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작은, 그리고 아주 큰 식당의 상반된 매력에 관하여.

식구

‘식구’란 이름엔 밥을 나눠 먹는 가족 같은 손님에게 좋은 음식을 주고 싶은 셰프의 마음이 담겨 있다. 굳이 무항생제 닭가슴살을 사용하고, 캔 제품은 절대 쓰지 않으며, 설탕 하나도 유기농으로 준비하는 고생을 자처하는 것 역시 그 때문이다. 아름답고 섬세한 프렌치 요리의 모습을 지닌 식구의 음식들 또한, 사실은 집에서 가족과 함께 먹던 친근한 음식들을 닮았다. 다진 양송이버섯과 표고버섯을 버터에 볶고 트러플 오일로 버무려 돼지고기 안심 안에 넣은 후 된장과 간장 소스를 곁들인 돼지고기 안심 요리를 가만히 살펴보면 된장찌개에 들어가는 식재료를 고스란히 발견할 수 있다. 닭가슴살 주머니 안에 곱게 간 닭가슴살, 생크림, 버터에 볶은 인삼, 불린 찹쌀 등을 넣고 오븐에서 조리한 후 사프란 리소토와 회향으로 만들어 얼린 머랭 사이에 끼운 삼계타락접 역시 삼계탕의 식구 버전이다. 여기에 계피 대신 레몬과 오렌지즙, 월계수, 정향을 넣어 만든 배숙 한 잔으로 입안을 향기롭게 마무리하고 나면, 7명이 앉으면 꽉 차는 아주 작은 식당 식구가 충분히 크고 넓게 느껴질 것이다. 경리단길 초입, 스탠딩 커피 지나서.

세컨드 키친

건축물을 짓고, 잡지를 만들고, 가방을 디자인하고, 식당을 차리는 크리에이터 집단 JOH&Company. 그들이 ‘일호식’에 이어 두 번째로 선보이는 세컨드 키친에 정신없이 홀려 문을 열고 들어갔다면, 그건 높이가 최고 11미터에 달하는 2층짜리 단독 건물의 광활한 공간에 매료되어서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태우기 직전까지 졸여 갈색빛이 도는 버터에 넣어 조리해 버터의 풍미가 풍부하게 도는 메로구이는 물론, 아보카도, 오븐에 말린 토마토, 캐러멜라이즈한 양파, 그리고 패티와 직접 만든 에이올리 소스를 차곡차곡 쌓은 샌프란시스코 스타일의 햄버거와 프라이즈, 여기에 레드 벨벳 케이크 위에 브라운 버터 아이스크림을 올려 새콤달콤하게 즐기는 디저트까지 모두 싹싹 비운 후에는 한껏 풍요로워진 마음이 공간에 비할 수 없이 커지지 않을까. 무엇보다 50가지 와인을 모두 같은 가격으로 제공하는 까닭에, 음식에 꼭 맞는 와인을 영수증 걱정 없이 선택할 수 있으니, 세컨드 키친을 찾는 날엔 지갑마저 큼지막해 보일지도 모른다. 한남오거리 리첸시아 오른쪽 골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