나 해봤을까? 첫 주자는 애널드 슈워제네거 주연의 <라스트 스탠드>를 지휘한 김지운이었다. 기대를 한참 밑도는 흥행 성적을 거두긴 했지만 평단의 점수는 평균 이상이었으며, 덕분에 할리우드에서의 두 번째 연출 기회도 빨리 찾아왔다. 애드 브루베이커의 그래픽 노블인 <크리미널> 시리즈를 원작으로 한 <겁쟁이>는, <악마를 보았다>와 <달콤한 인생> 사이 어딘가에 놓이는 누아르가 될 거라고. 한편 미아 바시코프스카, 매튜 구드, 니콜 키드먼이 출연한 <스토커>는 박찬욱의 취향이 집약적이고 강박적으로 담긴 심리극이었다. 새로운 환경에서도 작품에 대한 장악력을 잃지 않았다는 점이 특히 높게 평가받았다. 새라 워터스의 <핑거스미스>를 일제 시대 배경으로 옮겨 각색할 국내 프로젝트 <아가씨>와 할리우드에서 제작될 서부극 <브리건즈 오브 래틀버지>가 나란히 차기작 후보로 올라 있다.

그 어떤 영화보다도 화려하고 국제적인 캐스팅을 동원했지만 사실 봉준호의 <설국열차>는 CJ가 전액을 투자한 한국 작품이다. 이미 국내에서만 933만 명을 동원한 이 묵시록적인 SF는 최근 프랑스에서 호평 속에 개봉하며 본격적인 해외 순례를 시작했다. 북미 개봉 일정은 아직 미정인데, 이 지역의 배급을 맡았으며 거침없는 가위질로 악명이 높은 와인스타인 컴퍼니가 영화를 어떻게 바꿔놓을지가 관심거리다. 차기작으로는 20대 여성의 모험담인 <옥자>와 제목 미정의 호러물, 그리고 할리우드의 SF 프로젝트를 두고 고민 중이라는 소식.

재개봉
TV가 1997년과 1994년을 향해 응답하라며 윽박지르는 동안 극장가는 과거의 추억이 깃든 작품들을 부지런히 되새기고 있다. 몇 년 전부터 띄엄띄엄 이어져온 이 알뜰한 재활용이 올해 들어 더욱 본격화된 눈치다. 뤽 베송의 <레옹> <그랑 블루> <니키타>, 주세페 토르나토레의 <시네마 천국>, 클로드 피노트의 <라붐>, 허진호의 <8월의 크리스마스> 등이 이미 관객과 재회했고, 제임스 캐머런의 <터미네이터 2>, 장 자크 아노의 <연인>, 박찬욱의 <올드보이>, 왕가위의 <해피투게더> 역시 조만간 다시 극장에 걸릴 예정.

하정우
하정우는 쉴 새 없이 달리는 다작 배우인 동시에 흥행과 비평에서 거의 실패가 없었던 우량주다. 2013년 개봉작인 류승완의 <베를린>과 김병우의 <더 테러 라이브> 역시 각각 7백만과 5백50만을 동원하는 성공을 거두었다. 특히 신인 감독과의 작업이었던 후자의 경우 작품 선택에 탁월한 그의 선구안을 다시 한 번 입증한 사례다. 그 와중에 연출 데뷔작인 <롤러코스터>를 선보이기까지 했는데, 관객 동원에서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지만 감독 하정우의 가능성을 보여주기에는 충분한 코미디였다. 어떤 면에서 그는 한창 때의 탐 크루즈를 연상시킨다. 돋보일 수 있는 멍석을 정확하게 골라내고, 그 위에서 자신을 100% 활용하는 이 배우는 보기 드물게 영리하고 직관이 뛰어난 스타다. 2014년에도 하정우를 주목할 이유는 충분하다. 강동원과 함께 출연하는 윤종빈의 <군도 : 민란의 시대>의 개봉과 중국 작가 위화의 세계적 베스트셀러를 각색할 두 번째 연출작인 <허삼관 매혈기>의 촬영이 내년 중으로 예정되어 있다.

