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발, 관능, 팜므 파탈 등 ‘센’ 여자들의 전유물이었던 레오퍼드가 센슈얼하고 매력적인 스타일을 위한 비밀 병기로 떠올랐다. 이제 여성들은 세련된 으르렁거림으로 무장할 때다.

탐스러운 패턴의 레오퍼드 코트는 생로랑 제품. 가격 미정. 핀 스트라이프 모직 재킷과 화이트 셔츠는 자라 제품. 각 6만9천원, 12만9천원. 크리스털과 깃털이 장식된 모직 스커트와 도마뱀 브로치는 드리스 반 노튼 제품. 가격 미정. 부드러운 회색 모피 클러치는 디올 제품. 3백만원대. 크리스털 이어링은 H&M 제품. 2만5천원. 진주와 크리스털 장식이 겹쳐진 목걸이는 블랙 뮤즈 제품. 9만8천원. 체인 목걸이와 체인 브레이슬릿, 흰색 스웨이드 부츠는 자라 제품. 각 2만9천원, 14만9천원.

탐스러운 패턴의 레오퍼드 코트는 생로랑 제품. 가격 미정. 핀 스트라이프 모직 재킷과 화이트 셔츠는 자라 제품. 각 6만9천원, 12만9천원. 크리스털과 깃털이 장식된 모직 스커트와 도마뱀 브로치는 드리스 반 노튼 제품. 가격 미정. 부드러운 회색 모피 클러치는 디올 제품. 3백만원대. 크리스털 이어링은 H&M 제품. 2만5천원. 진주와 크리스털 장식이 겹쳐진 목걸이는 블랙 뮤즈 제품. 9만8천원. 체인 목걸이와 체인 브레이슬릿, 흰색 스웨이드 부츠는 자라 제품. 각 2만9천원, 14만9천원.

청순한 여성들에게 야성미를 씌우고, 담담한 매력을 가진 여성조차 관능적이고 섹시한 무드로 단숨에 전환시켜주는 레오퍼드. 표범의 탐스러운 패턴을 담은 레오퍼드는 프린트에서 연상되는 특유의 따뜻함과 부드러운 촉감 때문에 가을/겨울 시즌에 더욱 사랑받는 아이템이다. 남성들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지긋지긋한 군생활의 악몽을 떠올리게 하는 밀리터리 룩과 나란히 레오퍼드로 온몸을 감은 여성을 비호감 1순위로 꼽는다지만, 이번 시즌 런웨이에 등장한 레오퍼드를 본다면 조금은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레오퍼드=도발, 섹시, 팜므 파탈’ 등의 진부한 공식에서 벗어나 세련되면서도 부담스럽지 않게 입을 수 있는 스타일링 아이디어가 대거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현대 패션사에서 레오퍼드에 대한 인식은 2009 F/W시즌 이자벨 마랑 쇼 전후로 나뉜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그때의 충격은 강렬하고 강력했다. 라쿠엘 짐머만과 아냐 루빅(걸레도 근사한 룩으로 소화할, 잘나가는 슈퍼 모델들!)이 낡아서 축 늘어진 헐렁한 티셔츠에 검은 스키니 팬츠를 입고 그 위에 반점이 균일하게 박힌 탐스러운 레오퍼드 모피 코트를 걸친 채 기름기를 쫙 뺀 담백한 파리지엔의 모습으로 등장한 이후 당대 여성들에게 이 룩은 완벽하고 절대적인 패션 교본으로 자리 잡은 것은 물론, 레오퍼드의 담백하고 멀멀한 새로운 표정을 발견하게 해주었다. 더불어 슈퍼 스타일 아이콘인 케이트 모스와 알렉사 청의 웨어러블한 코디법은 여성들이 일상에서도 레오퍼드를 무난하게 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한 일등공신이다.

“요즘의 여성들은 레오퍼드 프린트를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최상의 아이템이라고 생각하죠. 레오퍼드는 새로운 검은색으로 떠올랐어요.”

필립 림의 레오퍼드 바이커 재킷과 롤랑 무레의 레오퍼드 이브닝 웨어를 모조리 사들인 해러즈 백화점의 헤드 디렉터 헬렌 데이비드의 말이다. 디자이너 레베카 밍코프 역시 레오퍼드는 이제 트렌드를 벗어나 클래식 패턴과 대중적인 소재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에 동의한다.

“레오퍼드는 레드 카펫을 거니는 여배우의 전유물이 아니에요. 보통의 여성을 위한 일상적인 프린트죠.”

레오퍼드의 대가 스테파노 가바나 역시 레오퍼드의 실용적 측면을 강조했다.

레오퍼드 패턴의 페이크 퍼 코트는 자라 제품. 19만9천원.시폰 소재 꽃무늬 드레스, 버클 장식 사이하이 부츠는 쟈뎅 드 슈에뜨 제품. 각 1백만원대, 1백78만원. 드롭 이어링은 포에버21 제품. 6천8백원. 짜임이 성근 분홍색 비니와 굵은 체인 목걸이는 H&M 제품. 모두 1만7천원. 진주 브레이슬릿은 샤넬 제품. 가격 미정.

레오퍼드 패턴의 페이크 퍼 코트는 자라 제품. 19만9천원.시폰 소재 꽃무늬 드레스, 버클 장식 사이하이 부츠는 쟈뎅 드 슈에뜨 제품. 각 1백만원대, 1백78만원. 드롭 이어링은 포에버21 제품. 6천8백원. 짜임이 성근 분홍색 비니와 굵은 체인 목걸이는 H&M 제품. 모두 1만7천원. 진주 브레이슬릿은 샤넬 제품. 가격 미정.

