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발견한 놀라운 두 남자, 박형식 그리고 이현우.

박형식이 입은 벌키한 크림색 카디건, 파란색 셔츠, 코듀로이 팬츠, 이현우가 입은 격자무늬 옥스퍼드 셔츠, 아플리케 장식의 스웨트 셔츠, 홈스펀 소재의 팬츠는 모두 커스텀멜로우 제품.

박형식이 입은 벌키한 크림색 카디건, 파란색 셔츠, 코듀로이 팬츠, 이현우가 입은 격자무늬 옥스퍼드 셔츠, 아플리케 장식의 스웨트 셔츠, 홈스펀 소재의 팬츠는 모두 커스텀멜로우 제품.

너무 큰 행운과 기회 앞에서 조바심 내거나 으스대지 않기란 얼마나 어려운지. 드라마 <나인>과 예능 프로그램 <진짜 사나이>를 거치며 제국의아이들 아홉 멤버 중 한 명을 넘어 비로소 제 이름으로 서게 된 박형식,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통해 스크린에 존재감을 남긴 이현우 역시 그 둘 중 하나이리라 예상했다. 하지만 예상은 정확히 빗나갔다. “데뷔하자마자 인기를 얻지 않아서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어요. 그 시간이 우리를 성숙하게 만들고, 지금의 우리를 있게 하지 않았나 싶어요.” 지금의 자신을 활시위에서 튕겨져 나온 화살이라고 표현하는 박형식은 제국의아이들 새 앨범에 이어, 드라마와 뮤지컬에까지 도전하느라 말 그대로 ‘비상 상황’이라고 하면서도, 내내 눈을 반짝이며 즐겁다고 했다. 이현우에게선 아역 배우로 시작한 연기자들이 흔히 갖고 있을 법한 조바심 따위를 찾아볼 수 없었다. “교복을 입는다고 무조건 아역 연기가 아니듯, 교복을 입지 않는다고 전부 성인 연기는 아니잖아요. 중요하지 않아요. 바로 지금의 내가 보여줄 수 있는 매력이 무언가가 중요하죠. 소년이 아니라 남자로서의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캐릭터가 찾아온다고 해도, 아직 내게 남성적인 매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한다면 기다렸다가 도전해야겠죠.” 그렇다면 눈앞에 닥친 이토록 큰 행운과 기회 앞에서, 박형식과 이현우가 조바심 내거나 으스대지 않는 대신 택한 자세는 무얼까? “정말 행복해요.” “아무튼 좋아요, 전부 다.” 인터뷰 내내 좋다, 행복하다라는 말이 유난히 자주 들린 걸 보니, 아무래도 지금을 최대한 즐기는 데 그 답이 숨어 있나 보다.

박형식이 입은 칼라 재킷,집업 베스트, 옥스퍼드 셔츠, 페이즐리 무늬 팬츠,메탈 장식 타이는 모두 커스텀멜로우 제품.

박형식이 입은 칼라 재킷,
집업 베스트, 옥스퍼드 셔츠, 페이즐리 무늬 팬츠,
메탈 장식 타이는 모두 커스텀멜로우 제품.

 

박형식

<진짜 사나이> 이전과 이후, 삶이 완전히 바뀌었을 것 같다.
세상이 달라진 느낌이라고 말하면 될까? 나는 그대로인데, 어느 순간 많은 사람이 알아보기 시작했다. 다른 세계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이라 신기해하는 중이다.