이정재
배우 이정재가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1990년대의 대표적인 청춘 스타였던 그의 행보는 오히려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더 흥미로워지는 듯하다. 물론 압도적인 오라로만 보자면 절친한 친구 사이기도 한 정우성이 한 수 위일 것이다. 대신 이 배우는 훨씬 넓은 스펙트럼의 캐릭터를 섭렵하며 자신의 활동 반경을 성실히 넓혀왔다. 임상수의 <하녀>나 최동훈의 <도둑들>에서 보여준 야비하고 심지어는 초라하기까지 한 모습은 꽤나 신선한 도전이었다. 2013년에는 박훈정의 <신세계>와 한재림의 <관상> 두 편을 모두 성공시키며 자신의 존재감을 새삼 증명해 보였다. 특히 악역인 <관상>의 수양대군은 만만치 않은 카리스마를 마음껏 발산할 기회였다. 매끈한 미남 배우의 타이틀을 내려놓은 뒤 선 굵은 연기자로 거듭나며 새로운 전성기를 맞게 된 매튜 매커너히와 나란히 견주어볼 수 있지 않을까?

지브리
방대한 규모의 원화를 망라한 <스튜디오 지브리 레이아웃 전>이 서울에서 열린 올해, 지난 1985년부터 지금까지 이 애니메이션 명가를 이끌어 온 미야자키 하야오가 은퇴를 선언했다. “장편 애니메이션이 아니더라도 하고 싶은 것, 도전해보고 싶은 게 여러 가지 있습니다.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것도 있고요.” 70대의 감독은 기자 회견에서 이렇게 밝혔다. 아쉬운 건 은퇴 자체보다 그의 마지막 연출작인 <바람이 분다>를 둘러 싼 논쟁이었다.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일본군의 주력기였던 제로센의 설계자 호리코시 지로의 삶을 그린 이 작품은 민감한 역사를 생략한 채 개인의 열정을 묘사하는 데만 집중한다. 전범에 대한 미화까지는 아니더라도 꼭 해야 할 이야기를 빠뜨린 듯하다는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더 테러 라이브
가끔은 첫 타석부터 홈런을 치는 선수를 만나게 된다. <추격자>의 나홍진, <늑대소년>의 조성희 등을 이을 올해의 이름은 아마도 <더 테러 라이브>의 김병우가 되어야 할 거다. 러닝 타임 내내 유지되는 담백한 긴장감부터 뒤통수를 후려치는 듯한 결말
까지, 칭찬할 만한 대목이 많은 스릴러다. 평단의 호평에 힘입어 올해 최고의 기대작이었던 <설국열차>와 나란히 개봉 일정을 잡고 정면 승부를 벌인 결과 557만 명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미술, 건축, 디자인

공간 사옥
한국의 1세대 건축 사무소인 공간 건축의 부도가 보도됐을 때 가장 먼저 궁금했던 건 사옥의 앞날이었다. 설립자였던 고 김수근이 설계를 맡은 이 건물은 한국 현대 건축을 말할 때 반드시 짚고 넘어가는 수작이다. 민간에 공매될 경우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판단하에 서울시문화재단에서 사옥을 인수하고자 했으나 지난 5월 시의회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현재는 서울시가 이 건물을 등록문화재로 등록해줄 것을 문화재청에 신청한 상태다. 원칙적 연대 기준인 50년을 채우진 못했지만 예외 사례로 인정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나건 사옥은 무사히 보존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당연히 남겨야 할 것마저도 너무 쉽게 갈아엎는 서울의 성형 중독은 이미 너무 심각한 수준이다.

GOOGLE GLASS
올 상반기 구글이 2천 명가량의 구글 글라스 체험단을 모집하자 새로운 시대의 디바이스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한 번 끓어올랐다. 사진 촬영, 길 찾기, 번역 등 여러 유용한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눈앞 허공에 증강 현실 정보를 디스플레이해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이 기기는 내년 초 시판과 동시에 스마트폰 이상의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치아 교정 도구같은 디자인을 불평하는 목소리도 꾸준히 들린다. 안나 윈투어는 미국 보그 9월호 지면에 이 같은 불평에 대한 답변을 실은 바 있다. 스티븐 클라인과 함께 구글 글라스가 등장하는 화보를 촬영해 공개한 것.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4년여의 공사 끝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지난 11월 13일에 드디어 문을 열었다. 설계를 맡은 건축가 민현준은 폐쇄적 과거의 상징인 옛 기무사 터에 무형의 미술관을 세우고 싶었다고 설명한다. 담이 없는 데다 사방으로 통로가 나 있는 이 건물은 자신의 존재감을 지운 채 주변 풍경과 시민들 사이로 편안하게 스민다. 개관 특별전은 총 7명의 국내외 큐레이터와 7명 국내외 작가가 협업해 완성한 <연결_전개>, 서도호, 장영혜 중공업, 최우람의 <현장설치 프로젝트>, 건립 과정을 사진으로 기록한 노순택, 백승우의 <미술관의 탄생> 등 총 5개 주제로 구성됐다.

