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벌레 같은 눈썹과 작은 키, 개구진 표정과 자유분방한 애티튜드로 패션계를 점령한 슈퍼모델 카라 델레바인 (Cara Delevingne).

21세의 카라 델레바인은 모델계의 슈퍼스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트레이드마크인 눈썹과 개구진 표정과 얼빠진 표정, 부글부글 끓는 표정에서 순진한 표정까지 천의 얼굴을 가진 그녀는 리틀 케이트 모스(Kate Moss)로 불린다. 그러나 그녀의 몸매는 스타의 반열까지 오른 그녀의 커리어에 큰 걸림돌이 된다. 게다가 그녀는 건선이 있을뿐더러 스트레스를 받거나 초조해지면 피부에 붉은 반점이 올라온다.
“꼭 패션위크 기간만 되면 그렇더라고요!” 그녀는 런던 에이전트 사무실에서 통화하면서 그렇게 말했다. “그 기간 동안 붉은 반점이 온몸에 나있다 생각하면 정말 최악이에요. 건선은 자가 면역 질환이에요. 제가 굉장히 예민하거든요. 한번은 루이 비통 쇼 전, 붉은 반점을 가리기 위해 분장을 하고 있는 제 모습을 케이트가 봤어요.” 델레바인은 그때를 떠올리며 말했다. “그녀는 말했죠. ‘이건 정말 최악이야! 왜 그런 거야? 내가 널 좀 도와줘야겠구나.’ 그날 오후 그녀는 제게 의사 선생님 한 분을 소개시켜줬어요. 케이트는 제게 정말 좋은 충고를 해주죠.”

모스와 키(약 175cm)가 비슷한 델레바인은 전형적인 모델의 신장보다 훨씬 작은 편에 속한다. 사실 지난 몇 년간 모델들의 키는 점점 더 커지고 더 말라갔고, 모델들에 대한 패션계 이외의 사람들의 관심이 적어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평론가들이 80년대나 90년대 슈퍼모델들의 전성기를 운운할 때 정작 그들이 그리워하는 건 바로 그들의 개성 있는 얼굴이다. 나오미(Naomi), 신디(Cindy) 그리고 케이트와 같은 모델들은 옷의 맵시가 사는 몸매보다는 환상적인 얼굴이 부각되고 어떤 것이든 유행으로 소화시킬 수 있는 변화무쌍한 매력 역시 겸비하고 있다. 4년 전 델레바인이 패션 세계에 입문했을 때, 그녀는 매혹적인 페이스로 즉각적인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초기에 저는 곰곰이 생각해봤어요. 다른 많은 모델들 사이에서 어떻게 나를 부각시킬 수 있을까?” 델레바인은 말했다. “다들 저보다 키도 크고 마르고 예쁜데 저는 전혀 여성스럽지도 않죠. 심지어 저는 열여덟 살이 될 때까지 가슴도 없었어요! 10대 시절 저는 항상 생각했죠. 나는 키도 작고 가슴도 없는데 도대체 어떡해야 할까?” 그녀는 모델의 역할은 다른 배역을 잘 소화해내는 것이라고 했다. “아마 그게 바로 제가 주목 받는 이유이지 않을까 싶어요. 저는 카메라를 볼 때 마치 사람을 대하듯이 해요. 카메라를 지그시 쳐다보는 거죠. 사진은 그저 납작한 사물에 불과해서 거기에 생명력을 불어넣어야 하니까요.”

1 3월 파리 패션위크 기간 중 호텔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델레바인.
2 피팅하러 가는 도중 찍힌 사진.
3 파리에서의 휴식 시간.
4, 5 파리 컬렉션 기간 찍힌 사진. 런웨이뿐 아니라 스트리트에서도 슈퍼스타다.
6 최근 인스타그램에 올린, 칼 라거펠트와 함께 촬영한 사진.
7 조단 던, 칼리 클로스와 함께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는 카라.

8 생로랑 피팅에 도착했을 때.
9 파리에서의 재충전 시간.
10, 15 샤넬 백스테이지에서 메이크업을 받는 모습.
11, 12 그녀가 올리는 위트 있는 인스타그램 포스팅.
13, 14 파리 컬렉션 기간 촬영한 사진.