군입대 경험이 없는 아이돌이라, 프로그램 합류가 망설여지지는 않았나?
집에서도, 팀에서도 막내다. 아르바이트 한번 해본 적이 없다. 그런 내가 얼마나 끈기 있고, 인내심 있고, 도전 정신이 있을까 시험해보고 싶었다. 사실 남자다운 기분을 느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막상 가보니 군대란 어떤 곳이던가?
아, 정말 굉장한 곳이다(웃음). 가자마자 유격 훈련을 받았는데,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그런데 참 많은 걸 배워가고 있다. 원래 말끝을 흐리는 편인데, 군대에 가니까 바로 고쳐지더라. 덕분에 의사 표현을 또박또박 하는 법을 배웠다. 무엇보다 사소한 것들에 감사한 마음이 생긴다. 이렇게 편하게 차 타고 다니고, 먹고 싶을 때 먹고, 하고 싶은 것 다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물도 여기선 그냥 마시면 되지 않나(그러면서 앞에 놓인 물을 꿀꺽 마셨다). 그런데 군대에선, 물에서 정말 단맛이 난다.

군대에서 만나는 여자 아이돌 또한, 사회에서와 달랐나 보다. 집중해서 바라보는 표정이 재미있었다.
여자 고등학교에 진짜 잘생긴 남자들이 온 상황을 떠올리면 된다. 다들 너도 아이돌이면서 왜 그러느냐고, 이해가 안 된다고 한다. 그런데 부대에선 자고 일어나면 생활관이고, 침대는 딱딱하고, 내 주변에 온통 남자들이 자고 있다. 그런 공간에 여자 아이돌이 와주면 ‘와, 여자다!’ 이런 기분까진 아니어도, 그냥 좋은 거다. 여자가 올 수 없는 장소니까, 지금 아니면 만끽할 수 없다는 생각? (웃음)

나이 차이가 많은 선배들과 함께 지내는 일이 불편하진 않은지?
매번 새로운 부대에 들어가는 전날 밤마다, 진짜 잠이 안 온다. <진짜 사나이> 멤버들 모두가 그렇다. 서로가 힘이 되는 수준이 아니라, 없으면 이 프로그램 못한다. 무엇보다 아빠뻘 선배들이 정말 묵묵히 하신다. 그런 모습이 정말 멋지다. 또래와 함께 있었더라면 힘들지 않느냐며 불평했을지도 모르는데, 여기선 내가 몸이 아프다고 내색할 수가 있나, 그저 따라가는 거다.

그렇게 자신을 테스트해본 결과는 만족스럽나?
나에게도 패기라 해야 할까, 끓어오르는 게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유격 훈련 중 ‘다시 한 번 해보겠습니다!’라고 소리치거나 레펠 훈련 직전 독기가 잔뜩 오른 모습을 방송으로 보면서, 내가 저랬나 싶을 정도였다. 그땐 정말 가슴속에서 뭔가 욱하고 올라왔다

박형식이 입은 목가적인디자인의 코트, 도톰한 소재감의 니트, 베이식한옥스퍼드 셔츠는 모두 커스텀멜로우 제품.

박형식이 입은 목가적인
디자인의 코트, 도톰한 소재감의 니트, 베이식한
옥스퍼드 셔츠는 모두 커스텀멜로우 제품.

10월 방영 예정인 드라마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 상속자들(가제)>에 합류했다고 들었다. 지난해 <바보엄마>를 시작으로 꾸준히 연기를 해오고 있지만, 얼마 전 드라마 <나인>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이후 연기를 대하는 자세가 달라지지는 않았나?
진지하고 진실되게 연기를 대하자는 마음은 변함이 없다. 다만 노하우가 조금은 늘었다고 해야 할까? 처음엔 멋모르고 책을 읽었다면, 지금은 캐릭터 분석도 해보고 대본 흐름을 읽어보려고도 한다. 아직도 뚜렷한 정답이 보이는 건 아니다. 계속 정답을 내보려고 노력할 뿐이다. 그렇게 조금씩 자라는 것 같다.

뮤지컬 <보니앤클라이드>에서 주인공 클라이드 역을 맡기도 했다.
본업이 가수지 않나. 노래할 땐 기분이 좋다. 연기자가 되려고 마음먹은 건 아니지만, 연기에서도 매력을 발견하고 있다. 그런데 뮤지컬은 노래, 연기, 춤을 다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게다가 2시간짜리 생방송이다. 그 어떤 일을 할 때보다 스스로 긴장한다. 온 신경이 곤두서 있는 듯한 짜릿한 기분, 그때만큼은 스스로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든다.

