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 사이를 전속력으로 질주하는 자동차 경주는 여러 스포츠 중에서도 특히 위험한 오락이다. <아폴로 13> <뷰티풀 마인드>의 감독 론 하워드가 배우 크리스 헴스워스, 다니엘 브륄과 함께 목숨을 걸고 격돌한 두 남자의 실화를 재구성했다.

이건 고전적인 이야기다. 두 적수가 상상한 것 이상으로 서로 닮았다는 걸 깨달아가는 내용이니까. 자베르와 장 발장의 쫓고 쫓기는 추격이나 흰 고래에 대한 에이햅 선장의 집착, 데이비드 프로스트의 가시돋친 리처드 닉슨 인터뷰를 떠올려보라. 마지막 내용은 브라운관 안에서 벌어진 장관이었으며, 결국 론 하워드의 2008년 작인 <프로스트/닉슨>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하워드의 새 영화 <러시 : 더 라이벌> 역시 치열한 라이벌 관계를 중심에 둔 드라마다. 실화를 바탕으로 <프로스트/닉슨>의 작가인 피터 모건이 재구성한 이야기는 두 명의 포뮬러1 레이서, 즉 바람둥이 영국인 제임스 헌트와 과묵한 오스트리아인인 니키 라우다를 좇는다. 둘은 1976년 시즌에 챔피언 타이틀을 놓고 기억할 만한 승부를 펼친 바 있다. “애초 이 프로젝트에서 제 흥미를 자극한 건 레이싱이 아니었어요. ” 이번 작품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자동차 경주의 팬이 아니었다는 론 하워드의 설명이다. “그보다는 두 캐릭터 간의 극적인 관계에 이끌렸죠.” 카리스마 넘치는 헌트(크리스 헴스워스)는 숱하게 연인을 갈아치우며 그가 경기할 때처럼 충동적으로 살아간다. 반면 뛰어난 실력을 지녔지만 폐쇄적인 라우다(다니엘 브륄)는 창고에서 장비들과 함께 밤을 새울 때가 많다. 하지만 결국 두 사람은 믿기 힘들 만큼 놀라운 우연의 연속 끝에 결승전의 트랙 위에서 맞닥뜨리게 된다. 감독은 팬들을 몰입시키는 레이싱의 위험천만함이 라이브 무대가 전염시키는 특유의 전율과 흡사하게 느껴졌다고 말한다. “촬영 마지막 날에는 자동차들이 몇 차례나 전속력으로 커브를 돌다 튕겨나갔어요.” 그가 회상한다. “모든 걸 끝낸 뒤에야 비로소 안심이 되더라고요.”

“크리스 헴스워스는 레이서인 제임스 헌트 역할을 맡았어요. 보통의 운동 선수라기보다는 록스타에 가까운 인물이죠. 사실 요즘 같으면 이렇게 자기 관리를 못하는 플레이보이 타입은 일찌감치 주의를 받았거나 아니면 방출됐을 거예요. 경기에 무척 많은 판돈이 걸리니까요. 그러니까 헌트는 반항적인 스포츠 슈퍼스타의 마지막 세대인지도 몰라요. 우린 앞으로도 사라진 제임스 헌트의 후예들을 그리워하게 될 겁니다.”

“저와 니키 라우다를 연기한 다니엘 브륄이에요. 라우다는 고급품을 좋아했어요. 좋은 차를 몰았고 비행기를 갖고 있었죠. 그는 지금껏 제가 만나본 가장 인상적인 사람 중 한 명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