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S/S 컬렉션의 후속작으로 6개월간 방영될 2012 F/W 컬렉션 예고편과 함께 이 블록버스터급 작품에 캐스팅되어 기대를 모으고 있는 등장인물들의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공개한다. 자, 스포일러가 있으니 주의하시길!

1. LOUIS VUITTON
세계를 여행하는 귀족 가문의 딸
1차 세계대전 전후, 거대한 성을 소유하고 있는 귀족 집안인 크롤리 가문의 이야기를 다룬 미드 <다운튼 애비>에 나오는 세 딸들의 실제 모델이랄까? 어마어마한 부를 소유한 루이 비통 가문의 숙녀들이 초특급 럭셔리 세계 여행을 떠난다. 발목 길이의 팬츠 위에 덧입은 호화로운 라인스톤 버튼이 장식된 엠파이어 라인의 루렉스 드레스, 금 은 보화처럼 번쩍이는 비즈가 촘촘히 장식된 코트, 얼굴을 삼켜버릴 듯 거대한 모자로 한껏 멋을 낸 이 여인들은 이번 여행을 위해 90억을 호가하는 전용 기차를 만들었다! 물론 여기엔 수백 명의 하인들과 함께 숙녀들의 호사스러운 모피 가방과 모노그 램 트렁크들을 들어줄 멋진 제복으로 차려 입은 포터들이 동행한다.

2. JIL SANDER
이탈리아 명문가의 안주인
세련된 격조와 우아한 기품이 흐르는 이탈리아 명문가의 안주인이자 난초와 장미를 사랑하는 우아한 밀라네제. 어느 것 하나 부족하지 않은 그녀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바로 가족이다. 매지 스타의 ‘Fade Into You’가 방 안에 울려 퍼지면 사랑하는 남편의 품에서 조심스레 벗어나 아침을 준비하며 새틴 란제리 슬립 위에 연한 살구색의 캐시미어 코트를 걸쳐 입고 앞섶을 조심스레 부여잡은 채 아이들의 등교를 지켜보는 것. 그녀의 아침은 이렇듯 여유롭고 평온하게 시작된다.

3. GILES
화재에서 살아남은 처연한 여인
영국 제임스 1세 시대의 자코비안 양식이 그대로 남아 있는 아름답지만 음울한 고성. 이곳에서는 바깥 세상과 철저하게 차단되어 깊은 어둠 속에서 살아가는 몰락한 가문이 있다. 실크와 새틴, 보석이 박힌 자카드와 벨벳 같은 중세 시대의 직물로 만든 로맨틱한 드레스와 턱시도로 무장한 채 하루 하루를 보낸다. 지난밤, 이 저택 곳곳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매캐한 냄새가 성 가득 퍼지더니 성난 불길이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검게 그을려 주저앉은 집터에는 적막만이 감돌 뿐 그 어떤 생명의 기운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런데 이곳에서 허망하게 앉아 있는 이 처연한 여인만이 홀로 살아 남았다. 그녀에겐 이제 여기저기 그을려 불에 탄 드레스뿐.

4. CHANEL
자수정 행성의 수호 천사
지구와 가까운 곳에서 발견된 샤넬 행성. 이 곳에는 반짝이는 흰색 바닥 위에 솟아 있는 거대한 자수정 덩어리와 투명한 암석 결정, 불투명한 석영들이 신비롭게 반짝이는 광물 숲이 있다. 이 행성에 사는 토착민들도 보석처럼 빛나는 자수정 눈썹을 소유하고 있다. 적철광이나 흑요석처럼 어두운 빛깔의 트위드에 유황이나 청금석, 에메랄드, 자수정의 밝은 색채가 가하는 광채로 프리즘처럼 신비롭게 빛나는 판타코트(둥글고 폭이 넓으며 축 늘어지는 소매에 허리가 꼭 맞는 아주 긴 여성용 외투)를 입고 있는 여인이 바로 이 숲의 수호 천사다.

5. DSQUARED 2
케이튼 고등학교의 프롬 퀸
머리를 한껏 부풀린 부팡 헤어, 모헤어 스웨터와 잘 빠진 펜슬 스커트에 엄마의 옷장에서 몰래 훔친 값비싼 밍크와 화려한 주얼리로 한껏 치장한 후 모조 다이아몬드가 박힌 스틸레토 힐을 신고 암코양이처럼 걷는 도도한 그녀는 케이튼 고등학교의 홈커밍 퀸이다. <가십걸> 혹은 에 등장하는 미국 상류층 고교생의 실사판! 변덕스럽고 예민하고 까칠하지만 전생에 나라를 구한 듯한 미모 덕분에 모든 남학생의 선망의 대상이다. 발 디디는 곧마다 런웨이를 만들어버리고, 뭇 남학생의 시선을 즐길 줄도 안다. 오늘 밤 열릴 프롬 파티 역시 케이튼 고등학교의 최고 훈남이 파트너 신청을 해왔다.