무엇보다 제국의아이들의 새 미니 앨범 <일루전>이 발표됐다.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알린 직후라, 더 특별하게 다가올 것 같은데?
우리 제국의아이들이 참 신기하다. 음반이 새로 나올 즈음마다, 새로운 멤버들이 하나씩 이름을 알렸다. 우리가 지금까지 존재하는 건, 그 덕분일 거다. 맨 처음 알려진 건 광희 형이었지만, 광희 형 혼자서 이끌고 가기에는 벅찼을 테니까. 이번엔 나로 인해 제국의아이들이 다시 주목받다 보니, 멋진 무대를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도 생긴다. 이번만큼은 제대로 보여주고 싶다는, 우리의 모든 걸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다. 다른 멤버들 역시 같은 마음인 것 같다. 아침에도, 밤에도, 연습실이다.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오는 10월엔 제국의아이들 첫 단독 콘서트가 열린다. 그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의 기분이 궁금하다.
아, 정말, 믿기지 않았다. 과연 될까? 정말 이 콘서트를 잘 마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서기도 하고, 설레기도 했다. 이상하다. 일본에서 콘서트를 그렇게 많이 했는데도, 한국에서는 처음이라고 생각하니까 너무 떨린다. 진짜 이상하다.

데뷔 전 3년의 연습생 시절을 거쳤고, 2010년 초 데뷔한 이후로도 순탄한 과정만 거친 것은 아니다. 그 시간이 지치지는 않았는지?
데뷔 전부터 고생을 많이 해서, 여기가 결코 쉬운 곳도 아니고 만만한 곳도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래도 절망하거나 좌절한 적은 없다. 그저 앨범이 하나씩 나올 때마다 신났다. 사실 처음엔 ‘이번엔 잘될까? 잘되겠지?’ 그런 기대를 하기도 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노래를 하고, 무대 위에 오르고, 팬들에게 무언가를 준다는 것 자체에서 즐거움과 감사함을 느끼게 됐다. 그러니까 순위가 중요해지지 않은 거다. 모든 것이 다 때가 있다는 걸 깨달아서 그랬을 것이다.

데뷔 이후 가장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다. 벅차거나, 혼란스러울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지금 좀 한계다. 비상이다(웃음). 오늘만 해도 지금 이 인터뷰를 마친 후 드라마 대본 리딩을 하러 가야 하고, 이동하는 차 안에선 뮤지컬 음악을 외워야 하고, 끝나면 연습실에서 안무 연습을 하고, 집에 가면 다시 뮤지컬 연습을 해야 한다. 그런데 다 재밌어서 하는 거다. 스스로 즐겁지 않다면 이렇게 할 수 있을까? 회사에서 ‘너 이거 할래?’ 그랬을 때, 즐거우니까 ‘해볼게요’라고 말할 수 있었다.

방금 눈이 반짝거렸다.
정말 행복하다. 다른 일은 못할 것 같다. 내가 이 일을 안 했으면 뭘 했을까, 가끔 상상해본다. 그런데 어우, 너무 재미없는 거다. 노래는 일 더하기 일은 이와 같은 정답이 없다. 연기 역시 게임처럼 시작했다고 해서 끝이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연습과 노력밖에 답이 안 나온다. 대신 이건 무한대니까, 계속 나아갈 수 있다. 계속해서 나의 새로운 가능성을 끌어낼 수 있다. 그래서 끊임없이 도전해보고 싶다.

데뷔 전 꿈꾸었던 모습에 어느 정도 가까워졌나?
이제야 비로소 시작이다. 3년 전 데뷔했지만, 지금까지는 연습생 기간의 연장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활시위를 당긴 이상, 멈출 순 없다. 활시위에서 튕겨져 나온 화살인 만큼, 달리는 일만 남았다. 그리고 잘 달려야 한다. 과녁을 향해서 달려야지, 어디 이상한 데로 날아가면 안 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