블록버스터 전시
팝스타들의 내한뿐만 아니라 블록버스터급 전시의 한국 순례도 전에 비해 한결 잦아졌다. 그중 올해 가장 큰 성공을 거둔 건 현대카드 컬처 프로젝트의 일환인 <팀 버튼 전>이다. 약 4개월 동안 서울시립미술관을 다
녀간 인원은 무려 46만 명이었다. 순수 미술의 울타리 밖에 있는 대중적인 주제를 다뤘기 때문에 가능한 숫자였을 것이다. 비슷하
게 언급할 만한 예는 이 외에도 많다. 각각 애니메이션 아카이브와 전방위적인 디자인 작업을 망라한 <스튜디오 지브리 레이아웃 전> 과 <마리스칼 전>은 모두 현대카드의 후속 기획이다. 대림미술관은 올해 <슈타이들 전>과 <라이언 맥긴리 사진전>으로 또다시 큰 호응을 얻었다. 사진가 마리오 테스티노와 애니 레보비츠의 한국 전시 역시 기존의 미술 애호가, 그 이
상의 관객층을 공략한다.

QX
스마트폰이 등장한 이래 디지털 카메라의 입지는 점점 좁아져왔다. 경쟁이 힘들다면 차라리 적극적으로 공존할 방법을 모색해야 하지 않을까? 소니의 렌즈 스타일 카메라인 QX 시리즈는 이런 발상 전환의 결과다. 근거리 무선 통신과 와이파이 기능을 이용, 스마트폰과 연동해 사용하는 제품인 것. 이런 게 바로 적과의 동침?

FLEXIBLE
2013년 스마트폰 업계의 화두는 단연 ‘곡선’이다. 문제는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휘는가 하는 것. 삼성에서 10월 출시한 갤럭시 라운드는 액정 가운데가 오목하게 들어가 좌우로 휘어져 있어서 한 손에 잡고 터치할 때의 그립감이 특히 좋다. LG의 G플렉스는 역시 가운데가 들어갔지만 반대로 위아래 방향으로 휘어 있다. 가로로 돌려서 동영상을 볼 때 몰입감이 높으며, 귀와 입에 가까운 구조라 통화감도 더욱 생생한 것이 장점. 애플에서도 내년에 휘어진 아이폰을 출시한다는 예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제 휘어진(curved) 디스플레이를 넘어서 휠 수 있는(flexible) 스마트폰의 시대를 내다보고 있다.

RETRO
디자이너들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올해 산업디자인의 주요 키워드 중 하나는 레트로였다. 이 유행을 가장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건 카메라 업계다. 삼성의 신형 미러리스 카메라 NX300, 니콘이 새롭게 내놓은 DSLR인 DF 시리즈, 그리고 후지필름의 즉석 카메라 인스탁스 미니 90등은 모두 아날로그 필름카메라의 외양을 본뜬 제품들이다. 카메라 외에는 LG전자의 가전이 눈에 띈다. 예스러운 느낌의 LG 클래식 TV나 클래식 오디오, 영사기의 느낌을 살린 미니빔 프로젝터 등을 연달아 출시된 바 있다. 디지털 시대는 아날로그의 꿈을 꾸는가?

FOOD & DRINK

싱글 몰트위스키
싱글 몰트위스키는 보리를 발아시킨 몰트만 사용해 단일 증류소에서 단식 증류기로 만든 위스키를 가리킨다. 2013년은 블렌디드 위스키 혹은 폭탄주에만 익숙하던 국내 위스키 문화가 위스키 각각의 고유한 맛을 즐기는 문화로 변화하는 신호가 감지된 해였다. 하지만 싱글 몰트위스키보다 싱글 몰트위스키 바 자체가 트렌드로 비춰진 것 또한 사실. 볼트+82, B28 서울, 스피키지 모르타르등이 올해 가장 주목받은 싱글 몰트위스키 바다.