6. THOM BROWNE
패션에 죽고 사는 소녀
‘태어나서 널 만나고 죽을 만큼 사랑하고 파랗게 물들어 시린 내 마음 눈을 감아도 널 느낄 수 없잖아.’ 노래 가사처럼 ‘패션’을 열렬히 사랑해 결국 죽음까지 불사한 소녀. 그녀는 생전에 아꼈던 과장된 실루엣의 쿠튀르급 피스들- 구조적인 페플럼과 버슬 디자인과 밍크 트리밍이 장식된 반짝이는 트위드, 풍성한 튈!- 을 입고 나무 패널로 지어진 방에 놓인 검은 관 안에서 고이 잠들어 있다. 하지만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패션에 대한 그녀의 애틋한 마음이 하늘에 닿아 그녀는 일 년에 두 번 깨어날 수 있는 신비로운 영적 능력을 소유하게 됐다. 그 시기는 바로 패션위크. 경건한 방 안에서 교구 목사의 기도가 시작되고 제프 버클리의 ‘할렐루야’가 흐르면 그녀는 비로소 눈을 뜬다.

7. MARC JACOBS
모자 쓴 기이한 소녀
아티스트 레이첼 파인스타인이 설계한 종이로 만든 기이한 성에 사는 괴짜 소녀. 직접 뜬 니트와 반짝이는 트위드, 모피, 자카드 등 뭐든 몸에 걸치고 더하는 것을 즐기는 그녀가 좋아하는 것은? 뮤지컬 <올리버>에 삽입된 노래 ‘Who Will Buy?’, 180cm가 넘는 키에 요상한 줄무늬 모자를 쓰고 다니는 커다란 고양이의 모험담을 그린 만화 <모자 쓴 고양이(Cat in The Hat)>, 요상하고 희한하게 생긴 큰 모자를 쓰고 노래를 불러 ‘모자 쓴 고양이’라는 별명을 얻은 자미로콰이의 프런트맨 제이 케이, 크리스마스 트리에 거는 반짝이 장식을 목에 두른 커트 코베인의 사진, 화려하고 요란하고 독특한, 레이디 가가급의 패션을 선보이는 스타일리스트 안나 피아지!

8. NO.21
젊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올해 서른. 아버지의 죽음으로 어린 나이에 국왕의 자리에 오른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천 년 동안 영국인들 위에서 군림해온 왕실의 목표는 왕족의 권위와 체통을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남들 앞에서는 절대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며 왕실의 위엄과 기품에 반항하고 도전하는 자는 가만히 두고 보지 못하는 단호한 성격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오간자를 레이어링한 트위드 미니 드레스, 벨벳으로 만든 기퓌르 레이스 원피스에 왕관에 장식하는 카보숑 다이아몬드가 촘촘히 박힌 투박한 장갑을 끼고 웰시코기들이 뛰어노는 정원에서 가드닝에 몰두할 때면 소소하고 평범한 집안일을 즐기는 소박한 여성으로 보인다.

9. STELLA McCARTNEY
체조 여신
2012년 런던올림픽에 출전하는 4800여 명의 여자 엔트리 선수 가운데 외모 톱 10안에 드는 훈녀 체조 선수이자 금메달 유망주. 꿈을 꾸는 듯한 표정으로 우아한 원을 그리거나 미끄러지듯 매트 위를 부드럽게 구르는 환상적인 연기를 선보일 때만큼이나 관중들의 우렁찬 함성 소리를 받는 때는 그녀가 여신의 자태로 경기장 안에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올해 그녀가 야심 차게 준비한 경기 의상은 나풀거리는 페플럼 헴라인과 선명한 이브 클라인 블루 색상이 돋보이는 트위드 소재의 드레스다.

10. BALENCIAGA
발렌시아가 주식회사의 신입 사원
발렌시아가 주식회사의 패기 넘치는 신입 사원. 딱 부러지는 말투, 불도저 같은 추진력, 끈질긴 노력과 열정으로 당당히 공채에 합격했다. 골드 라메 갑옷을 두른 듯한 시폰 드레스, 양각의 레오퍼드 패턴이 돋보이는 보머 재킷, 메탈릭한 실크 오버올즈 같은 개성적이고 혁신적인 오피스 룩으로 차려입은 근사한 여성들이 일하고 있는 발렌시아가 회사에 취직하는 것이 오랜 꿈이었던 그녀는 일생일대의 기회를 잡은 셈. 드디어 오늘 그녀는 ‘이상한 여행에 함께하세요’라는 문구를 새긴 스웨트 셔츠에 기타 스트랩 장식의 숄더백을 메고 저지와 악어가죽이 섞인 보라색 비즈니스 부츠를 신은 채 보그르넬 상업 지구에 위치한 최신식 건물 27층 사무실로 출근한다.