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은 비 온 뒤에 더 단단해진다던데 삼한사온과 소소리바람을 치른 피부는 연약하기 그지없다. 쉽게 달아오르고 붉어지는가 싶더니 가려움과 뾰루지까지. 느닷없이 출몰한 봄철 피부 트러블, 피부과 전문의, 메이크업 아티스트, 화장품 전문가에게 그 해결책을 물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환절기. 대체 왜 이 찰나의 시간에 뾰루지는 부쩍 많아지는 걸까?

우리 몸은 기온의 상승과 함께 신진대사가 활발해 지는데, 이로 인해 피지선의 활성도가 증가하고 피지 분비 역시 급격히 많아진다. 이때 겨우내 피부 표면에 자리하고 있던 두터운 각질층을 적절하게 제거하지 않으면, 모공에서 피지가 원활하게 배출되지 못해 여드름 등의 면포가 올라오는 것. 급작스러운 자외선 노출이나 황사, 공해, 꽃가루같은 유해 물질의 접촉, 낮아졌다 높아졌다 반복하는 기온처럼 피부 스트레스 요인이 많아질수록 이 같은 현상은 더욱 심해지고, 그중 일부는 염증성 여드름으로 발전해 자국이나 흉터를 남기기도 한다. – 정재윤 원장(모델로 피부과 원장)

환절기에는 우리 몸의 혈관이 축소되면서 혈류량이 감소하고, 이로 인해 피부의 물질 대사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이 시기에는 각질 층 역시 정상적인 생성과 탈락 주기(약 4주)를 유지하지 못하기 쉬운데, 이는 각질이 일어나고 두터워지거나 또는 반대로 표피 밀도가 극도로 떨어져 주름이 도드라지는 원인이 된다. 그렇지 않아도 대기가 건조해 피부의 수분 함유량이 떨어진 상태에서 두꺼운 각질층 탓에 피부 속으로 수분 공급까지 원활하지 못하니, 피부는 더더욱 민감하고 건조한 상태가 되는 말 그대로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 – 강승현(아모레퍼시픽 R&D센터 책임연구원)

그렇다면 환절기의 피부 관리,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각질 관리가 핵심이다. 특히 세안 단계에서의 각질 케어는 새로운 각질 세포 생성에 이로운 자극이 된다. 스크럽이나 마스크, 효소나 AHA(아하), BHA(바하) 같은 성분을 사용한 화학적 필링 등 방법도 여러 가지다. 단, 각질을 과하게 제거하면 피부가 오히려 건조해질 수 있으니 주의! 각질 제거 후에는 반드시 수분을 충분히 공급해 세안으로 무너진 유수분 밸런스를 맞춰 준다. – 강승현(아모레퍼시픽 R&D센터 책임연구원)

피부가 진짜 예민해졌을 때는 수분 크림만 발라도 화끈거리던데?

민감한 피부일수록 화장품 성분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니, 합성 색소나 합성 방부제, 향이 강한 향료 등이 들어 있지 않은지 확인한다. 다량의 화학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면 평소에 줄곧 사용하던 제품일지라도 화끈거림이나 가려움, 가벼운 접촉성 피부염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피부 조직이 얇아져 있을 확률이 높으므로 거품이 지나치게 많이 나는 클렌저를 사용하거나 뽀드득한 기분이 들 때까지 세안하는 것은 피한다. 세안시 물의 온도는 체온과 비슷하거나 미지근한 정도로. 자연 성분 화장품이나 순한 진정 라인 제품이 도움이 될 것이다. – 최광호(초이스 피부과 원장)

꼼꼼한 클렌징, 각질 관리와 민감성 피부용 혹은 안티 트러블 화장품의 사용은 기본, 이미 트러블이 나타났다면 그 원인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내게 맞지 않는 화장품을 쓰고 있지는 않은지(피부 부적합에 의한 트러블), 최근 스트레스를 받은 일이 많은지(신경 전달 물질 분비에 의한 트러블), 평소보다 급격히 외부 활동이 늘었는지(피부 손상에 의한 트러블) 등을 살펴보고 그에 따른 대처법을 찾아야 한다. 더불어 급작스러운 몸의 건조는 피부 트러블로 이어지기 쉬우니 환절기에는 충분한 수분 섭취에도 신경 쓴다. – 강승현(아모레퍼시픽 R&D센터 책임연구원)

구체적으로 어떤 성분을 피해야 하나?

