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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탤리언 요리를 선보이는 두 명의 셰프가 나란히 이태원에 전입 신고를 마쳤다.

아르모니움

이탈리아 사르데냐 섬에서 미슐랭 1스타 레스토랑 ‘사포센투’를 이끌고 있는 로베르토 페차 셰프는 복잡한 도로를 피해, 정원을 갖춘 평온한 이층집에 자리를 잡았다. 그러곤 가락시장을 비롯한 서울의 시장 구경을 시작했다. 이탤리언 코스 요리를 선보이는 아르모니움이지만, 죽순과 생굴을 넣은 차가운 당근 수프처럼 내놓는 접시마다 한국에서 난 식재료들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는 건 그 때문이다. 각각의 식재료가 지닌 맛과 영양소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오렌지 소스를 곁들인 참돔 요리를 비롯한 대부분의 메인 요리는 저온에서 오래 조리하는 수비드 방식을 이용하고 있으며, 양파 아이스크림을 위에 올린 훈제 방어 카르파초처럼 이탤리언 요리라는 범위 안에서 유머러스하게 펼쳐지는 새로운 맛 또한 경험 할 수 있다. 이태원 ‘엘본더테이블’과 ‘교토푸’ 사이 골목.

인스턴트 펑크

박찬일 셰프가 주방을 책임지는 새로운 식당 인스턴트 펑크라면, 문 앞에서 괜히 주눅 들 필요 없이 만만하게 들어서도 좋다. 새하얗고 우아한 테이블 대신, 제각각의 조명과 의자가 힘을 빼고 놓여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물론 남원에서 올라온 흑돼지를 하루 하고도 반나절 숙성시킨 후 4시간 가까이 물에 끓이고 다시 오븐에서 4시간에 걸쳐 구운 족발찜, 약한 불에서 반나절가량 끓인 곱창을 넣어 토마토소스를 만든 후 파스타에 곁들이는 곱창찜 파스타 등, 음식에 쏟는 시간과 정성은 결코 만만치가 않다. 만약 이 편안한 식당에서 아주 늦은 밤까지 나가고 싶지 않다면? 11시까지 주문을 받고 2시까지 즐길 수 있는 야간 식당이 대기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 것. 용산 크라운호텔과 캐피탈호텔 사이.

에디터
피처 에디터 / 김슬기
포토그래퍼
박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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