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Korea>가 사랑하는 10명의 사진가들이 그들을 사로잡았던, 잊을 수 없는 순간을 공개한다. 날카로운 시선과 자신만의 감성으로 포착한, 그 어디에서도 선보인 적 없는 전시가 펼쳐진다.

유 영 규

“이 사진 속에서 배우 조민수는 무방비 상태다. 손으로 얼굴을 누르고 있어서 입술도 삐뚤어져 있고, 완벽하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지도 않는다. 가장 자연스러운, 날것의 상태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W Korea> 촬영을 위해 그녀를 만나기 전에는 까다롭고 까칠할 것 같다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그 예상을 단박에 깨준 컷이었다.”

주 용 균

“사진은 찍는 사람의 마음이 오롯이 반영된다고 생각한다. 이 사진들은 어린이대공원에 있는 동물원에서 촬영한 컷들이다. 통상적으로 ‘동물원’ 하면 떠올리는 밝고 명랑한 이미지 대신 황량하고 먹먹한 느낌이 깃들어 있다. 스산한 겨울에 촬영한 탓도 있지만, 가장 외롭고 힘든 시기의 ‘나’의 모습을 대변해주기에 애착이 간다.”

보 리

사실 이 사진은 사진가 보리가 소천하기 전, 그 어디에도 공개하지 않은, 가장 아끼는 단 하나의 사진을 <W Korea>에만 공개해달라는 담당 기자의 부탁에 보내온 컷이었다. B‘ olee’라는 폴더 속에 이토록 신비로운 젬마 워드의 사진을 담아놓은 채, 그녀는 말없이 떠났다. 바라볼수록 아름답고, 먹먹한 이 사진에 대한 궁금증은 그녀와 오랜 시간을 보낸 제자인 사진가 윤명섭을 통해 해소할 수 있었다. “실장님이 여성복 브랜드 광고 촬영차 호주로 갔을 때, 모델을 현장에서 캐스팅해서 촬영해야 했어요. 수백 명의 모델이 몰려왔고, 실장님은 독특한 마스크에 이끌려 유독 한 소녀를 고집했는데, 그 어린 소녀가 바로 젬마 워드였죠. 이 촬영을 하고 2년 후, 무명의 모델이었던 젬마 워드는 그야말로 패션계를 평정하는 슈퍼모델이 됐어요.”

박 지 혁

“<W Korea>의 창간호를 위해서 찍은 사진이기에 나에게도 의미가 크다. 이곳은 아프리카 케냐 지역으로 영국 사람들이 소유하고 있는 땅인데, 적정한 개체수의 야생동물을 관리하며 자연을 보존하는 곳이다. 대자연의 장엄함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곳으로 이 대지를 가로지르는 모델 장윤주는 태초의 여신처럼 느껴졌다.”

박 기 숙

“이곳은 충청도 금왕읍 육령리에 위치한 부모님 집 마당에서 바라본 밤하늘이다. 반짝이는 별들이 내게로 와르르 쏟아질 듯했다. 짙은 푸르름으로 가득한 아름다운 밤하늘이 마치 밤바다같이 느껴지는 오묘한 사진이다.”

홍 장 현

“B컷. 작업자이건 피사체이건 어떤 이에게는 그것이 A컷일 수도 있다. 공개되지 않았기에 서로에게 다른 의미로 남을 수 있는 여지가 많은 사진이 된다. 이 사진은 <W Korea>의 뷰티 촬영 현장에서 느끼고 공유했던 감정들을 끌어내주는 의미 있는 이미지다. 이날 배두나는 아주 섹시했고, 그 감정에 충실했다. 그 감정의 절정이 나타난 이 컷은 나에게 A컷보다 소중하다.”

김 욱

“이것은 2003년경, 독일 소녀와 화보 촬영 후 즉흥적으로 찍은 사진이다. 원래 누드 사진을 잘 찍지는 않는다. 거의 전무후무하다고 보는 게 맞다. 그 이유는 허리를 제하고 여성의 몸에 콘트라스트가 있는 걸 싫어하기 때문. 하지만 이 모델은 성의 경계를 초월한 듯한 몸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셔터를 누르게 된 기억이 난다”.

김 영 준

“미얀마는 금빛 장막의 나라다. 번쩍이는 금으로 만들어진 수많은 불상과 탑으로 둘러싸여 있지만,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사리사욕 없이 순수하다. ‘밍글라바!’ 우리말로 ‘안녕하세요’라는 뜻으로 축복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는데,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부처의 가르침에 따라 욕심 없는 삶을 살아가는 그들의 인생을 가장 잘 대변하는 단어다. <W Korea>의 창간 8주년 화보 촬영을 위해 방문했던 미얀마의 혜호 지역에서 만난 이 빠따웅족 여인의 선하고 순진한 눈빛 역시 오래도록 기억될 것 같다.”

안 주 영

“모델들의 맨 얼굴은 너무 매력적이다.그 자체로도 반짝반짝 빛나는 얼굴들이 짙은 메이크업으로 가려지는 것이 안타까웠다. 어시스턴트 시절부터 계획한 프로젝트로 2008년부터 모델들의 가장 자연스러운 순간을 포착해왔다.”

윤 명 섭

“나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주는 사진이다. 모델 이유와 함께 가장 처음 촬영한 개인 작업에 현재 나의 생각이 담긴 일러스트레이션을 합성해 새로운 사진으로 탄생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