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로드와 스트리밍으로도 충분히 아름답지만 앨범의 실체를 갖고 있을 때 음악은 비로소 나에게로 와서 품에 안긴다. 우리에게 영감과 기쁨을 주었던 음악에, LP에 바치는 뮤지션 8인의 오마주.

왼쪽부터 | Madonna  (2005) + 김예림, Elvis Costello  (1978) + 엘(인피니트), David Bowie  (1973) + 장기하, Carla Bruni  (2003) + 장윤주, Patti Smith  (1975) + 조원선, Deux  (1996) + 테이스티, Justin Timberlake  (2006) + 이이언, Jimi Hendrix  (1973) + 조정치

왼쪽부터 | Madonna (2005) + 김예림, Elvis Costello (1978) + 엘(인피니트), David Bowie (1973) + 장기하, Carla Bruni <Quelqu’un M’a Dit> (2003) + 장윤주, Patti Smith (1975) + 조원선, Deux (1996) + 테이스티, Justin Timberlake <FutureSex/LoveSounds > (2006) + 이이언, Jimi Hendrix (1973) + 조정치

“맨 처음 샀던 음반이 뭔지 기억해요?” 누군가에게는 기나긴 추억의 이야기를 불러올 이 질문이, 요즘의 세대에게는 어떤 감흥도 일으키지 못하는 공허한 메아리일지도 모른다. “월 3천6백원으로 무제한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었고, 그때 들었던 악이 정말 좋아서 전곡 다운로드를 했을 정도예요.” 어쩌면 이렇게 말할 수 있을까? 드라마 <응답하라 1997>에서도, 영화 <건축학 개론>에서도 소년과 소녀는 서로 좋아한다는 말 대신에 CD 플레이어를 건네주고, 너에게 관심이 있다는 표현 대신에 이어폰을 한 쪽씩 나눠 꽂았다. 영화 <월플라워>에서는 좋아하는 여자아이를 위해 믹스테이프를 녹음하고, 자신이 아끼던 비틀스의 7인치 바이닐을 선물한다. 하지만 ‘응답하라’ 시리즈의 21세기 버전을 찍는다면, 음악에 관해서만은 90년대만큼 다양한 그림을 만들어내기가 어려울 것 같다. 음악을 듣고 공유하는 거의 대부분의 경험이 휴대폰으로 이루어지니까. 같이 음악을 들을 는 있겠지만, 물리적으로 건네주고 선물할 수 있는 실체는 존재하지 않는다. 휴대폰으로 노래를 들으면 감동이 없나? 디지털로 듣는 음악은 아날로그 방식보다 열등한가? 물론 대답은 ‘아니오’다. 지금도 많은 뮤지션들이 열심히 훌륭한 곡을 만들고, 디지털 싱글로 발표하며, 그 형식이 노래의 품질을 좌우하지는 않는다. 차트를 헤아릴 때 ‘음반’ 대신 ‘음원 시장’이란 말이 자연스러워졌지만 불법 다운로드가 아니라 정당한 돈을 지불하고 음악을 구입하는 사람들이라면, 파일로 듣는다고 해서 음악을 덜 즐긴다고 폄하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사람은 물질적인 존재이며, 형태를 가진 뭔가를 만지고 소유하고 싶어 하는 오랜 본능을 갖고 있다. “요즘은 너무 간편해져서 바로 음악만 듣는다. 처음부터 그런 경험만 게 된 사람은 음악만 쏙 듣는 것이 음악 감상의 전부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내 입장에서는 재킷을 보고 뜯어내는 순간부터 음악의 시작이다.” 얼마 전 한국을 다녀간 ECM 레이블 대표 만프레드 아이허는 음원을 다운받는 시대에 재킷이 있는 음반의 미래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책의 내용만 취하는 것이 독서가 아니라 책의 표지 디자인, 손에 넣었을 때의 묵직하고 단단한 낌, 종이의 질감과 냄새 같은 감각이 총체적으로 책에 대한 경험과 인상을 형성하듯이. 주목할 만한 트렌드는 바이닐(LP) 시장의 성장이다. 미국에서 바이닐 앨범 판매량은 2007년 99만 장에서 2012년 455만 장으로 대폭 상승했다. 뉴욕이나 런던의 편집숍 어반 아웃피터스에서는 고객들의 취향에 맞을 만한 음악의 LP와 그걸 들을 수 있는 캐주얼한 턴테이블을 판매하는 데 꽤 넓은 공간을 할애하고 있다. ‘LP를 듣는다’는 것을 힙스터들의 유행하는 행위로 대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 음반을 발표하는 뮤지션들의 신보는 대개 LP를 찍으며, 음원 다운로드 이용권을 함께 제공한다. CD가 음원과 경쟁할 때 취약한 매체여서 밀려났다면 LP는 오히려 공존하고 병행된다. 영미권의 10대는 ‘CD는 아빠 세대의 오래된 미디어’ 라며 오히려 LP를 구입하기도 한다. 음악을 듣는 행위의 편리함이 극에 달했을 때 어떤 이들은 오히려 그 반대의 불편함을 추구하고 있는 이런 현상을 뭐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 그 자신이 LP 애호가로서 고전 록을 사랑해서 200장 정도의 판을 사모은 장기하는 “크기 때문에 원래 의도한 앨범 디자인이 잘 보인다”고 말했고, 김예림도 “LP로 볼 때 판이 훨씬 예쁘다” 고 했다. 말하자면 ‘사이즈 더즈 매터’인 것이다. 물론 비주얼적인 매혹 외에 소리의 다른 결과 질감, 판을 꺼내서 턴테이블 위에 얹고 바늘을 올려놓을 때의 물리적인 흥분은 말할 것도 없고. 김예림, 인피니트 엘, 장기하, 장윤주, 조원선, 테이스티, 이이언, 조정치까지 8팀의 뮤지션이 더블유의 카메라 앞에 서서 그들이 사랑하고 아끼거나, 자신과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음반 커버를 재현하는 화보를 촬영했다. 인터뷰에서 앞으로의 음악시장에 대해 묻자 뮤지션들은 고민하거나 걱정하거나 체념하거나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비관적인 상황이지만, 그 속에서 어떻게든 해나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한 번에 한 곡씩, 세 곡씩 숨 가쁘게 발표하고 발 빠르게 소비하는 ‘디지털 싱글’의 시대가 되면서 뮤지션들이 앨범 단위로 채워넣던 서사도, 공들여 이미지를 찍고 전달하던 아트워크의 메시지도 흔들린다. 그 흔들림이 어디로 향해 갈지 아직 아무도 모르지만 분명한 사실은 사람들이 음악을 사랑하는 한, 그 사랑을 눈으로 확인하고 손으로 만지고자 하는 욕망은 존재한다는 거다. 그 사랑에서 힘을 얻어, 음악은 또 지속되는 선순환의 구조가 흘러간다. 이안 헌터의 오래된 노래 중에 ‘Old Records Never Die’ 라는 곡이 있는데 거기서 ‘올드’ 를 빼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벌룬 소매의 톱은 Jill Stuart, 랩스커트를 레이어드한 쇼트 팬츠는 Olive des Olive, 메탈 벨트는 Zara, 스트랩 샌들은 Namuhana 제품. 팔찌는 에디터 소장품.