직접적으로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는 성분과 2차 자극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성분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알코올이나 비타민 C, 레티놀 같은 기능성 성분들은 대부분 전자에 해당한다. 피부가 예민한 상태라면 고기능성 화장품의 사용을 자제하라고 권하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2차 자극원이란 모공을 막아 피부 트러블을 유발할 수 있는 성분을 뜻하는데, 오일이나 왁스류가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성분들은 보습력이 뛰어나 환절기 피부에 이로울 수 있으나, 사용 후 꼼꼼하게 세안하지 않으면 자칫 피지와 엉켜 세균이 증식하기 쉬운 환경을 만든다. 리치한 보습 크림 등을 발랐다가 갑자기 피부가 뒤집힌 경험이 있다면 후자를 의심해보아도 좋다. – 강승현(아모레퍼시픽 R&D센터 책임연구원)

아예 천연 팩을 만들어 사용하는 건 어떤가? 추천 재료가 있다면?

오이는 수분 함량이 높고 염증 진정 효과가 뛰어나 오래전부터 피부 관리용으로 애용된 식품이다. 잘게 갈아 팩으로 사용하면 피부톤을 맑게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단, 껍질은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으니 반드시 벗겨내고 사용할 것. 완전식품이라 불리는 우유는 보습력이 뛰어나고 영양감이 풍부해 여러 가지 재료와 섞거나 단독으로 팩처럼 사용하기 좋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천연 원료라 하더라도 한계는 있다. 천연 팩은 일주일에 2~3회 이하로 사용하는 것이 적당하며, 팩을 마친 후에는 반드시 피부에 잔여물이 남지 않도록 말끔하게 씻어준다. – 최광호(초이스 피부과 원장)

바람 잘 날 없는 봄철에 피부 메이크업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한껏 예민해 울긋불긋해진 피부 톤을 정리하는 데에는 옐로 색상의 베이스가 유용하다. 그다음 핑크 톤의 파운데이션을 얇게 바르면 한결 피부가 화사해 보일 것이다. 보다 강력한 커버를 원할 때는 무조건 두껍게 바를 것이 아니라 컨실러와 파운데이션을 7:3 정도의 비율로 믹스해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각질이 많은 피부는 어떻게 해도 화장이 들뜨기 마련. 평소 각질 관리를 꼼꼼히 하고, 세안 후에는 토너로 두세 번 부드럽게 닦아낸 다음 수분이 풍부한 에센스를 바르고 바로 파운데이션을 사용한다. 귀찮게 느껴진다면 짧게 시트 마스크를 한 다음 베이스 메이크업을 시작할 수도 있다. 만약 화장 중 부분적으로 각질이 올라온다면 면봉이나 손가락 끝에 드라이한 오일을 살짝 묻혀 꼭꼭 눌러주면 간단히 해결된다. – 정샘물(메이크업 아티스트)

트러블을 ‘즉각적으로’ 없애준다는 스폿 아이템을 사용하면 정말 뾰루지가 사라질까?

살리실산, 티트리 오일 등의 항염 성분을 함유한 스폿 제품은 균(여드름균 포함)에 의한 염증을 가라앉히고 과각화된 상피 세포를 정상화하는 효과가 있다. 당연히 여드름 개선에도 도움이 되지만, 장기간 사용하거나 민감성 병변에 잘못 바르면 오히려 트러블을 악화시킬 수 있으니 주의한다. 반대로 하이드로 콜로이드류의 제품은 진물을 동반하는 염증 부위에 유용하다. 진물 속에 들어 있는 상처 치유 물질이 닦이거나 마르는 것을 막아 물과 먼지, 세균 등 외부 유해 환경으로부터 상처를 보호하고 2차 감염을 막아주는 기능을 한다. 따라서 염증이 심해 진물이 나오거나 여드름을 짠 부위에는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좁쌀 여드름이나 아직 붉게 변하지 않은 초기 여드름에는 큰 효과가 없다. – 정재윤(모델로피부과 원장)