사실 델레바인은 10세 때 이탈리아 <보그>에 사진가 브루스 웨버(Bruce Weber)의 모델로 얼굴을 비춘 적이 있다. 그녀는 런던 모델링 에이전시 소유주인 사라 듀카스(Sarah Doukas)가 발굴한 인재인데, 카라는 사라의 딸과 자신의 언니들 클로이(Chloe), 포피(Poppy)와 같은 학교를 다녔다. 델레바인가(家) 여성들은 영국 귀족 출신으로 그녀들의 어머니인 판도라(Pandora)는 런던을 대표하는 아이콘이었으며 셀프리지 백화점의 패션 컨설턴트 대표직도 맡고 있는데, 한때 심각한 헤로인 중독자였다(포피라는 이름이 마약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는 소문이 돌 정도!). 판도라는 딸들의 유년기 대부분을 마약 중독 치료로 보냈다. 자매 중 가장 어린 카라는 모친의 상태가 좋지 않을 때의 모습을 보지는 못 했고, 대신 언니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며 자랐다. “포피 언니는 모델이었는데 저는 절대로 언니와 똑같은 일을 하고 싶지 않았어요.” 카라는 말했다. “브루스 웨버와의 촬영 후에도 저는 그쪽에 대해 생각하지도 않았어요. 저는 오히려 음악가나 배우가 되고 싶었죠.” 그녀는 어릴 때부터 드럼을 쳤으며 12세에는 클레먼틴즈(Clementines)라는 밴드의 멤버로 활동했다. 바로 그즈음 그녀는 부모님에게 연기 에이전트를 붙여 달라고 졸랐다. “저는 디즈니 채널의 스타가 되고 싶었죠. 한나 몬타나(Hannah Montana)처럼요. 하지만 부모님은 절대 안 된다고 하셨어요.” 델레바인은 17세 당시 햄프셔(Hempshire)에 있는 예술 방면으로 아주 뛰어난 사립 학교인 비데일스(Bedales)에 다니고 있었는데, 팀 버튼(Tim Burton) 감독의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Alice in Wonderland)> 극장판에 대한 통지를 받고 오디션 테이프를 만들었다. “엘리스에 대한 저의 해석은 다소 비정상적이었어요.” 그녀는 웃으면서 말했다. “어린 소녀가 자신의 감정을 좀 과하게 표현하듯이 제가 오버하긴 했죠. 저는 테이프를 보내고 한 결혼식장에 있었는데 어떤 여자가 저를 찾아왔어요. 그녀는 말했죠. ‘너는 나를 모르겠지만 나는 네가 누구인지 정확하게 안단다.’ 그분은 바로 영화 제작자 리처드 자눅(Richard Zanuck)의 아내인 릴리 자눅(Lili Zanuck)이었어요. 그녀가 말하길 그들 모두 제 테이프를 보고 마음에 들었다고 했죠!” 델레바인은 이어서 말했다. “그리고 저는 팀 버튼 씨의 집에 가서 그분을 뵈었죠. 비록 배역을 얻지는 못했지만 그때의 경험은 제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되었어요.”

이 일화는 델레바인이라는 인물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타고난 재능과 원대한 야망, 그리고 험난한 세상에 대한 그녀만의 편안함과 친숙함이 보인다. 그녀가 이러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이유가 그녀의 화려한 배경 때문인지, 타고난 자신감 때문인지 혹은 그 둘 다 영향을 미쳤는지는 모르지만 델레바인은 자기 자신의 잠재력에 대해 아주 예리한 감각을 지니고 있다. 그녀는 자신의 이름을 상표화했으며, 언론 매체상에 카라의 눈썹(Cara’s Eyebrows), 카라의 허벅지 사이 틈(Cara’s Thigh Gap), 카라의 눈(Cara’s Bog eye) 등의 용어를 만들기도 했다. 이것들은 그녀의 애벌레 같은 눈썹과 허벅지 맨 위쪽의 가랑이 사이 틈, 그리고 그녀가 짓는 웃긴 표정들로부터 도출된 것이다. 또한 그녀는 현재 인스타그램(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며, 팔로워가 약 200만 명이 된다. 그녀의 게시물은 대부분 장난기 많으면서도 도발적이다. 배꼽이 보이는 크롭트 스웨터를 입은 카라의 배를 스펀지 밥이 핥는 사진, 카라가 아내(wifey)라고 부르는 그녀의 절친 리타 오라(Rita Ora)에게 키스하려는 사진, 델레바이너(Delevingners)라고 불리는 그녀의 팬들과 함께 래퍼처럼 찍은 사진 등이 있다. 또한 패션쇼 무대 뒤에서 담배 연기로 도넛 모양을 뿜어내는 사진도 있고 다른 모델들과 파티를 하는 사진도 있다. 나쁜 여자 콘셉트의 카들은 그녀가 모스(Moss)의 불량스러운 모습을 더 심각하게 따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소문을 확산시켰다. 소문에 의하면 그녀는 5월에 있었던 칸 영화제(Canne Film Festival)에서 선박 위에서 열린 파티 도중 만취해 그날 밤 내내 승선해 있어야 했다고 한다(그녀가 도저히 호텔로 돌아갈 수 없는 상태였기 때문). 그러나 델레바인은 그녀에 대한 여러 가지 소문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녀는 직감적으로 너무 바른 생활을 하는 여성은 섹시하지 않다는 점을 간파한 것 같다. “모든 사람이 저를 걱정하죠.” “제 가족을 힘들게 해요. 저 또한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알아요. 하지만 제가 제 자신 하나쯤은 스스로 돌볼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은 알아야 하고요. 전 제가 지금까지 잘해오고 있다고 믿어요.”

델레바인은 비교적 빠른 성공과 끝이 없는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열릴 S/S 컬렉션 기간 동안 40개 넘는 쇼에 참석할 예정이며, 이번 시즌 펜디, DKNY, 멀버리, 버버리, 생로랑, H&M 캠페인의 얼굴이 되었다. 그녀에겐 쉴 틈이 없다. “저는 작곡을 하고 싶어요. 연기도 하고 싶고, 노래도 부르고 싶어요. 제 피부가 상하지 않을 활동을 하고 싶어요.” 델레바인은 잠시 말을 멈췄다. “언니와 함께 그리스로 사흘간 휴가를 간 적이 있는데요, 저는 그게 마냥 행복하기만 할 줄 알았어요. 그러나 제가 모든 것을 잠시 놓아두었을 때 기분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어요. 저는 미치는 줄 알았어요. 그리스에는 커플이 정말 많았고 저는 너무 외로워서 슬펐어요.” 델레바인은 영국 아이돌 그룹 원 디렉션(One Direction)의 해리 스타일스(Harry Styles)와 영국 싱어송라이터인 제이크 버그(Jake Bugg)와 열애설에 휩싸이기도 했는데, 적어도 공식적으로 그녀는 여성 팝스타들과 가장 친하다. “리애나는 저에게 말했죠. ‘일에 빠져 허우적대는 건 쉬워. 그건 일종의 현실 도피지. 그러니 외롭고 울고 싶을 땐 울어.’ 그래서 전 엉엉 울었어요.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고 이내 현실로 돌아왔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