벌룬 소매의 톱은 Jill Stuart, 랩스커트를 레이어드한 쇼트 팬츠는 Olive des Olive, 메탈 벨트는 Zara, 스트랩 샌들은 Namuhana 제품. 팔찌는 에디터 소장품.

김예림
김예림의 새 노래 제목도, 앨범 이름도 ‘Voice’인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목소리’라는 건 지금 막 커리어를 시작한 이 스무 살 신인 가수의 정체성을 설명하는 가장 강력한 키워드니까. 서바이벌 오디션 쇼 출신 가운데 지금 가장 또렷한 존재감을 발하는 것도 ‘세이렌의 음성’ 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사람들을 매혹시킨 바로 그 음색이었다. “여자 뮤지션들을 좋아하지만 뷔욕이 특히 멋진 것 같아요. 노래를 부를 때 뜻밖의 표현을 할 줄 알거든요. ‘It’s Oh So Quiet’라는 재즈 스타일 뮤지컬 넘버가 있는데, 괴성을 지른다거나… 가수들이 흔히 정석적으로 노래하는 보컬의 관습을 쉽게 깨버리는 게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힙합부터 일렉트로닉, 어쿠스틱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음악을 듣는 이유도 이런 취향이 노래 부를 때기 자도 모르게 ‘뜻밖의 표현’이 되어 나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제가 부르는 곡들도 스타일이 다양한데, 제 목소리가 섞이면서 장르나 시대가 중화되는 것 같아요. 이런 작업들이 재참밌어요.” 하지만 김예림이 오마주의 대상으로 고른 건 뷔욕이 아니라 마돈나였다. 94년생 소녀의 성장 시기와 마돈나의 전성기는 비껴갔지만, 올해 초 홍대 상상마당 시네마까지 가서 〈마돈나 : 라이크 어 버진〉과 〈레이디가가 : 온 더 엣지〉 다큐멘터리를 보고, 현재의 대중문화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몇 안 되는 가수 중 하나라는 생각에 마돈나에 대한 동경을 갖게 됐다고 한다. 이번에 참여한 8팀의 뮤지션 가운데서도 가장 어린 김예림은 사실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로 음악을 듣던 세대다. 처음으로 음반을 소유한 경험이, 초등학교 6학년 때 감상평을 써서 코린 베일리 래CD를 받은 기억이라는 얘기를 들으면 이 성숙한 아가씨가 새삼 어리고 풋풋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고등학교 때 미국에 가서 만난 친구가 옛날 음악을 좋아해서, 비틀스 시대의 작은 밴드 음악도 같이 듣고 레코드 가게에 가보기도 했어요. LP의 큰 사이즈로 보면 앨범들이 훨씬 예뻐요” .

