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 갤러리아 by DFS

여권과 항공권을 손에 쥐고 통과할 수 있는 곳이 출입국 심사대나 낯선 국경이기만 했다면, 이토록 매번 설렐 수 있을까? 그건 어쩌면 여권과 항공권에게만 허락된, 아주 특별한 특권 때문일지도 모른다. “면세점에 들어오셔도 좋습니다.” 하지만 매번 면세점 쇼핑은커녕 공항에 제시각에 도착하는 일마저 미션 임파서블! 그래서 우리는 자꾸만 홍콩을 목적지로 정하게 된다. 홍콩에선 화려한 야경, 영화 속에 등장한 바로 그 거리, 그리고 다채로운 ‘먹부림’을 누릴 수도 있지만, 그 무엇보다 전 지역에서 면세 쇼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럭셔리 브랜드 쇼핑 기회를 호시탐탐 노려온 여행자라면, 세계적인 명품 유통 브랜드 DFS 갤러리아의 빨간 로고와 부딪칠 때마다 크게 치솟는 심장 박동수에 익숙할 것이다. 그런데 지난 10월, 홍콩 도심에 여행자의 가슴을 뛰게 할 새로운 신호가 등장했다. 침사추이 지역의 동부거리와 캔톤로드, 그리고 코즈웨이베이 지역의 쇼핑몰인 하이산 플레이스까지, 홍콩의 중심가에 위치한 세 개의 DFS 갤러리아가 도심형 쇼핑 타운인 ‘T 갤러리아 by DFS’로 간판을 바꿔 달았기 때문이다. ‘T’는 ‘Travel’의 약자이자, 여행의 떨림을 상징하는 비행기의 모양을 형상화하는 기호이기도 하지만, 영어를 하나도 모르는 여행자라 할지라도 그 어디서나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배려한 마음이 녹아 있는 선택이기도 하다.

그런데 전 지역이 면세 구역인 홍콩이라면, 굳이 T 갤러리아 by DFS가 아니어도 괜찮지 않을까. 아쉽게도 이 제품이 정말 ‘진짜’일까 여러 번 고민해본 홍콩의 쇼핑객이라면, 그런 의문 없이 곧장 T 갤러리아 by DFS로 향할 수밖에 없다. 전 세계 어디에서도 품질을 보증하고 반품 및 교환이 가능하도록 한 ‘100% World Wide Guarantee’ 시스템은 오직 이곳에서만 선보이기 때문이다. 진짜와 가짜에 대한 고민을 떠나, 저렴하게 구입했다는 이유로 그 외의 애프터서비스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일반적인 면세 쇼핑과 비교해서도, 여행자의 마음을 한결 안심하게 해주는 마음 씀씀이가 고맙게 느껴진다.
시끌벅적한 공항 내 면세점과 달리 마치 백화점 명품관에서처럼 평온한 쇼핑이 가능한 데 더해, 그 이상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 또한 T 갤러리아 by DFS만의 미덕이다. 티파니 매장에서 주얼리를 구경하면서 반클리프 아펠의 주얼리를 부탁해 옆에 놓고 비교하며 쇼핑하는 일은 우아한 명품관에서라면 영 쑥스럽지 않을까. 하지만 다양한 브랜드가 독립적으로 존재함에도 사실상 하나의 브랜드처럼 서비스를 제공하는 T 갤러리아 by DFS라면 가능하다. 물건을 구매할 때마다 결제하는 것이 귀찮은 여행자라면 아무 카운터나 골라 모든 제품을 한 번에 결제해도 좋고, 호텔로 돌아가지 않고 가벼운 손으로 남은 여행을 즐기고 싶다면 4시 이전에 구매를 마치기면 하면 된다. 바로 그날 호텔로 안전하게 배달해주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오직 T 갤러리아 by DFS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비밀스러운 공간은 뷰티 컨시어지. 7개의 트리트먼트 프로그램 중 하나를 선택해 스킨케어를 받을 수 있는데, 전문가가 측정한 피부 타입과 본인의 취향에 맞춰 T 갤러리아 by DFS에 존재하는 뷰티 브랜드 중 그 어떤 제품을 선택해도 된다. 무엇보다 해당 제품을 구매하지 않아도, 서비스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오직 예약만 하면 누구나 받을 수 있는 서비스이므로, 현명한 여행자라면 홍콩에서의 첫 일정은 뷰티 컨시어지를 예약하는 것으로 출발해야 할 것이다.
이토록 새롭게 단장한 T 갤러리아 by DFS로 내년 봄 즈음 떠나보는 건 어떻겠느냐고? 괜찮다. 영화배우인 다니엘 우를 비롯해 8명의 아티스트가 ‘T’를 형상화한 조각상을 스타의 거리에서 선보이는 ‘T in Art’, 1천 년 전부터 이어온 종이 공예 방식으로 제작한 10만 점의 종이접기 조각으로 장식된 매장, 패션 사진가 크레이그 맥딘의 사진 속에서 하와이의 야자수부터 홍콩의 고층 빌딩까지 탐험하는 모델 카렌 엘슨과 션 오프리를 만날 수 있는 2013 가을/겨울 캠페인 정도만 포기하면 된다. 아무래도 영 포기를 못하겠다면? 올해가 가기 전, 홍콩으로 향하는 비행기 티켓을 끊는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