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조가 있는 삶

W

뜨거운 불을 쬐어도, 훈훈한 바람을 쐬어도 한기가 가시지 않는다구요? 체온 뿐 아니라 기분까지 끌어올리는 건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는 순간 일어나는 마법이죠.

반신욕의 계절이 다가왔네요. 배우 하지원의 권유로 반신욕을 시작한지도 꽤 되었는데요, 뜨거운 것이 위로 가고 찬 것이 아래로 가는 물리 현상을 이용해 하반신을 덥혀주어 전신 혈액순환이 되는 원리입니다. 하지만 욕조 속에 30분 이상 머무르는 동안 아무런 준비 없이 몸만 담그었다가는 은근 지루하기 때문에 오만 잡생각에 릴랙스는 커녕 속에서 울화가 오를 수도 있다는 부작용! 입욕준비물을 잘 챙겨서 30분간의 멋진 디톡스 경험으로 이끌어내야 합니다.
입욕제로는 OM 임팩트 오일을 씁니다. 쐐기풀 추출물이 근육을 이완시키고 독소를 배출하는 효과가 있어 몸을 데우면서 땀을 흘리는 과정 중 디톡스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제가 아주 사랑하는 제품이죠. 특히 담금욕을 자주하게 되면 피부가 건조해지기 쉬운데 욕조에 한 티스푼 정도 떨어뜨리면 자잘한 오일 입자들이 떠다니다 내 몸 구석구석에 휘감기듯 철썩 달라붙기 때문에 보습에도 도움이 되구요. 또한 하루 일과에 지친 영혼을 달래는 듯한 아로마틱 향도 기가 막히답니다.
오일과 함께 와인도 한 잔 정도 좋습니다. 반신욕에 적합한 물 온도인 40도 정도가 의외로 미지근하게 느껴지는데, 가벼운 알코올은 체온상승에 도움이 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리고 욕조 안에서 글라스의 튕기는 소음이나 와인컬러의 시각적 즐거움이 주는 묘미가 있거든요. 별 거 아닌데 괜히 호사스럽게 느껴지지 않나요?
그리고 마지막, 하루의 자잘못 따위로 상념에 빠지고 싶지 않다면 책을 한 권 준비하세요. 가볍고 유쾌한 하루키의 에세이가 도움이 될지도.

기타
글 / 박태윤 (메이크업 아티스트)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