재킷과 팬츠는 Kwon Oh Soo Classic, 도트 패턴 셔츠는 Hugo Hugo Boss, 도트 패턴 타이는 Fiorio by La Figura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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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트 엘
엘의 더블유 촬영은 인피니트의 월드 투어 한가운데였다. 스케줄 조절을 위해서 서울과 자카르타 사이에 분주하게 연락이 오갔고, 스튜디오에 도착한 건 일본 공연을 마치자마자 공항에서 바로였다. 빠듯한 입출국 일정, 공연 연습에다 드라마 <주군의 태양>까지.엘은 쳐지 있을 법도 한데 더 기운차게 말하고 씩씩하게 움직였다. 바쁜 일정, 개인 생활이나 인간관계를 거의 포기해야 하는 아이돌의 단체생활 가운데 엘에게 숨통을 틔워준 건 사진이었다. 해외 스케줄을 다닐 때 틈틈이 풍경을 찍거나 멤버들의 스냅 사진을 찍어온 결과물로 벌써 두 번째 포토 에세이집이 나왔다. <엘즈 브라보 뷰티풀 파트 2(L’s Bravo Viewtiful Part 2)>라는 제목. 촬영의 콘셉트도 그래서, 카메라로 촬영하고 있는 엘비스 코스텔로의 앨범을 정했다. 물론 엘이 사용하는 카메라는 사진 속에 등장하는 것 같은 오래된 핫셀블라드 필름카메라가 아니라, DSLR인 캐논 5d 마크 쓰리 제품이지만. “어릴 때 사진 찍는 사람들이 너무 멋있어 보여서 연습생 계약금으로 첫 카메라를 샀어요. 단체 생활을 하고 있지만 원래 혼자 있는 걸 좋아해서 틈날 때마다 카메라 가지고 출사를 나가요. 혼자서 이어폰 끼고 삼청동 같은 데 다니면, 일에서 받는 스트레스도 해소되거든요. 사진 찍을 때는 피아노 연주곡 많이 들어요. 미야자키 하야오 애니메이션 주제곡 연주 음반 같은 거. 좋아하는 피사체는 우리 팀 멤버들? 5년 정도 동고동락하다 보니 성격의 특징, 매력적인 표정을 알기 때문에 그 사람다운 뭔가를 끄집어내기가 쉬워요.” 두 권째인 포토 에세이는 사진을 찍고 글을 쓰는 것부터 디자인과 표지, 인쇄될 종이를 정하는 것까지 스스로 챙겼다. 디지털 방식으로 저장되지만, 프린트를 뽑아서 들여다고보 실체가 있을 때 더 뿌듯하다는 점에서 음악과 사진은 닮아 있다. “저도 스마트폰에 익숙한 세대고 인터넷으로 모든 것을 하지만, 사진은 크게 볼수록 좋고 책에 인쇄된 것을 보면 더 좋거든요. 필름카메라를 써본 적 없지만 암실 작업 같은 건 언젠가 배워보고 싶어요.중 나에 더 잘하게 되면 앨범 재킷 촬영을 해보고 싶기도 해요. 가장 좋아하는 이미지는 비틀스의 애비로드 커버예요. 언젠가 런던에 가면 그 길에 우리 멤버을들 세워놓고 사진을 찍고 싶어요.”

