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보다 더 맛있는 채소와 생선 요리를 누릴 수 있는, 아주 감동적인 식당 두 곳에 대하여.

뽈뽀 프레스
유럽식 가정 요리를 선보이는 뽈뽀 프레스는 아주 작은 식당이지만, 테이블을 하나라도 더 놓는 대신 책장을 들여놓기로 했다. 그러곤 주로 영국에서 막 출간된 요리책을 들여와 차곡차곡 채웠다(물론 구입 가능하다). 덕분에 다섯 개밖에 남지 않은 테이블 위로는, 가능한 한 국내에서 자란 채소로 만든 정갈한 요리가 올라온다. 새콤하게 무친 당근 샐러드, 무쇠솥에 익힌 퀴노아 샐러드를 비롯한 다섯 가지 샐러드를 한데 모은 뽈뽀 플레이트가 이곳의 대표 메뉴. 그 계절의 가장 맛있는 당근을 찾아 봄에는 제주에서, 여름에는 부산에서, 가을에는 강원도에서 가지고 올라올 만큼 정성을 들이는 까닭에, 혀 구석구석의 감각이 툭 하고 깨어나는 맛이 인상적이다. 여기에 유기농 밀가루를 이용해 매일 굽는 당근 케이크와 레몬 타르트까지 맛보고 나면, 메뉴의 가짓수가 많지 않음에도 충분히 풍성한 한 끼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재동 ‘가회헌 구르메’ 맞은편 골목 안.

앙티브
프렌치 레스토랑 앙티브에서 고기는 거들 뿐이다. 대신 생선이 얼마나 다채로운 요리로 탄생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초리조, 자몽으로 만든 젤리, 아오리 사과 등을 듬뿍 얹은 광어 타르타르와 부추 페스토, 알감자, 꽈리고추를 곁들인 청어 피클에서는 해산물 특유의 바다 내음에 더해 상큼한 과일과 매콤한 채소의 풍미까지 한 입에 누릴 수 있다. 연어알, 송어알, 청어알, 날치알을 올린 러시아식 팬케이크 블리니는 물론, 브리오슈와 트러플 향 버섯과 함께 먹는 가리비 관자 역시 이전에 경험한 적 없는 해산물의 고소하고 달콤한 맛까지 발견하게끔 돕는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프렌치 요리를 즐길 수 있도록 코스 메뉴 대신 단품 메뉴를 가득 준비해놓은 앙티브지만, 해산물이 선사할 수 있는 맛의 최대치가 욕심나는 날이라면 아뮤즈 부슈부터 디저트에 이르기까지 11개 코스로 구성한 테이스팅 코스가 정답이다. 방배중학교와 함지박사거리 중간 지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