스폿 아이템은 크게 두 가지다. 제품 표면에 진정 성분이 함유 되어 있어 피부에 붙이고 있는 동안 유효 성분이 트러블 부위에서 직접 작용하는 패치 타입과 농축된 진정&항염 성분이 뾰루지가 악화되는 것을 일시적으로 막아주는 용액 타입. 제품에 상관없이 응급처치용으로는 효과적이지만, 근본적으로 뾰루지가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는 것은 아니다. 뾰루지의 생성기전이 워낙 다양하고 그 염증 정도를 구분하는 것이 쉽지 않으므로 갑자기 트러블이 증가했다면 화장품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피부과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도록 한다. – 최광호(초이스 피부과 원장)

구체적으로 피부과에서는 어떤 처치가 이루어지는가?

가장 빠르고 확실하게 여드름을 잠재우는 것은 ‘여드름 주사’다. 희석된 스테로이드 주사를 병변 부위에 직접 주사해 염증을 제거하는 방법. 하지만 적절한 피부 층에 주입되지 않을 경우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고, 일일이 해당 부위에 주사하는 방법의 특성상 여드름 개수가 많을 때는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 급하게 치료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시간을 두고 면포 압출과 가벼운 박피술을 받아 근본적으로 화농과 피지가 배출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여드름 개수가 많고 염증정도가 심하다면 염증을 완화시키는 스무스빔 등의 레이저 치료와 진정 관리를 병행해 치료한다. -최광호(초이스 피부과 원장)

환절기마다 피부가 뒤집히는 사람에게 필요한 다섯 가지.

1 마일드하고 똑똑한 각질 제거제, 2 고보습 수분 크림, 3 수분 마스크, 4 미네랄 워터, 5 모공을 막지 않고 사용감이 가벼운 페이스 오일. – 정샘물(메이크업 아티스트)

1 아침에는 물 세안&저녁에는 딥 클렌징. 여드름 피부일지라도 환절기에 피부 장벽을 무너뜨릴 수 있는 과도한 클렌징은 금물이다. 2 피부가 간지럽고 붉게 부풀며 아직 뾰루지가 나타나지 않은 초기 단계라면, 글리콜산이 포함된 홈필링 키트. 일 주일에 한 번 정도 사용한다. 3 붉은 염증성 여드름이 나타나면 여드름 연고를 바르거나 경구약을 복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4 상처나 흉터 없이 트러블을 없애는 데는 진정 케어가 중요하다. 항생제 연고(후시딘, 박트로반 등)를 바르면 이차 감염을 막고 딱지도 부드럽게 떨어지니 참고하도록. 딱지 부위에는 듀오덤을 붙여도 좋다. 5 좁쌀 여드름(하얀 면포)이 발생했다면 비타민 A 유도체 종류의 여드름 연고가 유용할 것이다. – 정재윤(모델로피부과 원장)

갑자기 피부가 예민해졌을 때,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면?

두꺼운 베이스 메이크업. 피부 상태가 평소보다 좋지 않거나 뾰루지 등이 많아졌을 때 이를 가리기 위해 더욱 공을 들여 화장을 하는데, 이는 오히려 피부 트러블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으니 주의한다. 피부의 정상적인 장벽 기능이 깨진 상태라 외부를 통해 물질을 흡수하려는 성질이 강해지며 그간 문제가 없던 성분이나 제품도 갑자기 자극이 될 수 있기 때문. 메이크업은 생략하는 것이 좋으며, 가벼운 보습제를 수시로 도포하는 것이 회복을 돕는 지름길이다. – 정재윤(모델로피부과 원장)

피부가 뒤집혔을 때 가장 많이 범하는 실수가 바로 피부를 자꾸 손으로 만지는 행동이다. 제아무리 깨끗한 상태의 손이라도 트러블 부위를 직접 만지면 자극이 될 수 있으니, 절대로 피할 것. 더러운 손으로 여드름 등을 짜는 건 말할 필요도 없다. 봄철에는 공기 중에 황사나 꽃가루 등이 많으니 외출하고 돌아오면 즉시 세안하고, 화이트닝과 같은 고기능성 화장품을 바르는 것도 잠시 미루는 것이 좋다. – 정샘물(메이크업 아티스트)

