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는 바람이고 물이어야 한다는 디자이너 이상봉. 늘 변화하며 자유를 추구해온 그가 패션 디자이너로서 걸어온 33년, 그 길 위에 놓인 수많은 열정의 순간을 공유하기 위해 책 <Fashion is Passion>을 펴냈다.

책 출간을 축하한다. 33주년을 맞이해 책을 출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디자이너로서 그간 화려한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하지만 그 뒤에 일어나는 일을 많은 사람들이 알지 못한다. 패션에 관련된 디자이너 서적이 아직 보편화되지 않았기에 이번 기회에 그 이면에 숨겨진 이야기들, 즉 디자이너들이 어떤 일로 힘들어하고 어떤 일로 행복을 느끼는지에 대해 솔직하게 담고 싶었다.

책에는 디자이너로서의 ‘열정’을 강조한 부분이 많다. 오롯이 패션 디자이너로서 오랜 세월을 걸어오면서 열정이 가져다준 힘은 무엇인가?
내가 끊임없이 지속할 수 있는 힘, 곧 열정이 없었다면 패션 디자이너로서 계속 활동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재능보다는 열정으로 인해 항상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었다. 패션에 대한 사랑과 열정만으로 말이다.

책을 준비하는 과정에도 열정과 인내가 배어 있을 것 같다.
출판사와 계약을 수차례 했는데 시간을 내기 어려워 파기한 게 여러 번이다. 더는 미뤄서는 안 되겠다 싶어 이번 기회를 통해 책을 펴내게 되었다.

‘Fashion is Passion’에는 흥미롭고 다양한 장이 있다. 그중 더블유 독자들이 관심을 갖고 읽어주길 바라는 책의 정수가 있다면?
더블유 독자들에게 이 책이 디자이너의 삶에 대한 많은 정보를 줄 것이고, 나아가 우리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갖게 하지 않을까. 내 친구들, 내 동반자들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는 특히 흥미로울 것이라고 생각된다.

책에는 지난 33년을 되짚는 방대한 자료가 담겨 있다. 그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파리와 런던에서의 패션쇼, 그리고 김연아의 의상을 만든 순간은 오랜 시간 간직할 만한 추억을 내게 안겨주었다.

늘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하며 마르지 않는 영감과 패션을 만들어 나가는 것’을 강조해왔다. 책에도 “나를 항상 비워라”라는 모토를 담고 있다.
새로운 영감이 떠올랐을 때 나의 한정된 공간을 가득 채우던 것을 비워야만 또 다른 새로운 것을 구체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지금 나의 공간은 이번 컬렉션의 주제인 ‘창살’로 가득 채워져 있기 때문에 이 창살을 빨리 버려야만 또 다른 작업에 열중할 수 있다. 자유롭게 훌쩍 떠나는 여행 등을 통해 또 다른 비움과 채움의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무한도전>에 출연한 인연을 행운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패션의 대중화’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
패션의 힘 자체가 우리의 문화에 막강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 더불어 패션 디자이너들이 문화에 더 많은 영향을 끼쳐야 패션이 발전한다고 생각한다.

다음에 책을 발간한다면 어떤 이슈와 형태의 책이 될지 궁금하다.
아마 여행에 대한 책을 내지 않을까. 내가 본 세상, 내가 만난 문화를 통해 느낀 많은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나아가 자연과 문화를 만나면서 내가 겪은 감정의 파장을 담아보고 싶다.

앞으로 자신의 인생과 열정을 바쳐 이루고자 하는 꿈이 있다면?
나는 패션을 통해 우리 문화를 더 많은 세계인과 공유하고 싶다고 끊임없이 되새긴다. 그리고 이제는 어떤 인생을 살 것인지 고민한다. 작은 재능이라도 나눌 수 있다면 패션을 통해 사랑을 나누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