프렌치 레스토랑
지난해에 이어 새로운 프렌치 레스토랑의 출현이 눈에 띄는 한 해였다. 지난해 문을 연 ‘뀌숑 82’, ‘태번 38’, ‘르꽁뜨와’ 등이 기존의 엄숙했던 프렌치 레스토랑과 차별되는 편안한 음식과 분위기를 강점으로 삼았다면, 올해 등장한 ‘앙티브’, ‘제로 콤플렉스’. ‘메종 드 라 카테고리’는 각각 해산물 전문 레스토랑, 네오 비스트로, 네오 브라세리 등 한 발 더 나아간 새로운 프랑스 요리를 제안한다.

방사능 공포
지난 7월 22일, 도쿄 전력이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 2년 4개월 만에 방사능 오염수의 바다 유출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괴담으로만 떠돌던 방사능에 대한 공포가 실재하는 위협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특히 수산물부터 가공식품에 이르기까지, 일본을 원산지로 하는 식품에 대한 불안이 1차적인 공포. 효능이 검증되지도 않은 방사능 휴대용 측정기의 인기는 인간이 훼손한 자연 환경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수 없는, 2013년의 슬픈 자화상이다.

CRAFT BEER
맥주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경리단길로 성지 순례를 떠난다. 중소 규모 양조장에서 각각의 고유한 레시피로 만든 크래프트 비어를 만날 수 있는수제 맥주 전문점 크래프트웍스, 맥파이, 더 부스가 옹기종기 모여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국내 수제 맥주의 대부분은 카파인터내셔널 브루어리에 의존하고 있지만, 지난 4월 주세법 개정안이 발의된 만큼 가까운 시일 내에 국내 소규모 양조장의 춘추전국시대를 기대해도 좋겠다.

LOCAL
시작은 롯데백화점 본점의 성심당 팝업 스토어였다. 57년의 역사를 지닌 대전 성심당 제과점의 튀김소보루를 맛보기 위해, 1월 14일부터 일주일간 약 1만7천 명이 줄을 서서 총 1억 5천만원을 지갑에서 꺼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롯데백화점은 군산의 이성당과 속초의 만석닭강정, 현대백화점은 전주의 PNB 풍년제과, 신세계 백화점은 광장시장 순희네 빈대떡과 대구의 납작만두 등 오랜 역사를 지닌 지역 맛집을 연이어 서울로 모셔 오느라 애를 먹었다. 지난 1~2년 사이의 국내 여행 붐, 경제 불황으로 떠오른 ‘추억’ 코드, 그리고 지난해부터 이어진 백화점의 치열한 식품관 경쟁이 맞물린 결과였다. 롯데백화점은 12월 21일부터 종로의 낙원떡집, 통영의 거북선꿀빵, 부산의 유부주머니 등 지역 대표 먹거리를 한데 모은 행사 또한 준비하고 있다.

빙수
곧 아열대 기후 국가가 되는 건 아닐까 두려워하며, 2013년의 우리들은 1년 내내 빙수를 먹었다. 매장에서 팥을 직접 삶는 ‘경성팥집 옥루몽’과 씹을 새 없이 입안에서 녹는 밀크 빙수가 인상적인 ‘빙빙빙’은 클래식한 팥빙수와 밀크빙수로 전통의 강자 ‘밀탑’과 ‘동빙고’를 위협했다. ‘애드빙’의 오레오 빙수, ‘I’m C’의 멜론 빙수, ‘당고집’의 벚꽃 빙수, 신라호텔의 애플망고 빙수 등 열대과일이나 색다른 식재료를 사용한 빙수들 역시, 만만치 않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빙수의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SOFTREE
상하목장의 유기농 우유로 만든 아이스크림에 벌집을 올려 눈길을 끈 소프트리. 지난 6월 초 가로수길을 시작으로, 3~4개월 만에 홍대, 한남동, 강남역 등으로 기세 좋게 뻗어갔다. 폴바셋의 상하목장 밀크 아이스크림, 고디바의 더블 초콜릿 소프트 아이스크림 또한 올여름 소프트 아이스크림 열풍을 거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