<봄철 트러블 피부를 위한 추천 아이템 10>

1 KIEHL’S 블루 허벌 스폿 트리트먼트 초기 단계나 이미 진행 중인 트러블에 직접 사용하는 스폿용 아이템. 살리실산, 계피 껍질, 생강 뿌리 추출물 등의 성분이 모공을 덮고 있는 각질을 제거해 트러블이 더욱 커지는 것을 막아준다. 50ml, 3만9천원대.
2 AMORE PACIFIC 라이브 브라이트 엔자임 필 파파인에서 추출한 효소(엔자임) 성분이 자극을 주거나 피부 건조를 일으키지 않고 각질을 제거한다. 진정 효과가 있는 녹차 추출물과 알란토인, 생강, 대추, 파파야 추출물 등의 강화 성분도 넣었다. 50g, 6만원.
3 MIKIMOTO COSMETICS 에센스 마스크 다섯 가지 비타민과 진주에서 추출한 펄 콜라겐이 피부 본연의 보호 기능을 향상시키고 각질을 촉촉하게 잠재우는 보습 마스크. 피부에 완벽하게 밀착되는 100% 천연 코튼 시트도 눈여겨볼 것. 17mlX6장, 12만원.
4 LIRIKOS 마린 하이드로 앰풀 EX 체액과 가장 유사한 비율의 미네랄을 함유한 수심 605미터의 동해 심층수를 담은 고농축 수분 앰풀. 피부 속까지 빠르게 스며들며 속부터 촉촉하고 차진 피부를 만들어준다. 5mlX12개, 12만원.
5 SULWHASOO 소선보크림 TPF 40/SPF 30/PA++ 자외선과 스트레스, 화로 인해 붉으락푸르락 달아 오르는 피부의 온도를 낮추고 열에 의한 노화 현상을 예방하는 데이 크림. 촉촉하고 매끄럽게 발리는 텍스처로 산뜻하게 마무리된다. 40ml, 15만원대.
6 LA PRAIRIE 쎌루라 파워 세럼 황사와 공해, 스트레스로 인해 완전히 페이스를 잃어버린 피부를 위한 극약 처방. 피부에 신선한 산소를 공급하고 자기 방어력을 키워 다시 젊고 건강한 피부로 되돌려준다. 4주간 부스터 단계에서 사용한다. 50ml, 62만9천원.
7 SKIN CEUTICALS A.G.E. 인터럽터 블루베리 크림 항산화 식품의 대명사, 블루베리 추출물을 듬뿍 함유한 보습 크림. 신진대사가 둔화되면서 과도하게 쌓인 포도당에 의해 피부 탄력이 저하되는 당화 현상을 예방한다. 48ml, 23만5천원대.
8 DARPHIN 인트랄 레드니스 릴리프 수딩 세럼 트러블이 잦고 홍조를 띠는 자극받은 피부, 가렵고 화끈거리는 민감한 피부, 속부터 땅기는 극건성 피부를 위한 고기능의 수딩 세럼. 피부 보호막을 강화해 피부가 한결 편안해진다. 30ml, 12만원.
9 MULE 이알 트리트먼트 오일 합성 방부제, 인공 색소, 동물 유래 오일, 미네랄 오일을 전혀 포함하지 않은 순하고 드라이한 제형의 페이셜 오일. 건조하고 들뜬 피부를 즉각적으로 잠재운다. 30ml, 4만8천원.
10 PHILOSOPHY 터보 부스터 C 파우더 파괴되기 쉬운 비타민 C를 가장 신선하고 안정적인 상태로 담은 99.8% 고순도의 토피칼 비타민 C 파우더. 평소 사용하는 세럼이나 모이스처라이저에 믹스해 사용해 보다 안전한 항산화 케어가 가능하다. 7.1g, 6만5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