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퍼 로렌스는 비명을 지르며 쓰러지는 연약한 여주인공이 아니라, 자기 힘으로 사랑하는 이들을 지키는 튼튼한 여성 캐릭터를 연기해왔다.

WHO 그녀는 누구인가?
배우 제니퍼 로렌스, 미국의 새로운 연인, 이제 겨우 스물네 살인 오스카 수상 경력자, <헝거게임 : 캣칭 파이어>의 제작사에 개봉 첫 주 북미에서만 1억 6천만 달러를 벌어다 준 박스오피스의 여왕, 신이 연예부 기자들에게 내려준 선물.

WHY 왜 모두가 제니퍼 로렌스를 사랑할까?
연기력도 연기력이지만 자신의 스타성을 십분 활용할 수 있는 역할들을 영리하게 섭렵해온 덕분이 크다. 물론 <헝거게임>도 <트와일라잇> 시리즈와 엇비슷한 팬 층을 공략하는 영 어덜트 소설 원작의 블록버스터이긴 하다. 그래도 캣니스는 수동적이기만 했던 벨라 스완에 비하면 훨씬 존중 받을 만한 캐릭터다. 보호받기보다는 보호하는 쪽을 택하는 이 인물은 어장 안의 남자 친구들에게 떡밥을 던져주는 것 외에도 하는 일이 많다. 게다가 묵직하면서도 날카로운 저음으로 대사를 뱉는, 예쁘기보다는 멋있는 쪽에 가까운 제니퍼 로렌스의 개성은 자신의 역할에 특별한 설득력을 더한다. 또래의 베벌리힐즈 출신 치어리더들이 맡았다면 캣니스의 카리스마는 절반 이상 날아가버렸을 것이다.

WHERE 세상의 주목을 받기 전, 이 배우는 어디에 있었을까?
길예르모 아리아가 감독의 <버닝플레인>에서도 인상적이었지만 데브라 그래닉의 <윈터스 본>이야말로 제니퍼 로렌스에게는 새로운 챕터의 시작이었다. 집을 담보로 잡아 자신의 보석금을 낸 뒤 사라진 아버지의 행방을 쫓는 소녀 가장 리 돌리는, 열일곱 살 산골 토박이 버전의 필립 말로우(작가 레이먼드 챈들러가 탄생시킨 느와르 시리즈의 주인공)였다. 이 변칙적인 하드보일드 느와르 덕분에 그는 첫 번째 오스카 후보 지명을 받게 된다. 최근 한국 영화와 드라마에서 경상도 출신 캐릭터들이 크게 활약하는 것과 연결 지어 생각해볼 수 있을까? 할리우드에도 걸쭉한 남부 사투리를 구사하는 역할 덕분에 도약한 연기자들이 꽤 있다. <머드>의 매튜 매커너히, <브레이브>의 헤일리 스타인펠드, 그리고 <윈터스 본>의 제니퍼 로렌스 등을 예로 들 수 있겠다. 실제로 로렌스는 미국 남부 켄터키주의 루이빌 출신이다.

WHAT 그녀는 어떤 말들을 남겼나?
제니퍼 로렌스는 레드 카펫 위에서 매점에 온 중학생처럼 까불기 일쑤고, 인터뷰 때마다 예상 밖의 농담을 터뜨리곤 한다. 새침함과는 거리가 먼 화법은 여러 스타들 가운데서도 그녀를 가장 돋보이게 하는 액세서리다. 몇 가지 예를 들자면,

“운동을 좋아한다고 말하긴 싫어요. 솔직히 그렇게 말하는 사람을 보면 한대 치고 싶어져요. 어쨌든 스크린에서 날씬해 보이는 건 중요한 일이지만요.”
“저와 닮은 캐릭터를 연기한 적은 없어요. 사실 전 지루한 사람이거든요. 영화에서까지 제 모습을 보고 싶진 않아요.”
“춤을 정말 못 춰요. 졸업 파티에 온 아빠 같을 걸요. 전기 의자에 앉은 검비(만화 캐릭터) 비슷하거나.”
(2013년 오스카 레드 카펫 인터뷰 중) “오늘은 디올 쿠튀르를 입었어요. 세상에 단 한 벌밖에 없는 드레스죠. 와, 저기 아만다 사이프리드다. 완전 예쁘네.”

무례하게 들리진 않았으면 좋겠는데, 사실 연기는 시시한 일이에요. 모두가 이러죠. “어떻게 배우로서 그렇게 냉정할 수가 있죠?” 그럼 전 대답해요. “왜 제가 그렇게 오만해져야 하는데요? 누군가의 목숨을 구하는 직업도 아니잖아요. 세상에는 사람을 살리는 의사도 있고 불이 난 건물에 뛰어드는 소방관도 있죠. 전 그냥 영화를 만들어요. 별 것 아닌 일이에요.”

WHEN 제니퍼 로렌스의 다음 작품은 언제 볼 수 있을까?
<실버 라이닝 플레이북>을 연출한 데이빗 O. 러셀의 신작 <아메리칸 허슬>이 북미에서 12월 18일에 개봉한다. 조연으로 참여한 제니퍼 로렌스의 연기가 인상적이라는 평들이 많다. 전편에 이어 미스틱으로 등장할 <엑스맨 :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는 한국에서도 내년 5월 중에 개봉될 예정. 작년에 촬영을 마친 뒤 후반 작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수잔 비에르의 <세레나> 역시 2014년에 볼 수 있을 듯하다. 대공황 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에서 로렌스는 레이디 맥베스를 연상시키는 야심만만한 캐릭터를 연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