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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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이 쨍해지는 계절이 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맥주 한 잔. 맥주는 그냥 마셔도 충분히 좋지만, 궁합이 좋은 음식으로 가득한 이곳에서라면 더더욱 좋다.

1. 치맥
‘치맥’이라 쓰여 있는 간판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게다가 맥주와 함께 즐기면 그 맛이 더욱 살아나는 제대로 된 음식을 모던하게 풀어낸 펍 ‘치맥’이라면 말이다. 하지만 그 이름을 배신하기라도 하듯 치맥의 대표 메뉴는 피시 앤 칩스. 맥주로 튀겨내 더욱 바삭하고 탱글한 홍메기살과 감자를 오렌지 갈릭소스, 레드 와인 비네거 소스 등 직접 개발한 6가지 소스에 곁들여 즐기다 보면, 맥주가 꿀떡꿀떡 넘어가지 않을 수가 없다. 맥주에 한 번 재운 닭을 맥주캔 위에 꽂은 채로 오븐에서 구워, 기름은 쏙 빠진 대신 고소한 풍미를 덧입은 비어 캔 치킨 또한 치맥의 유일한 직영점인 청담점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다. 아무래도 맥주만으론 부족한 누군가를 위해선 주문한 비율대로 직접 제조해주는 소맥까지 준비해두었는데, 곧 점심 영업도 시작할 예정이라고 하니 햇빛이 좋은 어느 날엔 낮술의 유혹에 은근슬쩍 넘어가주는 것도 좋겠다. 학동사거리 안세병원 맞은편.

2. 빌스트리트
미국 남부 스타일의 바비큐를 선보이는 빌스트리트에 갈 땐 ‘맥주 한 잔만 할까?’라는 거짓말은 미리 포기해야 한다. 메뉴판 처음부터 끝까지 오직 맥주와 궁합이 좋은 음식으로만 꾸려놓아, 맥주 딱 한 잔에서 멈추기란 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고깃살이 풍부하게 붙어 있는 스페어립은 살보다 뼈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던 바비큐 립의 아쉬움을 달래줄만큼, 고기 씹는 맛을 충분히 누릴 수 있는 대표 메뉴. 소스를 바르면서 구워 촉촉한 바비큐 립뿐만 아니라, 가루를 뿌리면서 구워 겉은 바삭하고 안은 촉촉한 바비큐 립을 즐길 수 있는 것 또한 빌스트리트만의 미덕이다. 무엇보다 이태원 크래프트웍스에서 직접 제조한 ‘백두산 해페바이젠’과 ‘설악산 오트밀 스타우트’를 비롯한 수제 맥주는 물론, 맥주를 이용한 칵테일까지 준비되어 있으니, 만약 여름을 앞두고 다이어트와 금주를 계획한 맥주 러버들이 있다면 지독한 고민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서교동 ‘버거비’ 2층.

에디터
피처 에디터 / 김슬기
포토그래퍼
엄삼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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