목걸이로 연출한 가죽 줄의 실버 참 장식 팔찌는 Pandora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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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하
<설국열차>의 배우 틸다 스윈턴을 런던에서 인터뷰했을 때, 그녀는 데이비드 보위에게 매혹되었던 어린 날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어떤 장비도 없는 기숙학교에 살던 열세 살에 보위의 <알라딘 세인> 앨범을 처음 발견했고그, 이미지에 한눈에 반해 엘피를 구입했다고. 그리고 3년 동안 한 곡도 듣지 못했지만 끌어안고 상상하며 즐거웠다고. 붉은 머리를 높이 세우고, 눈에는 번개가 번쩍이는 이 독특 인한물의 비주얼에 반한 건 틸다 스윈턴만은 아니었다. 장기하도 자신이 오마주하고 싶은 뮤지션으로 보위를, 특히 이 커버를 꼽았으니까. “보통 데이비드 보위 하면 화려한 외모, 스타일 아이콘으로 떠올리지만 저는 그보다 그의 70년대 음악을 정말 좋아해요. 게다가 올해 나온 신보를 듣고 더 반했죠. 내공과 저력과 현재성이 다 공존하는 음악었이어요. 이렇게 에너지를 잃지 않고 음악을 계속하는 그를 보면서 나도 오랫동안 음악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의 힘을 얻기도 하구요.” 레트로한 음악을 좋아하는 장기하가 LP 마니아라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며, 두 달 전 공연을 하러 간 런던에서 중고 바이닐들을 열심히 사모으던 모습은 에디터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이런 취미에는 장기하와 얼굴들 멤버이며 먼저L P로 음악을 들어온 기타리스트 하세가와 요헤이의 영향이 크다. “정원영 형이 자주 가는 LP바가 있다고 해서 따라가서 맥주를 마셨는데, 거기서 음악의 소리를 새로 발견한 게 시작이었어요. 그 후에 제가행 진하는 라디오에서 코너를 기획하는데, 100% 내 취향에 맞는 음악만 소개하는 음악적인 코너가 있었으면 좋겠다 싶어서 ‘양평 엘피바’라는 코너를 만들었죠.” 그렇게 1년 동안 200장 정도의 판을 모았고, 음악을 듣는 새로운 희열을 경험했다. “크기가 정말 중요해요. 제가 좋아하는 70, 80년대 음악의 커버 디자인은 대부분, 그 사이즈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거든요. 오리지널 사이즈로 봤을 때 가슴이 두근두근해요. 어릴 때 부모님께 선물 받은 변신로봇을 가슴에 안는 것 같죠.” 장기하는 마지막으로 덧붙였다. 소리는, 그거야말로 말로 전달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니 각자 경험하고 들어보라고.

검은색 데님 팬츠는 A.P.C.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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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주
두 개의 음반을 낸 뮤지션인 동시에 장윤주는 이적, 정재형, 윤종신 등 많은 뮤지션들의 친구이며, 심야 방송 DJ를 하면서 신청곡을 통해 요즘의 리스너들을 읽는 관찰자이기도 하다. 음악과는 떨어질 수 없이 얽힌 관계다. 매일 밤 라디오라는 매체는 여전히 아날로그를 사랑하고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온기가 살아 있는 세계지만, 그 세계 밖에서 체감하는 음악 시장의 온도는 조금 더 차가운 것도 사실이다. 2008년의 1집과 2012년의 2집 사이의 시간은 식어가는 걸 제대로 느끼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열 명 중에 다섯 명은 아마 제가 음악을 하는 줄도 모를걸요? 모델 장윤주로만 알겠죠. 그 나머지 다섯 명 중에 세 명은 제 음악을 들어봤을 거고, 어쩌면 한 명은 CD를 샀을지도 몰라요. 이런 상황에서 고민이 많죠. 나도 대중에게 내가 음악 한다는 걸 더 알려야 할까? 그런게 지나친 욕심은 아닐까? 나한테 음악을 계속할 거냐고 물어본다면 물론 계속하겠다고 답할 거예요. 하지만 그게 정규 앨범이라는 방식은 아닐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음악만 하는 사람들은 전업이 아니기 때문에 그녀가 취할 수 있는 유연한 스탠스를 부러워하지만, 장윤주는 거꾸로 스스로 연주를 하고 프로듀서도 하는 싱어송라이터들이 뮤지션으로서 가지는 힘에 대해 동경을 갖고 있다. 음악을 정식으로 배울까 하는 뜻을 완전히 포기하지 못할 만큼.
“기타와 목소리만으로 만든 카를라 브루니의 이 간결한 앨범을 좋아해요. 제 라디오에 게스트로 나오는 뮤지션들을 봐도, 자기가 할 수 있는 실력과 능력 안에서 최선을 다한 음악이 가장 마음에 와 닿더라구요.” 소박하고 아날로그한 음악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해나가고 싶다는 바람, 그리고 실력 있는 프로듀서를 만나서 본격적인 세 번째 음반을 내보고 싶다는 욕망 속에 장윤주는 여전히 고민한다. 멜로디를 다루는 데는 익숙하지만 자신에게 서툰 영역인 리듬을 누군가와 같이 재밌게 할 수 있는 프로젝트 작업을 구상해보기도 한다. 피아노를 전공한 언니 어깨너머로 공일오비와 전람회를 들으며 컸고, 스탄겟츠와 주앙 질베르토의 테이프를 처음으로 샀던 장윤주는 음악이 자기 인생에 주었던 매혹을 잊지 못하는 것은 물론, 여전히 그 속을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