이번 시즌 레오퍼드는 수많은 런웨이에서 다채로운 분위기를 발산했는데, 그중 가장 주목받은 것은 단연 생로랑이었다. 생로랑을 위한 자신의 시그너처로 레오퍼드를 염두에 두고 있는 듯 데뷔 쇼 이후 꾸준히 레오퍼드를 탐구하는 에디 슬리먼은 할머니 옷장에서 끄집어낸 듯한 퀴퀴한 레오퍼드 코트를 빈티지 꽃무늬 슬립 드레스, 투박한 워커 그리고 진주 목걸이와 매치해 반항기 가득한 캘리포니아 소녀를 런웨이에 내보냈는데, 혹자는 이 모습이 거칠지만 자유로운 영혼이었던 90년대 그런지 룩의 대표 주자 코트니 러브를 떠올리게 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런가 하면 레오퍼드를 클래식한 매니시룩에 적용한 디자이너도 있는데, DKNY 쇼에는 점잖은 캐멀색 블레이저 차림에 커다란 레오퍼드 패딩 코트를 겹쳐입고 비니로 캐주얼함을 살린 룩이 등장했고, 모스키노 칩&시크 쇼에는 록 스피릿을 담은 레오퍼드 테일러드 수트가, 엠마누엘 웅가로에서는 도트 패턴의 시가렛 팬츠와 레오퍼드 톱을 접목한 중성적인 룩이 눈길을 끌었다. 또한 영국 신사 크리스토퍼 베일리의 손길이 더해진 버버리 프로섬에는 윤기가 흐르는 송치 소재의 레오퍼드 트렌치코트와 펜슬 스커트가 런웨이를 오갔는데, 이는 진정한 럭셔리로 승화된 ‘품격 있는 레오퍼드’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고급스럽고 근사했다. 그뿐인가! 맥시멀리즘을 테마로 잡은 톰 포드는 아찔하게 섹시하고글래머러스한 룩으로 레오퍼드의 절정을 맛볼 수 있게 해주었다!

이처럼 레오퍼드는 굉장히 매력적이지만, 일반인에게는 고민 없이 선뜻 사들이고, 자유롭게 길거리를 활보하기 까지에는 약간의 용기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심지어 거리나 지하철, 엘리베이터 속에서 수많은 사람의 시선이 레오퍼드에 머무르는 것을 감내해야 하기 때문. 혹자는 ‘레오퍼드를 걸치면 고양이가 되어버린다’고 이야기 하는데, 레오퍼드를 입을 때는 ‘상쇄’가 중요한 요소임을 기억해야 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레오퍼드로 둘러싸던 60년대와는 달리 당대의 룩에는 약간의 희석이 필요하기 때문. 레오퍼드 초보자라면 극히 일부에만 응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인데, 백과 슈즈, 스카프나 벨트 등의 액세서리로 시작해 응용 범위를 넓혀나갈 것. 레오퍼드는 패턴 자체가 강렬하기 때문에 포인트 아이템으로 매치했을 때 어떤 스타일과도 잘 어우러진다. 더불어 옷은 중성 톤이나 단색으로 매치해야 보는 사람이 현기증을 덜 느끼게 됨을 기억하자.

레오퍼드에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기면 종착역인 레오퍼드 코트를 시도해보게 될텐데, 티셔츠나 셔츠 같은 베이식한 톱, 데님이나 중성적인 로퍼와 매치하면 캐주얼한 무드를 더할 수 있으며, 로맨틱한 시폰 원피스와도 환상의 궁합을 자랑한다. 여자들의 숨겨진 욕망을 자극하는 대담한 레오퍼드 코트는 레너드 코헨의 ‘페이머스 블루 레인코트(Famous Blue Raincoat)’를 생각나게 한다. 코헨은 언젠가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코트가 마법의 망토처럼 당신을 머나먼 모험의 세계로 이끌어줄 것’이라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마찬가지로 레오퍼드 코트 역시 입는 이로 하여금 약간 의 일탈과 함께 모험심을 자극한다. 올겨울 쿨한 레오퍼드 아이템과 함께 패셔너블한 모험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1. 주황색 칼라가 귀여운 레오퍼드 모피 코트는 MSGM BY 쿤위드어뷰 제품. 5백49만원.
2. 세련된 디자인의 송치 소재 부티는 알도 제품. 17만8천원.
3. 품이 넉넉한 레오퍼드 베스트는 성진 모피 제품. 가격 미정.
4. 큼지막한 패턴이 고급스러운 송치 소재 코치는 롱샴 제품. 4백18만원.
5. 비즈로 촘촘히 엮인 글래머러스한 클러치는 톰포드 제품. 가격 미정.
6. 앞코가 포인트인 레오퍼드 부티는 주세페 자노티 제품. 가격 미정.
7. 펑키한 무드의 스카프는 맥큐 제품. 가격 미정.
8. 섹시한 미니 스커트는 보브 제품. 10만원대.
9. 관능적인 레오퍼드 패턴 보디수트는 돌체&가바나 제품. 77만원.
10. 화려한 옥스퍼드 슈즈는 크리스챤 루부탱 제품. 가격 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